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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게시물ID : soju_466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매탄동삼전
추천 : 1
조회수 : 27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1/26 22:59:18
안녕  
안녕 내 23살의 여름, 내 삶의 이유, 너에게 부끄럽지 않게 너에게 더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더 나은 사람이 되고싶도록 노력하게 만들었던 원인, 내 작은 여름과 겨울, 가을과 봄, 내가 꿈꿔왔던 최고의 이상형, 회색티가 잘어울렸던 피부, 예쁜 몸, 서툴러도 제대로 사랑하고자 노력했던, 말 그대로 내 생각 모든곳에 자리잡았던, 내 모든것, 내 자잘한 습관 그 자체였던, 가장 소중했기에 가장 조심스럽게 다뤄야했던, 내 생에 가장 순수하게 사랑했던, 장난스러운 눈, 활짝 웃을때 드러나는 보조개와 가지런한 이들도, 오른쪽 눈 옆에 크게 난 예쁜점도, 몸집도 작은 주제에 포근하게 안아주면서 내 몸에 올렸던 다리도 멍청하게 뜬 눈도 잠에서 깼을때 뜨끈뜨끈한 너만의 온도도 헝클어진 머리도 아침엔 매일같이 그자리에 있는 눈꼽도, 오랜만에 날 봤을때 환하게 달려오던 너도 할일 없을때는 꿉어 앉아 스마트폰을 훑던 너도 우리 같이 있었던 모든곳 니 자취방, 한달동안 함께했던 낡은 2층집, 비가 엄청오던 펜션, 가을의 갈대밭과 파란하늘의 연들, 앨범받고 갑자기 울어버려서 나도 놀랐던 치킨집, 겨우 몇일 갔다오는 여행이었는데도 기어코 같이 있겠다며 마중나온 공항도, 갑자기 나타나는 바람에 눈물쏟게 만든 내 생일도 빨리 나가라는 전화오진 않을까 마음졸이며 씻었던 모텔방들도, 특유의 낮은 목소리도 뽀뽀 안해준다고 퉁명스러운 표정을 지어도 거기에 숨었던 작은 웃음도 니가 좋아했던 보풀이 일어난 파란 반바지도 아버지가 물려주신 브리프케이스도, 날 데리러 나왔던 하늘색 렉스턴도, 연기나며 시동이 꺼져버린 10년이 넘은 빨간색 엄마차도, 너와 나 꼭 껴안고 체온으로만 따뜻했던 그 춥던 겨울밤도 낙엽들도 벚꽃도 니 냄새도 속눈썹도 무슨일이 있어도 꼭 붙잡고 있었던 니 손도 안녕. 이제 안녕. 정말 눈가가 미어지도록 울며 사랑했던 내 가장 소중했던 사람 안녕. 사랑했던 너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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