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된 색연필을 버리다가
어릴 때 생각이 나서
제일 짧은 하늘색만 남겨뒀다
아마도 그 때 나는 하늘색이 좋았나보다.
모양은 잡지 못했지만
느낌은 그릴 수 있었기에
하늘만은 그 때가 더 잘 그릴 수 있었나보다.
색이 어두워졌다.
지금의 내 색은
직접 사온 내 옷마냥
어두운 것 같다.
내려간다.
어릴 땐 하늘로 가더니
지금은 왜 땅으로 발목잡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