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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의 복을 비는 부모vs 저주하는 부모
게시물ID : wedlock_46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기정말이가
추천 : 41
조회수 : 1649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6/09/17 00: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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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지 22년째인데
시엄니에게 정떨어지는 일이 두번인데 
이번 추석이 두번째입니다.

물론 제가 당사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화가 납니다.

저희 남편은 1남3녀의 장남에 외아들이고 여동생만 셋입니다.
남편의 바로 아래 여동생은 남편이 초등교사라 적당히 살고 있지만 시누가 병약해서 항상 아픕니다.
둘째동생네는 결혼후 보습학원을 쭉 운영해오다 결국 세탁소로 업종 변환했습니다.
학원운영시에는 멀리 사는 저희대신  매주 시댁에 들러서 반찬이랑 간식 등 집안일을 봐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세탁소로 바꾼뒤로는 주말에 전단지나 옷배달등 일이 바쁘다보니 시댁에 소흘히 하게 되었고 본인들이 열심히  살지만 삶은  더 힘들고 고달파 시댁에 전화도 제대로 못했답니다.
그러다 3주만에 전화를 했는데
저희 시어머니
'너네 엄마 죽었는가 확인할려고 전화했냐?'
고 하셨다는군요.
시누는 한참을 말을 못하고 울먹이다
엄마에게 
미안하다
바쁘고 힘들었다
라고 했으나
시누의 친정어머니 인 저의 시어머니는
몰아붙이셨다고 합니다.

그 얘기를 명절을 맞이하러 온 저와 저의 남편에게 하는데
도저히 얼굴을 쳐다볼 수가 없더군요.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저의 막내시누는 결혼해서
아이를 둘 낳았는데
둘다 언어장애가 있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매일 언어치료와 기타 치료를 위해
바쁜 딸이
8월 어느날  서울에서 부산까지 밤새 차를 몰고 왔더랍니다.
얼마나 정신이 없었는지
아이들 여벌 옷도 없이
자는 아이들을 차에 태워
새벽에 집에 도착했더랍니다.
그리고 그날 낮을 그녀의 친정인 저의 시댁에서 지내고 밤에 다시 서울로 향하는 그녀에게
또 마음아픈 소리를 내벹었더군요.
돈이 넘쳐나서 길에다 돈뿌리고 다니냐?
정신은 어디다두고 애들 옷도 안챙기고  다니냐
등등

언듯보면
좀 더 머물러가라는 얘기로 들리겠지만
저의 시어머니가 그런 배려가 있는 분은 아닙니다.

그래서 제가 이야기를 다 듣고 얘기했습니다.

어머니.
막내가 그 밤에 애들 옷도 못챙기고 정신없이 왔을때는
걔가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이 안드시던가요?
아픈 애들때문에 힘들고 속상하고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다
엄마가 보고싶어 아무생각없이 밤새 차를 몰고왔을 그 마음이 어떨지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지 
어머니는 막내 마음이 안보이던가요?

어머니,
자식에게 상처주지 마세요.
힘든 세상에 살려고 발버둥치는 자식들
어머니가 품어주고 위로해줘야지
어머니가 저주하고 악담하면
어머니 자식들은
기댈곳이 어디있습니까?


그러고 뒷날 차례를 지내고 저희가 친정으로 가는데
생전 안나오시던 찻길까지 나오셔서 눈물을 글썽이며
저희 가족을 배웅하십니다.

안스럽고 연약하다는 생각대신
 아들네이기 때문인가
아니면
아들이 그나마 딸들보다 잘 살아서인가?  

만약 우리가 못살았어도 우리에게 저렇게 저자세로 나올 수 있었을까?

제가 삐뚫어져 보이시나요?

저희는 명절음식을 제가 다 해서 시댁에 갑니다
시어머니는 그야말로 밥만 하지요.
명절전날 장거리를 달려 시댁에 도착하면
반찬이 항상 김치찌게뿐이였습니다.
그러다 제가 작년쯤
한번 얘기를 꺼냈지요.
그래도 손주들이랑 아들이 오는데
찬이 너무 소흘하신거 아니냐?
했더니
그 다음 명절에 수육을 해두셨더군요.
이번이 세번째인데 세번다 수육.

그런데
밥을 준비하면서 남편에게
김치가 맛이 없다
고 하시길래
남편이
그럼 아까 전화했을때 김치를 사오라고 하지그랬냐?
했더니
남편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시며 험한 분위기를 만드시더군요.
저랑 저의 남편이하 아이들은 그야말로
이게  뭔일이랴?

순간 눈치를 챘지요.
그래서 식사를 하며
말했습니다.

다음부터는 저희가 먹을꺼 저희가 준비해 올테니
어머니는 아무것도 하시지 마라

그렇게 상황이 종료되었습니다.

대충 짐작이 오시지요?

저의 친정어머니는 제가 20대때부터 제가 힘들때마다 제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너는 40대때부터 편하게 살꺼다.
크게 부자는 아니여도
맘은 편하게 살꺼다
그러니
지금 힘든거는 금방 지나간다.

그래서인지
저도 항상 마음속에 그 말을 새기고
있습니다.
비록 부자는 아니지만
마음은 그닥 힘들지 않고
크게 욕심도 없는것같습니다.

이번 명절에도 친정어머니가 또 말씀해주시더군요.
너가 태어나고 우리집 형편이 나아져서
돌아가신 아버지가 항상 너는 복덩이라고 했다.
그래서 제가 대답했습니다.

맞아요.
저는 복이 참 많아요.
부모도 잘 만났고
남편도 잘  만났고
자식들도 다 좋은 아이들이예요.

엄마. 고맙습니다.
여보 고마워
애들아 . 고마워

그러니
아이들도
기뻐하고 남편도 기뻐합니다.

저의 시어머니나 시아버지께서도
힘든 자식들을  위해 복을 빌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너희가 지금은 힘들지만
열심히 살고 있으니 잘 될꺼다.
엄마 아빠가 너희를 위해 항상 기도한다.
너희가 건강하게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한다

너희가 잘  되길 원한다.
만사형통하거라.


어쩌면 저의 편견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시어른들께서 저의 오만한 편견을 깨주시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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