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당신은 나에게 삶을 강요해왔습니다.
산다는 것, 그건 내게 고통이었고, 잦은 눈물이며, 제일 큰 짐이었습니다.
그래도 당신이 쉬지 않고 뛰기 때문에
나는 마음껏 쓰러지지 못하고, 계속 얻어맞아야 했습니다.
내 왼쪽 가슴에서, 나를 놓아주지 않는 심장.
그대는 이젠
나더러
그만 두자 합니다.
그런데 선뜻, 알았다는 말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나의 삶은 그 누구에게도 유익하지 않았고,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결말을 들여다보니 비참하게 짓밟힌 한 송이 꽃에 불과합니다. 그것은 연민을 낳을 수 있겠지만, 그것도 잠시, 바쁜 발걸음은 자신의 길을 갈 것입니다. 작은 의미조차 가지지 못할 내 죽음이 두려웠습니다.
당신이 강요한 삶에서, 나는 무엇 하나 이루지 못함을 보았습니다.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칩니다.
엄습하는 고통에 피가 역류하고, 서러운 마음에 눈물이 맺힙니다.
당신은 늘, 나를 괴롭히는군요.
보다 의미 있는 죽음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미안하지만, 조금만 더 뛰어주시겠습니까?
-<미안한 편지 中> 선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