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499일을 맞이하는 8월 27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7반 김상호 학생 생일입니다.
김상호 학생입니다.
상호는 겉보기에 무뚝뚝해도 속이 깊고 꼼꼼한 성격이었습니다. 재혼 가정이라 상호가 열살이 되었을 때 갑자기 새엄마와 여동생, 남동생이 생겼는데, 상호는 동생들을 귀여워해서 밥도 잘 챙겨 먹이고 살뜰히 보살펴 주었다고 합니다. 삼남매는 우애가 좋아서, 서로 부르는 별명이 순서대로 '오이', '달걀', '감자'였습니다. 상호가 먼저 여동생을 '달걀', 남동생을 '감자'라는 별명으로 불렀고, 동생들도 여기에 대항해서(?) 상호가 마른 체격이라고 '오이'라는 별명을 붙였다고 합니다.
상호는 동생들과 잘 지냈지만 새어머니와는 오랫동안 서먹한 사이였습니다. 너무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을 하셔서 어머니가 안 계신 데 익숙해져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고 상호 새어머니는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상호가 짧은 사춘기를 겪은 뒤에 상호 어머니는 상호와 무척 가까워졌다고 하십니다.
상호는 손이 안 가는 어른스러운 아이였습니다. 엄마를 도와 설거지를 할 때면 하수구의 음식물 찌꺼기까지 깨끗하게 치우는 "꼼꼼쟁이"에다가, 엄마가 요리하실 때는 옆에서 간도 잘 보아드리는 다정한 맏이였습니다.
상호 여동생은 오빠를 따라서 단원고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초등학생인 막둥이 남동생은 엄마를 따라서 청운동과 광화문을 다니며 상호를 위해 애쓰시는 부모님과 함께 했습니다. 상호 아버님은 416가족협의회 사무국장을 맡아 바쁘게 뛰어다니고 계십니다. 상호 부모님은 언젠가 상호를 다시 만나면 "널 위해 이렇게 일했다"고 말할 수 있어야 좀 덜 미안할 것 같다고 하십니다.
광화문TV 페이스북에 상호 생일 동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 로 문자 보내 상호 생일을 축하해 주시면 부모님들이 보실 수 있습니다. 24시간 운영하며 무료입니다.
내일 8월 28일은 세월호 참사 500일입니다. 저녁 6시부터 안산 합동분향소와 안산 문화광장에서 추모 행사가 있습니다.
8월 29일 토요일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추모행사가 진행됩니다.
세월호를 잊지 말아 주세요. 많은 분들의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