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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게시물ID : soju_180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보고싶다★
추천 : 5
조회수 : 26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2/15 01:12:02
항상 술에 취한 모습으로 잠든 엄마를 깨워 시시콜콜한 세상애기 장황하게 늘어으시던 아버지...
항상 날이 되면 동생과 내가 좋아하지도 않던 꽈배기 과자를 한아름 사들고와 니들 먹으라고 산 과자라며 잠든 우리를
꼭 깨워 입안에 하나씩 물려주시던 아버지... 한달에 한번 있을까한 날.. 한근도 아닌 돼지고기 반근을 사들고와 고기보다
야채가 훨씬많은 제육볶음에 소주를 사오라시던 아버지.... 생일날 친구들이 생일날 마다 먹는다는 통닭을 사달라는 말에
생일이 훨씬 지난 어느날,아들 생각나서 사오셨다며 통닭 반마리를 내미시며 웃으시던 아버지.... 제과점에서 파는 카스테라가
너무 먹고 싶어 엄마몰래 저금통을 훔쳐 사먹다 들켜 모질게 맞은후 시장에서 커다란 막걸리술빵을 사다주신 아버지....
가난한 집 아이들은 빨리 조숙해진다는 어른들의 말씀일까요.. 아버지가 사들고온 꽈배기 안먹으면 엄마깨워 또 신세한탄할까
졸린눈으로 꽈배기과자를 집어들어 입에 넣고 잠들던 그때는... 고기보다 야채가 많은 제육볶음에 없는고기 축날까 눈치보며
야채만 듬뿍집어 밥그릇에 퍼담아 비벼먹던 그때는... 운동회때 처음 사주신다던 탕수육이 비싸 분식집 만두가 먹고싶다고
내키지 않던 만두만 먹었던 그때는.............. 아버지가 원망스러웠습니다 먹고싶은것도 많았고.가지고 싶은것도 많았던 그때는
해주지 못하는 아버지 사정을 알면서도 괜시리 서운하고,또 억울했습니다 많은걸 바라는게 아닌데 많은걸 원하는게 아닌데
술마시는 아버지가 싫었고 시큼한 땀냄새로밴 작업복으로 들어오시는 아버지가 싫었습니다 ..언제인지 모르지만 아침에 일어나
TV선반에 아버지가 놓고 가신 100원짜리 동전 한개가 점심식사후 까치담배 2개피를 사실 돈이였다는걸 알았고 가끔 사오시던
통닭 반마리가 동료분과 회식후 남긴 닭튀김을 아들줄꺼라며 안주도 없이 드신 깡술에 댓가였다는걸 알았고 고기없는 제육볶음에
눈치보며 야채만 집어먹는 아들에게 미안해 옥상에서 하염없이 줄담배만 피우셨다는걸 알았습니다.

오랜만에 집에 찾아뵈니 떨리는 손으로 온풍기를 이리저리 고치시던 아버지.. 그 아버지의 어깨가 너무도 작아보였습니다.
항상 자식에게 슈퍼맨이길 바라셨던 아버지이기에 그 작은 어깨가 애처로워 보입니다
들판에 고독히 피운 민들레처럼 불면 날아갈것같은 아버지의 인생은 그렇게 씨앗처럼 멀리 날아가 버렸습니다..
고장난 장난감 처럼 나사가 빠지고 건전지가 다되 실증나 버려지는 오래된 로봇인형같으심에 빠진 나사를 조이고 기름칠을 해서
새로 만들고자 한 인생은 시간앞에 덧 없이 흘러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아빠의 삶은 원래 그런것이라고.. 이해되지 않던 그 말의 의미를 알아가기에 당신을 닮아가려 하나 봅니다. 언제나 그리웁지만 때가되면 기억하려 애쓰는 부모이기에 항상 가슴 한구석 아련함을 안고 살아가는.. 자식이란 다 그런거겠지요.. 오늘 따라주신 소주 잔에 당신 얼굴이 비춰집니다.
술에 취한 모습에 가슴속에 검은 봉지하나를 꼭 품으신 당신이 아른거립니다..건강하게 오래 살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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