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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김규열 선장, 누가 죽였나
게시물ID : sisa_4640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볼리베어ψ
추천 : 10
조회수 : 492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3/12/16 10:22:57

김규열 선장의 자유는 2700만원이었다. 2009년 12월 17일, 마약 밀매 건으로 필리핀 마약단속청이 그를 잡았을 때 그를 풀어주는 대가로 부른 액수다.


2700만원이 있었다면 경찰에게 그렇게 맞지 않아도 되었고, 수년간 교도소에 있지 않아도 되었고, 영양실조가 되지 않아도 되었다. 이가 빠지지 않아도 되었고, 한쪽 귀에서 고름이 나오지 않아도 되었고, 자살시도를 하지 않아도 되었다. 4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쓰지 않아도 되었고 , 뇌출혈로 쓰러지지 않아도 되었고, 반신불수의 몸이 된 채 누구하나 봐주는 사람없이 이국의 교도소에서 홀로 죽지 않아도 되었다.


2700만원이 없었기에 국가가 필요했다. 죽는 순간까지 무죄라고 주장했기에 국가라는 것이 필요했다. 언론에서 취재한 내용을 근거로, 필리핀 8선 의원까지 이 재판이 옳지 않다고 녹화된 화면을 가지고, 필리핀 대사관에서, 외교통상부에서, 단 한번만 필리핀 사법당국에 공식적으로 밀어붙여 주었다면, 수많은 격무와 모자란 인원에도 불구하고, 요식행위가 아니라 단 한번만 공식적으로 강하게 밀어 붙여 주었다면 풀려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이에 분노한 언론인 누군가가 다시 한번 김규열 선장의 죽음을 떠올리게 해준다면 외교통상부와 필리핀 대사관은 또다시 비난 받을 것이다. 대사관도 각오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알고 있을 것이다. 시끄러운 한 순간만 넘기면 지금처럼 계속 일해도 아무 문제 없다는 것을.


공중파에서 좀 더 시끄럽게 만들어준다면 아랫 사람 중 한 명 정도는 징계를 받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또다른 김규열 선장이 나올 것이다.


딴지일보 해킹으로 지난 기사 대부분이 날아갔고 몇 년이 지나면 이 고집센 뱃사람을 기억해 줄 사람이 없기에, 지난 3년간 김규열 선장에게 희망고문을 반복한 멍청이 중 한 명이 여기에 기록을 남긴다. 



출처:
http://www.ddanzi.com/ddanziNews/1789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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