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 어딘가에서 살고 있는 흔한 20대 청년입니다. 지금 당장 갈 곳이 없어서 이렇게 피시방에서 글을 남기네요. 현재 좋지 않는 상황에 처해있지만서도 왠지 이렇게 나마 글을 남겨서 지금의 상황..어려움을 기억하고 이겨내기 위해 이렇게 나마 글로 적어서 스스로를 위로 아닌 위로를... 해보려고 합니다.
22세 남자. 91년생 남자가 군대를 빨리 갔다면 지금쯤 전역했을 나이이거나.. 혹은 군복무를 하거나.. 그런 시기인 나이지만 저는 신체사정상 군면제를 받은 상태에요. 옛날이였다면 '남자라면 무조건 군대를 다녀와야 정신을 차리지.' 라는 말은 요즘은 많이 희석되어서 불행중 다행이랄까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크게 불편함이 없다면 정말 좋겠지만 저같은 경우는 좀..힘듭니다. 그나마 여태껏 직장 동료분들..선임분들이 좋은 마음을 가지신 분이라 이해해줘서 참 다행이었죠..
위에서 말했다시피 '당장 갈 곳이 없다.'고 적어놨는데... 네..1주일 전까지만 해도 고시원에 머무르며 일을 하며 지냈습니다. 현재 이런 상황에 처한 이유가..시간을 거스르자면
어린 시절때부터 부모님 간 사이는 소원했기에 싸움이 잦았습니다. 가끔은 술드시고 저를 때리기도 했고..우여곡절한 시간을 보내다 제가 13살에 결국 이혼을 하시고 저는 어머니를 따라갔지요. 그렇게 한 해가 지나고 14살이 되면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버렸기 때문에 친구들과도 떠나게 되고.. 나홀로 어느 한 중학교에 입학했지요. 처음 2달은...외로이 홀로 지내다가 어느샌가부터 친구들 하나 둘 생기고.. 그랬지만..
집에가면 언제나 혼자였습니다. 제 위로 형 한명이 있긴 하지만 부모님이 이혼을 하시고나서 속박이 풀리니 그대로 방황을 시작했기에..항상 집 밖에 있었습니다. 하루에 한 번은 집에 들어오지만 잠을 자거나..그저 옷갈아입고 다시 나가거나.. 어머님은 이런 자식들을 먹여살리겠다고 돈을 벌었기에 텅 빈 집안살림은 제가 도맡아 했습니다. 그렇게 공부와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게 되버렸네요..
그렇게 3년이란 시간이 흐르고 사건이 터졌지요. 조금씩 조금씩 살림살이가 나아지던 차에 형이 사고를 쳤지요. 3년째 되기 직전에 여러 여자를 데리고와 관계를 맺고 그랬는데 결국 피임 문제로 그만 아이를 가져버리고 말았지요. 그 여자가 원나잇으로 만난 여자였다면 아이를 낳지 않았겠지만.. 교제하던 이성이였고..그 당시엔 형도 그 일이 얼마나 심각한 일이었는지 자각은 했는지 어쩔지 초조해 하며 숨기다가 결국 3,4개월 째에 사실을 털어놓고 그 날부터 .. 전 형수가 생긴거죠. 고등학생..형수.
제 상황은 그대로였지요. 계속 집안일..그렇게 또 1년이 흐르고 형수는 아이를 낳았죠.. 조카...저는 삼촌이 되었고.
아...보통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아이를 가진 젊은 남자가 정신을 차려 공부를 하든 일을 하든 무언가를 해야 할텐데 그 형이란 인간은... 그러질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알게 된 사실은 형수도 형과 별 다를 바 없는 인간이었다는 걸..
전 그대로 집안 일과 동시에 육아까지 도맡아버렸습니다. 그렇게 또 시간이 흘러서 겨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 쯤되니 어머니도 일을 하기 힘들어서 저도 원하는 대학도...꿈도..하고 싶은 공부... 다 포기하고..일을 했습니다. 제가 20살에 형은 군대를 다녀왔는데.. 현역병이었다면 정신을 차렸을까....? 공익근무요원으로 되서 그런지.. 정신을 차리지 않았어요.. (이 점으로 인해 공익근무를 하시는 분들 비하하는 발언은 없길 바랍니다. 또 이로 인한 그러한 파장을 불러키는 소재를 제공한 점은 미리 사죄드립니다.)
하... 그러한 와중에 어머니는 재혼을 생각하셨기에 저는 말리지 않고 도리어 어서 가라고.. 그렇게 작년에 재혼을 하시고 시집을 가셨고 이제 어머니가 없는 저를 포함한 4인 식구로 살아가게 되었는데.. 아 진짜 인간 말종이 아니면 이 때쯔음이면 정신을 차리겠지..
... 어떻게 형과 형수란 작자는 내가 벌어오는 쥐꼬리만한 돈을 의지를 하는건지.. 물론 작년엔 형이 아예 일을 안한건 아니지만.. 하다가 말고 하다가 말고.. 고정적인 수입이 없었기에 매 달마다 살림이 나아질려하다가 궁핍해지길 반복했지요.. 그래도 조카만큼은 어떻게든 사주고 싶은거 사주고 먹이고 싶은거 먹여주고 잘 재워주려 했지요.. 조카가 어느 정도 말을 하게 되니 그 때 쯔음 되니 형과 형수는 부모로써 책임감을 느끼게 된건지.. 조금은 나아지긴 했지만 서도 여전히 철이 없는건..부족한 건 그대로였습니다. 책임감이..너무나 부족했지요..
저는 생각했어요. 이렇게 살다간..내가 왜 내 인생..하고 싶은 공부도..제대로 못하고..살아야 하는지.. 수없이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결국 작년 말에 집안에 한 장의 메모를 남기고..나와버렸지요. 정신차리라는 의미를 가진 메모를 남긴 채.. 무작정 통장과 간단하게 입을 여분의 옷과 점퍼를 챙기고 나와 고시원에 갔습니다.
그리고 그 근처에서 일을 하면서 공부를 병행하며 지내다가...
지난 주에 몸도 지치고..마음도 지치고...이대로 혼자 일하면서 먹고 살고 자고 입고 하는 것만해도 돈이 나가고..쥐꼬리만한 저금을 해도..대학은 갈 수 있을까.. 학자금대출로 학비는 충당한다쳐도..다니면서 자고 먹고 입고 할 방도는...? 결국 돈 문제로 인해..
아...지쳤다.. 차라리 죽고싶다..이건 죽지못해 사는 것 같다.. 그렇다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느니 차라리 혀깨물고 죽고말겠다..
이렇게 생각이 닥치고.. 결국 하던 공부 일 다 포기하고 멀리 지방으로 갔다가....그저께 다시 돌아왔습니다.. 5일만에 말이지요.. 안그래도 매 달 월급으로 생활했었는데 5일간 새 고시원구하느라..이것 저것 하느라.. 돈은 돈대로 빠져버렸고..
왜 다시 돌아왔는가..하면.. 포기하기엔 너무 이른 것 같았어요... 22살..아직 젊잖아요.. 무얼 해도..되는 나이라고..다들 그러셨죠.. 네..무얼 해도 되는 나이인데.. 지금 이대로 포기하면..진짜 그것이야 말로 목표없는 인생을 살게 되는 거니까 그것이 죽지 못해 사는 심정이라고..만약 돌아오지 않고 그대로 살았으면 ..자살을 했을 수도..
그래서 다시 정신차리고 돌아오니.. 아...일도 없고...잘 곳도 없고.. 수 중엔 달랑 15만원..
그저 웃음만 나왔습니다.
현재 지금의 상황입니다.. 그래도..어떻게든 살아가야 하니까.. 날이 밝는대로.. 인력소라도 가든지 해서..적어도 방세를 벌고..새 일자리를 구 할 이력서..옷..등.. 살 돈을 모아서..다시 시작해야겠어요..
사는게..참 힘드네요.. 정말 가족이 있는 집안에..돌아가면 따듯하게 반겨줄 집이 있다는 건.. 참 좋은 거에요..
지금 이 글을 보는 분들도 모두 다 힘든 일 한 가지씩은 있겠죠.. 힘내요..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는 저도 어떻게든 살아볼려고..하고 싶은 꿈이 있어서 어떻게든 이뤄볼려고...발악을 하면서 살아가려고 하는데.. 힘내세요.. 가족이 있다면..잘 해주세요..
혼자 지낸다는 건.. 정말 힘든거에요.. 의지할 것은..자기 자신..하나 뿐이라는게 겪어본 사람만 알 수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