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민데요.. 잔나비 팬도 겸하고 있었거든요..
방탄 콘서트 놓칠 수 없듯 잔나비 콘서트도 놓칠 수 없는 사람입니다..
멤버들을 하나 하나 방탄 파듯 파지 않았지만 공연에 가면 그 에너지가 너무 즐거웠고, 팬들이 사진 찍어달라고 줄 서면 한 시간 동안 집에 안 가고 찍어주고, 이천 여명 수용의 콘서트를 열어도 끝나면 피곤할 텐데 일일히 하이터치를 꼭 해주더라고요. 아 되게 열심히 하는 구나 생각 들었고,
뭣보다 노래가 넘 좋아서 팬을 하고 있었죠..앨범도 다 사고.. 나혼자산다 나왔을 때 걱정 반 기쁨 반이었는데 그냥 드디어 잘 되는구나 싶어 좋았어요.
근데..
어제 두 가지 일이 갑자기 터져서 멘붕이 왔었죠.. 키보드 멤버의 학폭 폭로..
저도 어릴적 학폭 피해자였었고 이건 절대 용납 못했구요. 멤버 판 적 거의 없으니까 잘 가라 했죠.. 스스로 인정한 거잖아요. 저는 학교폭력은 어떻게 해도 돌이킬 수 없는 엎질러진 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피해자한테요.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의혹뉴스가 뜨더라고요. 근데요. 저도 뉴스 뜨고 나서 미쳤다 얘넨 안되겠다 잔나비 탈덕이다, 스스로 생각해버리고 나서요. 서민 코스프레다 욕먹는거 보고 나서요. 얘네들이 지금껏 보여왔던 내가 직접 봐왔던 모습들이 떠오르더라고요. 뉴스의 이야기와는 정반대의 모습이어왔거든요. 서민 코스프레 한 적 없고 항상 팬들끼리 '엉엉 우리 회사 직원 한 명밖에 없고 녹음실 벽엔 구멍이 나있다구요 ㅋㅋㅋ'하고 농담해왔었어요. 그래서 다수의 대중들이 하는 이야기가 순간 와닿지가 않더라고요.
그러다가 본인 해명글 올라오고나서 최정훈을 믿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증거 없이 "두 아들들이 개입 의혹을 받고 있다" 한 문장으로 끝나는 짧은 기사가 아니라, 역시나 손에 잡히는 증거는 없으나 구구절절 자신의 진심을 담으려고 노력하는, 적어도 그렇게 보이는 글을 더 믿게 됐어요..
다짜고짜 가수 쉴드 치는 눈 먼 팬들을 정말 경멸하는 저로서는 ㅋㅋㅋㅋㅋ 이 상황이 웃프지만.... 그리고 실검에 넘치는 욕과 기사들에 정신이 없지만... 스스로 "믿고 기다려보는 것"이 객관적으로 맞는 것이라는 결정을 내렸고, 그 결정을 내린 뒤로부터 잔나비 본인들이 가장 힘들거라는 생각에 가슴이 너무 아프네요....
미리 잡혀 있던 오늘 페스티벌에 학폭 문제 멤버를 제외한 네 명이 올라와 무대를 했는데, 끝끝내 최정훈이 울음을 터뜨리더라고요. 가식? 동정표? 그런 댓글들이 넘쳐나지만 그건 진실이 아니라며 제가 가슴으로 이해합니다. 물론 제가 틀릴 수 있어요. 믿어보자 했는데 다음날 진짜로 안좋은 뉴스들이 사실이 되어있을 지도요. 그런데 여태껏 보아온 정황들, 그리고 프랜차이즈 짬뽕집에서 브이라이브를 하고 무대 가기 전 무대 끝난 후 그냥 심심해서 드럼 멤버가 보디빌딩 대회를 나가서 등등 제가 귀찮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브이앱 알림을 날리던, 무대 위에서 부끄러워하며 자신이 쓴 가사 노트를 읽어주던 잔나비와 최정훈의 진심과 열정을 보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누가 절 눈 먼 팬이라고 욕해도 응원을 해주고 싶습니다....
그래요 지금 주변 다 잔나비 욕하는 분위기라서 누구한테 하소연 못하고 여기서 이러고 있어요.. 연예게니까.. 눈 먼 덕후 한 명 받아주세요..ㅋㅋㅋ
옹호해달라는 소리는 못하겠고 그냥...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