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오늘의 유머 / 뒤죽박죽
오늘 친구랑 같이 추위에 벌벌 떨며 대자보를 쓰고 붙이고 왔는데
붙인지 3시간만에 붙인곳 중에 한곳은 떼졌다고 하네요.
흔적도 없이...훼손된 것이 아닌 사라짐.........................
제2학생회관 앞과 붕어방정류소 앞에 붙였고, 붕어방 정류소에 있는 것을 떼어갔다고 해요...ㅠㅠ
힘빠지네요.....ㅠㅠ그래도 우리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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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기대 학우 여러분 안녕들하십니까?
함박눈에 캠퍼스가 흰 눈으로 소복히 쌓여가는 겨울입니다. 다들 안녕하십니까?
저는 안녕했습니다. 매주 주어지는 과제와 실랑이하느라 안녕했습니다. 매일 고된 아르바이트에 지쳐 돌아오며 안녕했습니다. 이력서를 적어내며 세상에 귀를 막고 안녕했습니다. 내 취직에 걸림돌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눈을 감고 안녕했습니다. 부정 선거 글을 보며 '우리나라가 이렇지 뭐'라며 한숨만 지으며 저는 안녕하였습니다.
철도 민영화에 반대하는 철도 노조의 파업으로 요 며칠새 칠천명이 넘는 우리의 부모님들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그 어떤 이유도 아닌 그저 철도 민영화를 반대한다는 이유 하나로 수천명의 노동자들이 직위 해제를 당했습니다. 학우 여러분은 안녕하십니까?
불과 1년전 절.대. 민영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민주당의 치졸한 수법이라던 새누리당의 공약. 지금 집권 일년도 되지 않아 공약이 거꾸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학우 여러분은 안녕하십니까?
저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안녕할 것입니다. 취직을 위해 영어 공부를 하고, 인턴을 알아 보고, 이력서를 첨삭 받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더라도 저는 안녕할것입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안녕할것입니다. 오른 차비에 오른 밥값에 저는 울먹이며 안녕한척 할것입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고해서 직위해제를 당하는 대한민국에 내 후세대들을 내보내는 것이 두렵고 또 무섭습니다. 회색 빛만 가득한 나라에, 초록 빛이라는 희망을 찾아보기 힘든 곳에서 삶을 시작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저의 생각에 공감을 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그것은 분명 재고해봐야 할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이 많이 아프지만 저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저뿐만은 아니라 느끼니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혹자는 이렇게 해서 변하는 것이 무엇이냐며 조롱하겠지만, 제 대자보를 보고 단 한사람이라도 인식이 바뀌었다면 저는 그것으로 좋습니다.
곧 아파도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고, 고향집에 내려가고 싶어도 내려갈 차비가 비싸 갈 엄두를 못낼지도 모릅니다.
나는 안녕한척했지만
오늘부터 안녕하지 못하다고 외칩니다.
서울과기대 학우 여러분 안녕들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