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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적 관점에서 본 오유 그림자. 반대폭탄에 대하여.
게시물ID : science_466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자림
추천 : 20
조회수 : 911회
댓글수 : 78개
등록시간 : 2015/02/25 10:08:17
반대에 대해 논하는 것이 어째서 과학인가, 의아하신 분들이 있겠습니다.
저는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흔히 말하는 반대폭탄에 대해 설명해 보려 합니다.
고민게에 올릴까도 생각해 봤지만 심리학은 사회과학분야이기 때문에 과게가 적절하다 생각했습니다.
혹시 이견 있으시다면 댓글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 )

거창하게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사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반대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겁니다.

나와 의견이 다름.
재미가 없음.
실수로 잘 못 누름. 
다른 사람들이 누르니까.
글쓴이에 대한 공격 의도로.

그 중에서 제가 설명하고자 하는 부분은
명백히 반대 받을만한 내용의 글(ex: 단순한 악플, 잘못 된 정보전달)이 아닌
특별히 반대 받을 이유가 없는 글에서의 반대들에 대해서 입니다.

가끔 쓰레기통을 열어보다 보면 전체 맥락을 고려 했을 때
이 글이 이렇게까지 반대받을 만한 이야긴가? 싶은 경험,
또한 자신은 전혀 나쁜 의도로 댓글 단 것이 아닌데 이유 모를 반대폭탄을 받고 마음 상했던 경험.
다들 한번씩은 접해 봤을 겁니다.

이런 현상에 제가 알지 못하는 이유가 더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제 기준에서 두 가지 원인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일단 첫 번째로는 인지심리학에서 말하는 '프레임'입니다.
언론보도와도 관련해 많이 사용되는 이 프레임에 대해 

레이코프는 “프레임이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프레임 [frame] (선샤인 논술사전, 2007.12.17, 인물과사상사)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혹시 이런 예문을 보신적이 있나요?

"당신은 현재 500명이 감염된 치명적인 질병을 고칠 수 있는 획기적인 약을 개발하였다.
그러나 이 약은 100명을 부작용으로 죽일 수 있는 약이다. 이 약을 사용하겠는가?"

정확한 수치나 문장이 위와 동일하지는 않겠지만 이에 대한 사람들의 찬반 의견을 물었다 합니다.
그리고 다른 집단에게는 같은 내용을 조금만 다르게 제시하였습니다.

"당신은 현재 500명이 감연된 치명적인 질병을 고칠 수 있는 획기적인 약을 개발하였다.
이 약은 400명을 살릴 수 있는 약이다. 이 약을 사용하겠는가?"

마찬가지로 이에 대한 사람들의 찬반 의견을 물었다고 합니다.

실질적으로 두 문장은 같은 현상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첫 지문에선 '죽음'에 대한 프레임으로 판단하고 
두 번째 지문에선 '치료'에 대한 프레임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실제로 약 사용의 찬성은 아래쪽 지문에서 많았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댓글의 찬/반에서도 나타납니다.

누군가 중립적인 댓글을 달고 처음으로 그 글을 읽은 사람은
아무런 찬반에 대한 프레임 없이 그 글을 판단할 겁니다.
그러나 처음 누군가 반대 혹은 찬성을 누르는 순간 우리는 한가지 프레임이 생기게 됩니다.

찬성이 1 달린 댓글을 봤을 때 "이 글은 찬성 받을 글인가" 라는 관점에서
그리고 반대가 1 달린 댓글을 봤을 때는 "이 글은 반대 받을 글인가" 라는 관점에서 생각하게 된다는 겁니다.

이 둘은 아주 사소하지만 굉장히 큰 차이입니다.
반대 프레임에서 어떤 중립적인 내용의 글을 볼 때 
우리는 이 댓글이 반대 받을 이유에 대해 염두한다는 것만으로도
그 글은 반대 받을 확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프레임은 반대가 1, 2, 3으로 늘어갈수록 
이 글은 다수가 반대할 만한 글인가 라는 프레임으로 
더더욱 강력해지게 돼 있습니다.


그리고 반대 3을 기점으로 제가 설명하려는 반대폭탄의 두 번째 이유와 관련된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번에는 사회심리학으로 눈을 돌려보겠습니다.
EBS 방송에서도 많이 소개된 '동조' 현상에 대해 아시나요?

af2_177_i1.jpg

위의 그림을 보시죠.

아주 간단한 질문이 있습니다.
표준선의 길이와 같은 것은 A, B, C 중에 어느 것이라 생각합니까?
당신은 분명 B를 골랐을 겁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다수를 한 자리에 놓고
앞서 질문 받는 사람들이 이 질문에 대해 한결같이 C라고 답변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그래도 B라고 정답을 골랐을까요?

1952년 애시의 실험에서 이와 같은 질문을 받은 123명중 76.4%가 12번의 시행중 최소 한번은
정답인 B가 아니라 앞선 사람들이 말하는 A나 C를 답으로 골랐다고 합니다.

정확한 실험에 대해 설명하자면 불필요하게 글이 길어지니 요약하자면 대충 이러한 현상을 동조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집단 상황에서 나 외에 다수가 동일한 의견, 동일한 행동을 하게 될 경우
여러 이유에 의해(ex: 집단 압력, 규범 준수, 정보 판단 간소화 등) 그 의견을 따라가게 되는 현상을 말하죠.

흔히 삼인효과라고도 하는 이 동조현상은 앞선 3명의 동조자가 있을 때 더 강화 되는 모습도 있습니다.
반대 3이 되면 댓글이 회색으로 변하는 반대 시스템을 생각해보면 꽤 재미있는 점입니다.
또한 익명성 또한 이러한 동조 현상을 강화시킵니다.

바꿔말하면 반대가 누적될수록 찬성이 누적될수록,
어떤 댓글에 대한 가치판단에 있어 나의 순수한 판단 이전에
단순한 동조로 인해 찬성 또는 반대를 누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가만히 지켜보면 명백한 악플이 아닌 경우
프레임 효과에 의해 반대 1이 달리기까지 걸리는 시간에서 2, 3 까지 걸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단축되며
동조 현상에 의해 반대 3 이후로 기하급수적으로 반대가 늘어나는 모습들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짧게 글을 마치려 했는데 쓰면서 용어 설명을 덧붙이고 글재주가 부족하다 보니 길어졌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것들은 반대에 대해 제 심리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번 생각해 본 것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보다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할 겁니다.
각 개인의 의지와 판단으로 찬성, 혹은 반대를 누르는 경우도 물론 많을 것이구요.

다만 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사실,
여러 곳에서 이유도 없이 반대를 받아 상처받는 분들을 보며
당신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이러한 배경으로 반대를 받았을 수도 있으니
너무 상처받지 말라는 말이 하고 싶었습니다.

길고 재미 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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