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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선일씨 참수사건을 팬픽으로 한 동방신기팬글
게시물ID : humorbest_463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수동절
추천 : 22
조회수 : 3512회
댓글수 : 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6/28 14:57:47
원본글 작성시간 : 2004/06/26 17:16:24
동방신기라고 해봤자 이름만 알고 노래 뭔줄도 모르는 놈입니다.
이런걸로 글올리게 될줄 몰랐는데.
근데 제 동생이(팬픽좋아해서 즐겨찾기가 죄다 그런건데) 느닷없이
육두문자 욕 해대면서 알려주더군요. -_-++++
혹시 뒷북이면 죄송하구요.
분노가 치밀어서 올려봅니다.


투유/단편] 이라크에서, 박유천 입니다. 2004/06/23 






"복학 안할꺼야? 
형 제대한지가 언젠데 - " 


재촉하고 다그치기를 수 차례, 
마지막 남은, 필터까지 타들어가는 담배를 
한번 길게 삼키고는 스물 스물 나오는 연기 만큼이나 
기운 없는 목소리로 "아버지가 편찮으셔. " 


"또? 어디가?" 

"뭐, 그냥.... 
그래서, 등록금이 다 약값으로 들어갔다네... " 


말꼬리를 흐리는 형의 얼굴을 쫙 - 늘렸다 
찡그리는 얼굴도 그저 잘생긴 정윤호! 내 남자 ... 


"왜 그렇게 축쳐져? 
이봐, 정윤호씨, 잊고 있었나본데, 
당신은 아주 잘난 마누라를 뒀다고!!! " 

"아파_ 기집애 같이 손이 왜 이렇게 매워! 
아니까 이것 좀 놓고 말해!!" 


기운 없는 형을 더 놀리는건, 밤이 무서우니까......... 
항복하고, 손을 놓았더니 볼이 빨갛게 됐다 


"내가 애냐? 
뭐야 이게!" 

"흐흠_ 뭐 놔줬으면 됐지이이이 - 
어쨋튼! 정윤호씨, 그렇게 축축 쳐져 있지 말라고오! 
마누라가 서방님 뒷바라지 하지뭐_" 


팔에 매달리며, 애교를 피우는 날 굳어진 얼굴로 밀어낸다. 
왜 그래? 라는 눈으로 바라봤더니. "뭐가 그래." 


"뭐가 그렇긴? 
서방님의 잘난 마누라, 박유천이가 
우리 서방님 등록금 낸다는거지. 
나, 저번달에 특종상 받아서 상금 받은것도 있고. 
이번달은 보너스 달이고......... 적금도 있고! " 

"적금을 왜 깨! 
그리고, 너 특종상 받은거 제대로 축하 선물도 못했는데 
내가 그 돈을 어떻게 쓰냐! 
복학 미루면 되. " 

"아잉 ~ 
마누라가 서방님 뒷바라지 하는건 당연한거지이잉!! 
우리 둘이 같이 살 집때문에 드는 적금인데, 뭐어때. 
서방님이 복학하고 취업 빵빵한데 해서 나중에 
유천이 공주님 처럼 살게 해주면 되지!!! " 















이라크에서, 박유천 입니다. 












"공주님 처럼 살게 해준다 그래놓고!! 
정윤호_ 거짓말 쟁이!!!!!!! " 


취재고 뭐고, 이렇게 방구석에 틀여밖혀 울고 있는건 
정윤호 때문이다. 
꺼져버린 휴대폰이 이상하고, 몇일째 연락도 없는 형이 
이상해서, 찾아간 하숙집은 텅 비어 있고_ 
찾아간 학교에서 들은 소식이라건 등록금은 커녕 
복학 신청도 하지 않았다는것, 


"도대체 어디간 거야!!!!" 


울어도, 울어도... 나는 울어도 
휴대폰은 울리지 않았다. 
[서방님♡] 이라는 문구와 함께 하루 종일 
울려되던 휴대폰은 울리지 않았다. 

통장에 고스란히 입금되어있는 돈, 
분명, 내가 "꼭 등록금 내야되!!" 라고 당부 당부 하며 
주었던 그 돈. 



어디 간거야. 
이렇게 감쪽같이 나만 놔두고 어디로 간거야!!! 
지금, 니가 나 버린거니? 
나 버리고 도망간거니..............................? 


"정윤호!!!!!!!!!!!!!!!!!!!!!!!!!" 


























일에 파묻혔다. 
취재를 하러 바쁘게 다녔다., 같이 다니는 카메란 맨이 
쉬엄 쉬엄 하자고 해도 난 일이 필요했다. 
정윤호를 생각나지 않게 해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정말 정윤호는 흔적도 없이 날 떠났다. 
재중이 형에게 울며 불며 매달리며 소식을 가르쳐 달라 
애원해봐도, 모른다는 말 뿐........ 

몇번을 더 매달렸더니, 날 쳐다도 보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시선은 편집 중인 인터뷰에 두고서 나온 말은 
"좋은 사람 만나라 더라." 





그래. 그래. 정윤호_ 
넌 가난한 고학생이고, 나는 지금 앞길이 창창한 기자야. 
그래! 그래! 고마워, 아주 고마워!! 
니가 먼저 날 버려줘서 정말 눈물나게 고마워!! 





그래서, 난 일이 필요하다. 
정윤호를 잊고 매달릴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문화부 기자인 이라크와 미국의 전쟁이 
무언인지 생각하고, 분노하고 눈물 나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말, 꿈에도 
























"와_ 진짜 큰일인데요. 
이라크에서 또 한국인이 피납됐는데 
파병을 철회 안하면 참수 하겠다고 난리래요." 

"또? 젠장_ 
그 자식들은, 도와주겠다는데 왜그런데." 


또 한번의 한국인 납치. 
부동의 정부. 그래도 저번에 피납됐던 한국인들이 
무사귀한 한것을 생각하며, 같은 조국인이 무사하길 바라는 
마음은 같은것, 


"지금 그쪽 부서 한창 바빠서, 이것 좀 편집 해달래요. 
알자지라에서 보내진 테잎인데, 그 피납된 사람이 담긴건데 
지금 CNN이나 여러 군데서 오는 자료가 너무 많아서 
그래도 널널한 문화부에 부탁하는 거라고. " 




테잎을 넘겨 받는 손에 경련이 난다. 
왜 일까..? 
뭔가가 불안하다. 






"우리도 이제 바빠지겠어요. 
촛불시위다, 뭐다 하면서 파병반대하면 
문화부도 여기 저기 쫒아다녀야 되잖아요. " 


새내기인 창민이 녀석의 푸념섞인 말을 들으며, "그러게" 


"편집은 선배가 해요, 
나야 초짜라 망치면 큰일 이잖아요_" 



테입이 편집기에 들어가고, 초췌한 얼굴의 사내가 화면에 찼다. 
모든 신경이 마비가 된듯 사시나무 떨듯 몸이 떨렸다. 


"선배 선배 !! 왜 그래요!!" 


날 흔드는 창민이 목소리가 아득했다. 


"창민아.............. 
나 안경해야 되나봐. 막 헛게 보여. 
이상해. " 

"아는 사람이에요? 
이름이, 정... ... 뭐라던데. 
아. 정윤호 - 정윤호씨라고 했어요." 


그대로 털썩 주저 앉았다. 
그저 비슷한 사람이길 바랬는데, 왜........... 
형, 왜 거기 있는데............. 







편집실 문이 발칵 열리고, 다급한 재중형이 들어와 내앞에 섰다. 
편집기에는 윤호형이 있고 윤호형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 나는 살고 싶습니다. 살고 싶습니다... 
제발, 파병을 철회해 주십시요. 
한국군은 이 곳에서 떠나 주십시요!] 



"유천아... 괜찮아? 
유천아!! " 




[ 나는 살아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내 목숨도 중요합니다. 나는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내 앞에서 날 흔드는 재중형 사이 사이로 절규하는 형이 있다. 
간절한 목소리가 있다. 





[ 만나야 할 사람이 있습니다. 해줄말도 있습니다. 
유천아. 보고싶다. 미안해.. 내가 만약 살아서 돌아간다면, 
돌아와 줄래? 돌아와줘. 나는 살고 싶습니다. 
파병을 철회 해 주십시요!! 사랑해_ 나는 살아야 합니다 ] 





간절한 절규, 무너지는 외침, 형의 눈물. 
아득해지는 정신을 놓쳤다. 












** 












어질거리는 눈을 들어올렸을때 하얀 천장과, 재중형이 있었다. 
걱정스레 날 내려보는 창민이도 있었다. 


"미안해., 윤호가 비밀로 해달라고 했었어." 

"....................." 

이렇게 될줄은 몰랐다.... 취직되서 간거야. 
통역관으로,, 돈 좀 모으면, 등록금이랑 생활비 좀 벌면, 온다고., 
지금 자기가 박유천한테 모자라니까 좀 성공해서 온다고...." 

".................." 

"미친자식, 진짜 너 보고 싶어하고, 니 안부 묻는 메일만 가득했다. 
너 우는거 그 먼 이라크에서 가슴 아파 못견뎌 했어... 미안해. " 


정지된 회로로는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다. 
무작정 손목에 꽂혀진 링겔을 뽑았다. 
놀란 눈으로 날 바라보는 재중형에게 최대한 담담하게 말을 했다. 


"이라크로 갈꺼에요. " 












*** 







"괜찮겠어?"라고 물어오는 재중형에게 억지스레 웃어보였다. 
창민이의 눈빛은 걱정스럽기 그지 없어 또 웃어보였다. 
문화부 기자인 내가 이라크 취재를 따낼 턱이 없는데, 
영상에서 나온 내 이름은 모든 언론의 관심을 물론이고 
게이라고 온천하에 알려진 나를 짜르기는 커녕. 
방송국 국장까지 엄청난 재정지원에 배웅까지. 







언론의 보도자료는 엄청 났다. 
어느새 퍼진 윤호형의 집안 사정, 






[ 학비를 위해 떠난 타행길, 성공해서 돌아오겠다! 
그러나, 피납... 파병은 어떻게 될것인가? ] 

[ 안타까운 동성간의 사랑 - 눈물겨운 고백, 
정부는 파병 재차 확인 ] 

[ 정부, 파병하겠다. DBS 박유천 기자, 실신 ] 







당신들에겐 특종일 뿐이지만, 나에겐 내 전부가 달렸어. 
내 사랑의 목숨이 달렸어. 
내 사랑의 눈물이 달렸어.......................................... 



윤호형의 절규와, 애원섞인 목소리가 눈물이 
어지럽게 맴돌았다. 어지러웠다. 




살아야되.. 살아야되........ 
무슨일이 있어도 반드시 살아야되....... 
내가 지금 형한테 가니까, 형은 살아 있어야되. 







기도하고. 기도하고. 기도했다_ 



신이여, 제 이야기만 들으세요. 
지금은 제 소원만 들어주세요,........ 부디 살려주세요. 










**** 







화면에 눈이 가려진채 오렌지색 옷을 입고, 
5명의 복면을 한 무장세력 앞에서 무릎을 꿇고 흐느끼며 
힘겹게 숨을 쉬는 형이 있었다. 

그래도 믿었다. 그래도 살수 있을꺼라고.. 무사할꺼라고 빌었다. 


"니들이 뭐라고, 형을 무릎꿇게 만들어!! 
형이 무슨 잘못을 했다고!! 그렇게 만들어!!!!!!!! 
왜 울어!!!!!!!!!! 왜 왜!!!!!!!!!!! 왜 포기한듯이 울고 있어!!!!!!!! 
형은 살꺼잖아!!!!!!!!!! 근데 !!!!!!!!! 
아악!!!!! 정윤호!! 정윤호 !!!!!!!!!!!!!!!!!! 
니들이 뭔데!!!!!!!!!!!!!! 형을 저렇게 만들어놔!!!!!!!!!" 




그래도... 
살아만 온다면야.. 내가 무릎꿇고 감사하겠다고... 
그렇게 기도했다... 

















바그다드에서 팔루자 방향 35㎞지역에서 동양인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는 미군의 연락, 
아니길 빌면서.. 아니길 빌면서 팔루자로 향하는 차안에서 
신을 찾았다. 
신이 있다면, 형을 살려주세요................ 













"아악!!!!!!!!!!!!!!!!! 
말도 안되!!!!!!!!!!!!!!!!!! 말도 안되!!!!!!!!!!!!!!!!!!!!! " 



가슴이 갈기 갈기 찢겨져 나가는 고통이다. 
눈물은 쉴세 없이 흐른다. 

실처럼 가늘던 희망도 무너져 내렸다. 


출입을 금하는 저 편에 있는 처참한 저 모습은... 
내 사랑.. 
내 사랑에 감겨져 있는 폭탄물. 


"말도 안되.... 
말도 안되............. 재중형? 아니지? 
저거 윤호형 아니지? " 


재중형을 흔들었다. 슬픈 눈으로, 이제 어떻하냐는 눈으로 
날 쳐다봤다. "유천아............ " 

"왜 말못해!! 왜 아니라고 말안해줘!! 
아니잖아!! 윤호형 아니잖아!!!!!!!!!!!! " 

"유천선배.. " 

"창민아! 말 좀 해줘! 
윤호형 아니라고 말 좀 해달란 말이야!!!!!!!!! " 



내가 오열하는데, 
나는 죽어가는데 플래쉬는 터지고, 
주위에는 온통 빨간 불이 들어온 카메라들 뿐이다. 




뛰었다. 출입을 금하는 그 곳으로 뛰었다. 


"형이 저기 있단 말이에요!! 
내가 가야된단 말이야 - 
형!!!!!!!!! 윤호형!!!!!!! 나 왔어!!!!!!! 
유천이 왔단 말이야!!!!!!!!! " 


날 막아서는 사람들에게서 벗어나려 발버둥 쳤다. 
형이 저기 있는데, 날 기다리는데 날 막아서는 사람들이 많아... 

손을 뻣으면 형이 저기 있는데........ 






뭐라고 소리치자 사람들이 날 놓아주고 흩어졌다. 




날 기다리는 그 사람이 있다. 
날 기다리는 내 사랑이 있다. 


"바보야, 내가 언제 이런거 해랬어? 
공주님 같이 사는거 필요 없어.. 
나 형만 있으면 되는데.,.......... 형만 있으면 되는데.. " 


내 눈물이 형의 얼굴에 떨어져도, 
형은 내 눈물을 닦아주지 않는다. 
이번엔, 내가 형을 안았다. 몸이 차갑다... 


"나 울지말라고 안해줘? 왜 이렇게 말라있어? 
왜 이렇게 누워있어. 왜 이렇게 차가워? 
돌아 오라며! 돌아 오라며!!!!!!!!! 
이렇게 왔는데!!!!!!! 이렇게 왔는데!!!! 형은 왜 눈을 안떠!! 
유천이 왔잖아!! 형.. 유천이 왔는데,... 
서방님_ 마누라 왔어요,,, 눈 좀 떠서 봐줘요... 
이제 투정도 안할테니까... 나 좀 봐,,,,,,,, 형 나 좀 봐바... " 



여전히 플래쉬는 터지고 있었다. 
수 많은 마이크가 날 향하고 있었다. 


당신들에겐 가십거리 밖에 안되? 
그렇게 밖에 안되??? 




"돌아왔어....... 형.. 
아니, 계속 기다렸단 말이야...... 
사랑해... " 



눈물을 닦았다. 
닦아도 닦아도 멈추지 않았다. 
이제 그만 일어나라는 미군들을 밀쳐내며, 날 일으키는 창민 
그리고 항의하는 재중형 

창민의 손을 거절하며 마이크를 뺐어 들었다. 
그리고, 좀 더 세게 형을 안았다. 



"이번 사건은, 파병원칙을 고수, 무력세력의 화를 부추기며, 
정부의 안이한 대응과, 정부의 낙후되고 초보적인 외교력과 
국제정보의 부재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 사건입니다. 
이라크 국민이 원하지도 않는 파병은 무의미하며, 
이번 희생은 정부가 파병을 강행하면서 예견된 일이 였습니다 
국민의 생명보다 더 중요한 국익은 없으며, 
국민 하나 못지키는 무고한 국민의 희생을 담보로 얻는 국익은 
무의미 합니다. 이 같은 일을 초래한 현 정부의 이라크 파병에 
강력히 항의하며 더 이상 무고한 희생은 없어야 겠습니다. 
이상, 전쟁에 얼룩져 버린 희생이 있는 현장 이라크에서 
조국에 버림받은 영혼과, 사랑을 잃어버린 박유천 입니다. " 




이렇게 올리게 되서 죄송합니다. 나 혼자만 아는건 아닌가 싶어서 기가 막혀서 찾아왔습니다.
어떻게 저걸 소재로 삼을 수가 있지? 빌어먹을........
故김선일씨..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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