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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정류장에 대자보 붙였습니다!
게시물ID : sisa_4654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닌니논노
추천 : 13
조회수 : 555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3/12/17 13:27:26
20131217_1240001.JPG



여기는 1호선 세마역 (오산) 앞 버스 정류장 입니다.
붙이는 내내 쏠리는 시선에 압박감을 많이 느꼈지만 꿋꿋하게 붙이고 집까지 걸어왔습니다ㅜㅜㅜ (버스 타도 되는데 왜그랬지;;)

장년층, 노년층 어르신들이 보셔도 부담스럽지 않게,
그리고 20대들의 공감과 참여를 조금이라도 이끌어내려 노력했는데 뜻대로 될지는 모르겠어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안녕하신가요?
추운 겨울입니다.
하얗고 차가운 눈이 내렸습니다.
펑펑 쏟아지는 눈 속에서 문득, 걱정 없이 눈 위를 구르고 뛰어 놀았던 저의 어린 날을 추억합니다.
세상을 하얗게 덮은 눈이 깨끗하고 포근한 담요로 느껴졌던 그 시절을 말입니다.
그러나 2013년 겨울, 쏟아진 눈에도 뛰어노는 아이들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바쁜 삶과 더불어 오염된 이 눈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저’는 힘없는 20대, 88만원 세대, 앞으로는 노동자가 될 서민의 딸입니다.
최저시급, 등록금 부담에 울상 짓는 대학생이고, 취업 스트레스로 고통 받는 취업준비생입니다.

그리나 ‘우리’는 민주주의를 배우고 민주주의 안에서 자라온 자유와 개성의 세대입니다.
첫 돌에 선물 받은 돌반지가 IMF 금모으기 운동에 쓰인 영광의 세대입니다.
SNS라는 시대의 선물을 받은 다양하고 젊은 세대입니다.

그렇기에 혹시 눈을 감고 계시지는 않는지 묻습니다.
대선 공약들은 후퇴되었고, 민영화는 국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거칠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반대하여 파업하시는 수천 명의 아버지는 직위 해제 당하셨습니다.
매주 서울에 한가득 촛불 별이 뜨지만 미디어는 침묵을 지킵니다.
세상이 조용합니다.
이 침묵에 녹아 귀를 닫고 계시지는 않는지, 여쭙습니다.

매일 아침 해가 뜨면 우리는 다시 직장에, 학교에 가야합니다.
삶에 치여 당연한 권리조차 잊고 지내시는 건 아닌지요.
미래의 아들, 딸들의 삶을 상상하면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주권을 빼앗기고, 윤리와 멀어져가는 세상을 살기에 우리는 똑똑하고 강인한 민족입니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눈이 내렸습니다.
순수함과 깨끗함을 잃은 탁한 눈송이가 녹으면 봄이 옵니다.
우리의 땅은 탁한 눈을 정화하고 그 위에 새로운 생명을 싹틔웁니다.
따뜻한 봄을 간절히 기다리며, 그 날을 위해 여러분께 여쭙습니다.

모두들, 정말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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