귀신을 아직 실제로 본 적도 없고 만약 보게 된다면 다 무서울 것 같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무서운 귀신은 강시.
아주 어렸을 때, 그러니까 내가 유치원 다닐 때 강시영화를 종종 보곤 했음 무슨 경로로 보게 된 건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친구들 집에 그런 비디오가 있어서 그런 듯
정말 무서웠음. 죽은 사람이 이성을 잃고 콩 콩(그 콩 아님) 쫒아오는 모습이 진짜 너무 무서웠음. 강시에 대한 기억은 거의 그냥 그렇게 사람을 쫓아다니던 그 모습밖에 안 남아있지만 실은 어떤 한 장면이 도저히 잊혀지질 않음.
한 할아버지가 강시에게 쫓겨다니고 있다가 집을 발견하게 돼서 그 안으로 들어갔는데 장롱이 하나 있었음. 그 장롱은 사람이 들어갈 만한 크기였는데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런 식으로 길게 홈이 나 있었음. 그러니까 안에서도 밖이 보이고 밖에서도 잘 보면 안이 보이는 그런 형태. 구린 설명이지만 뭔지 아실 듯. 아무튼 할아버지는 급한대로 그 장롱에 숨었음.
머지 않아 강시가 집까지 쫓아온거임. 할아버지는 겁나 쫄았음.
그런데 강시라는 놈의 특이한 성질이 있는데, 시체라 고통을 못 느낌 이건 너무 당연하고, 사람을 숨 쉬는 걸로 알 수가 있음. 사람을 인지하는 게 눈으로 보고 아는 게 아니라 숨 쉬는 인간의 모습을 감지하는 것.
할아버지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강시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숨을 참음. 그래서 강시는 할아버지는 쉽게 못 찾고 집 안에서 계속 서성거림. 그러다가 강시가 장롱 앞까지 온 거임. 그래서 장롱 속을 막 들여다 봄.(보이지 않겠지만) 할아버지는 진짜 너무 무섭지만 자기를 보는 강시가 보이니까 너무 무섭지만 숨을 참으면 안 들키니까 진짜 억지로 계속 숨 참음. 그렇게 필사적으로 숨을 참고 있으니 강시가 등을 돌려 가는 게 보였음. 강시가 점점 멀어짐. 점점 멀어짐. 점점. 그래서 할아버지는 너무 숨도 차고 순간 방심하여 잠깐 숨을 쉬어 버렸음.
그러자 바로 강시가 옴니;ㄹ야ㅗㅁ오ㅑ야냐야 할아버지한텡 ㅗㅑㅐ몽ㅇㄹ야ㅓㅇㄴ아ㅣㅏㅣ 으아아ㅏㅏ앙ㄱ악앙가알랑ㅇ알ㅇㅁㄴ링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글로 쓰니까 안 무서운데 상상하면 무서울 수도 아무튼 이 장면을 5-6살 때 봤다고 생각하면 진짜 얼마나 무서움!
이 기억 때문에 난 강시가 가장 무서운데 최근엔 또 좀비가 무섭고 (귀신 이런 것보다 되살아난 시체 이런 게 훨 무서움) 또 사회면 기사 보면 사람이 제일 무섭기도 하고...
아무튼 여러분들은 어떤 귀신이 가장 무서우시죠? 무지 궁금해요. 링의 사다코가 무서운 시절은 이제 지난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