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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梁山女高 학우여러분께 드리는 안부
안녕들 하십니까?
뜬금없이 학우여러분에게 안부를 묻는 저희는 조용히 학교를 다니는 평범하고 발랄한 여고생입니다.
저희는 이 대자보를 빌어 여러분에게 묻고자하는 것이 있습니다. 大양산여고 학우여러분,
여러분들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
저희는 부끄럽게도 안녕했습니다. 정계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식에도 묵묵히 공부만 하면 해결이 될 것이라며, 학생의 본분은 공부가 아니냐며 자기위안을 했고 우리는 침묵했습니다.
부정선거가 인터넷을 타고 오르며 화제가 되었을 때도 우리는 함묵했습니다. 그저 SNS에서 관련 글을 보면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로 선각자인 척 분개하는 척 했습니다. 그럼에도 저희는 ‘나는 동참했다.’ 라며 합리화 했습니다.
철도민영화가 이슈가 될 때도 우리는 암묵했습니다. ‘기차 안타면 그만이지.’ 라며 외면했습니다. 과거 전태일이라는 청년이 스스로 몸에 불을 놓아 얻어냈던 노동법에서, 파업권이 없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코레일에서 열심히 일하던 우리의 아버지, 우리의 삼촌, 또 누군가에게는 하나 밖에 없는 금쪽같은 아들 4,213명이 철도 민영화에 반대하며 파업을 손에 들었습니다. 그들은 정부와 자본에 저항한 파업을 했음에 불법으로 판단되어서 직위 해제를 당했습니다. 그럼에도 저희는 불언했습니다. 저희 아버지도 아니었고 저희 할머니의 자식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안녕하신가요? 우리가 살고 있는 경남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5월 29일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발표하면서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고, 그 예산으로 서민무상의료 실현을 위해 1종 의료수급자에 대해 본인부담금 전액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불과 7개월이 지난 지금, 그는 이 약속을 파기했습니다. 보건복지부와 협의가 되지 않았답니다.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충격이군요.
사회시간에, 법과 정치 시간에 각막이 마르고 홍채가 닳도록 읽었던 ‘대통령의 탄핵 소추권을 가진 국회’ 의 국회의원이 사퇴하라 말 한마디 한 죄로 제명이 운운되는 지금, 저희는 과연 민주주의라는 꽃이 핀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 맞을까요?
네, 저희는 지금 학업에 매진하여 입시에 몰두해야 함이 틀림없습니다. 현 정부에서 고등학교의 목적은 단 하나, ‘입시성공’ 이기 때문입니다. 그에 저희는 굴복하며 미친 듯이 국.영.수를 파왔습니다. 하지만 “광주 학생 항일 운동” 과 “6.10 만세 운동”에서 독립을 외치고, “4.19 혁명”과 “한일 회담 반대 운동”, “유신체제 반대 운동”에서 민주주의를 부르짖었던 저희 선배들은 그저 우매하게도 공부를 손에서 놓고 어른이 알아서 할 일에 쓸데없이 분개한 본업을 상실한 학생들이였습니까? 저희는 안암 에서부터 들려오던 계몽의 목소리에 깨어났습니다. 대학생 선배님들의 깨어나라는 외침에 먹고살기 바빠서, 남의 일이니까 감았던 눈을 이제야 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알게되었습니다. 우리는 안녕 하지 않다고, 안녕 해서는 안 된다고.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여러분,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는 월요일에 쓰기로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