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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귀신 - 터럭손귀신 -
게시물ID : panic_465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ementist
추천 : 14
조회수 : 463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04/28 22:26:42
개요
터럭손은 거제도 인근 바다 속에 사는 물귀신으로, 배를 타고 고기를 잡거나 먼 곳으로 장사를 다니는 사람을 잡아먹는다. 특히 터럭손은 물 속에서 손을 배 위로 올려 동곳을 빼앗은 후 사람을 물 속으로 끌어내려 잡아먹는다. 동곳은 상투가 풀리지 않게 고정시켜 주는 물건이다. 예로부터 ‘동곳을 빼다’라는 말은 영혼을 빼앗기거나 상대에게 굴복한다는 뜻으로 쓰였다. 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은 남자이고 상투와 동곳은 남자들의 상징물과 같은 것이다. 동곳을 뺏긴다는 것은 영혼을 뺏기는 것과 같다. 터럭손 귀신은 털이 수북이 난 손의 형상만 드러난다. 사람의 몸을 ‘더듬어’서 동곳을 찾는다는 것으로 보아 촉감으로 사물을 인지하는 듯하다.
원텍스트 요약
한 사공이 거제도에서 배를 타고 가다가 바람 때문에 ‘칠천도’라는 섬 부근에서 닻을 내리고 쉬어 가게 되었다. 밤에 잠을 자는데 잠결에 찬바람이 느껴져 눈을 떴다. 문틈으로 보니 물 속에서 터럭손이 올라오더니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터럭손은 사람의 몸에서 동곳을 빼앗은 후 물 속으로 끌고 간다는 귀신이었다. 사공은 동곳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꼭 쥐고 있었다. 터럭손은 한참 몸을 더듬다가 동곳을 빼앗지 못하자 그냥 사라졌다.
출처 :〈터럭손〉《한국구비문학대계》8-2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1 141-142면.
설화 분석 및 상징적 의미
이 설화는 바다 속에 사는 ‘터럭손’이라는 귀신 내지는 괴물이 등장한다.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바다는 넓고도 깊어서 알 수 없는 힘을 지닌 듯 느껴진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바다를 환상의 공간으로 상상하고, 바다에 관한 온갖 다양한 이야기들을 엮어 왔다.

바다 속에는 용궁이 있고 그곳에는 용왕과 가족들이 살기도 하고, 사람을 잡아먹는 흉한 괴물이 살기도 한다. 이 자료 속의 바다에는 ‘터럭손’이 산다. 터럭손이란 털이 많이 달린 손이라는 뜻이다. 구체적인 형상이 묘사되어 있지 않고 단지 ‘터럭손’이라고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손 전체가 하나의 괴물을 이루고 있는 듯 보인다.
‘터럭손’은 자고 있는 사람들을 더듬어서 그들의 동곳을 빼간다. 터럭손은 동곳을 뺀 사람을 물 속으로 잡아간다고 했다. 동곳은 상투를 튼 정수리에 상투가 풀어지지 않도록 고정시키는 데 꽂는 장신구이다. 남성들이 결혼을 하면 어른이 되었다는 의미로 상투를 올린다. 이 상투를 고정시키는데 필요한 것이 동곳이다. 그러므로 동곳은 어른이 되었다는 뜻과 함께 완전한 한 사람의 남성이 되었음을 나타내는 도구이기도 했다. 
‘터럭손’은 일단 사람들의 몸을 더듬어서 동곳을 찾는다. 그리고 동곳을 빼앗으면 그 사람을 물 속으로 끌고 간다. 우리말에 ‘동곳을 뺀다’는 관용어가 있다. 그 뜻은 남에게 굴복하거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 혹은 혼을 뺀다는 뜻이다. 성인이 된 남자는 누구 앞에서도 상투를 풀어서는 안 된다. 상투를 푼다는 것은 굴복과 복종을 뜻했다. 남에게 굴복하려면 남자의 상징인 상투를 풀고 엎드렸는데 상투를 풀려면 동곳부터 빼야 한다. 이 때문에 ‘동곳을 빼다’라는 말이 생겼다. 이 설화의 ‘터럭손’이 사람들에게서 동곳을 찾는 까닭도 이것이다. 즉 사람의 혼을 빼어서 자신에게 굴복하도록 하기 위해 동곳을 먼저 빼앗으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설화에서 동곳은 사람의 영혼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설화의 사공도 자신의 동곳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꼭 움켜쥐고 있어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바다는 무척 변화무쌍하고 신비롭다. 그 푸른 물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으면, 마치 나를 부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배를 타는 사람들은 이런 상태를 가장 경계해서, 바닷물을 뚫어지게 응시하는 것을 금한다. 바다에 유혹에 빠진다는 것은 자신을 놓아버린다는 것이다. 자신을 놓아 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어야 한다. 예로부터 여자들은 배에 태우지 않기 때문에 뱃사람들은 모두 남자였고, 외모에서 남자를 상징하는 것은 상투였다. 이 상투를 풀리지 않게 하는 것이 동곳이었다. 바다의 유혹에 지지 않고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다는 것은 자신을 상징하는 물건을 놓치지 않는 것과 같다. 이 때문에 뱃사람들 사이에 동곳과 터럭손에 관한 이런 이야기들이 생겨난 듯하다.
참고문헌
〈터럭손〉 《한국구비문학대계》8-2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1.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7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1.
박일환 《우리말 유래 사전》 우리교육 1995.

출처 : Kocca 문화콘텐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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