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회색 등
고등어의 등처럼 검푸른 등
나란히 나란히 서서 버스를 기다린다
나역시도 검은색 등을 곧게 펴며 그들사이로 스며든다
한 때 회색 등 검푸른 등 검은색 등이 아닌
흰색 등을 꿈꿨건만
지금은 그 흰색
맑디 맑던, 이질적이게 맑았던 흰색
깡그리 나에게 너에게 우리에게
잡아먹히다
지금은 잃어버린 그러나 기억하는
나의 흰색 등
현실의 풍파에 타협해버린
나의 흰색 그 새하얀 등
지금은 잃어버린 그러나 아직은 기억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