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대자보 훼손 괴청년, 현장에서 딱 걸리자... 경남 김해 인제대학교 게시판에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었는데, 17일 오후 신분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사람(분홍색 옷)이 찢어 학생들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경남 김해 소재 인제대학교 안팎에서도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이 불고 있다. 16~18일 사이에 대자보가 계속 붙고 있으며 한때 20여 개까지 늘었다. 한편에선 대자보 훼손 등 논란도 일고 있다.
이 대학 도서관 게시판에는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었다. 학생들에 따르면 신원 불명의 사람이 17일 오후 6시경 해당 대자보를 찢은 뒤 그 자리에 박근혜 대통령 동정과 통합진보당 이석기 국회의원 관련 신문 기사를 복사해 붙였다.
▲ 인제대 도서관에 17일 학생들이 붙여 놓은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자리에 누군가가 찢어낸 뒤에 박근혜 대통령 동정 등의 신문 기사 복사물을 붙여 놓았다.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붙인 학생들은 "대자보를 찢은 사람은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기는 했는데 학생인지 아닌지 확실하게 모르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대학 측이 정치적 글은 게시판에 붙일 수 없고 환경미화를 훼손한다고 해서 자진 철거했다, 그 뒤에 그 사람이 붙여 놓은 신문 기사 복사물도 철거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대자보 훼손과 관련한 글이 인터넷 사이트 '일간 베스트 저장소(아래 일베)'에 올라오기도 했다. 자신을 인제대 학생이라고 소개한 일베 이용자는 대자보 사진을 올리고 "대자보가 있어 대학 도서관에 전화해서 불법으로 대자보가 붙여져 있다고 했다, 도서관 측은 사실 확인 후 조치하겠다고 했다, 저녁을 먹고 와 보니 어떤 미친 X들이 웅성거리더니 찢어진 대자보를 테이프로 다시 붙이고 있었다"는 설명을 해놓았다.
▲ 경남 김해 인제대 게시판에 붙어져 있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에 누군가가 낙서를 해놓았다.
▲ 인제대 대자보와 관련한 글이 인터넷 사이트 '일간 베스트 저장소'에 올라와 있다.
도서관 게시판에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붙인 학생들은 18일 오전엔 대학 정문 담벼락에 붙여 놓았다. 현재 대자보는 10여 개로 늘었다.
"저는 안녕하지 못합니다"는 제목의 대자보에는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는 국가기관이 대대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드러남에도 불구하고 관련자에 대한 마땅한 처벌하나 없는 상황"이라며 "국민이 자신이 권리를 행사하며 말하는 것에 대해 대통령은 국론분열이니 용서하지 않겠다라고 합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 학생은 "대자보 내용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면 반대 의견을 써서 붙여 놓으면 될 것인데 찢어 버리고 훼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학 안에서 건전한 토론문화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 같아 더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