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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이 우울증에 빠진 게 고민
게시물ID : gomin_4656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ㅠㅠΩ
추천 : 0
조회수 : 249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2/11/05 22:47:34

남친이 대학원에 가더니 우울증에 빠짐. 사람들하고 쉽게 친해지지 못했고 공부를 따라가기도 어려웠던 모양임.

명문대 입학하고 성적표를 에이쁠로 도배하는 등 대학 졸업할 때까지 쭉 공부 잘 하는 우등생으로 살았던 인간이라 더 충격이 큰 것 같음.

 

나는 남친에게 마음의 빚이 있음. 남친이 우울에 빠지기 전에 나는 이미 마음에 병이 있었고 남친이 그런 나를 잡아줘서 안 죽고 살아 있는 거나 다름없음. 덕분에 나는 내 발로 병원에 가서 도와달라고 할 수 있었고 그 뒤로 입원을 하기도 했고 지금까지 쭉 약을 먹고 있고 필요하면 상담을 받는 등등 나름 정신건강을 위해 노력하며 살고 있음.

그러니 이제 내가 남친을 도와줄 차례라고 생각해서 남친을 어르고 달래고 상담소에 등 떠밀어 보내고(이거 보내는 데에도 몇 달 걸렸음ㅠㅠ) 며칠에 한 번은 남친 자취방에 찾아가 늘어져 있는 남친을 끌고 나와서 밥도 먹이고 집에서 밥 굶지 마라고 카레 같은 걸 해주기도 하고 하여간 여자친구라기보다는 엄마 같은 역할을 하고 있음. 이러길 이제 반 년 넘었나... 1년 지났나...

슬슬 지치는 기분이 듦.

내가 남친을 좋아했던 건 남친이 똑똑하고 박식하고 자기 관리를 잘하는 데다 유머감각까지 있었기 때문임. 그런데 지금의 남친에게선 내가 좋아했던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듦. 연락할 때마다 듣는 말은 "오늘도 아무것도 안 했어", "하루 종일 굶었어", "난 쓰레기야" 이런 것들 뿐ㅠㅠ 상담을 등 떠밀어 보내도 숙제를 하지 않거나 결석을 하거나 하고 내가 상담했던 시절에 추천받았던 좋은 책을 읽어보라고 권해도 그거 대출하는 데 석 달이 걸리고 그냥 씻어서 뜯어먹으면 되는 샐러드 채소는 썩어서 버리고...

 

어떤 관계든 서로 존경하는 마음이 없으면 지속하기 힘들다고 생각함. 지금 남친은 나 없으면 죽을 것처럼 굴고(사실일지도 모름) 당연히 날 무척 존경함. 하지만 난 솔직히 남친이 존경스럽진 않음... 오히려 하나부터 열까지 손이 가는 갓난쟁이나 애완동물 같음. 남은 건 오직 정이 든 거 하나뿐인데 이 정과 지친 마음을 저울질하느라 내 마음도 덩달아 썩는 것 같음... 제발 미운 정의 유효기간이 다하기 전에 남친이 마음 다잡고 다시 일어섰으면 좋겠음.

푸념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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