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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전 굉장히 안녕합니다.
게시물ID : sisa_4670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뉴비는늅늅늅
추천 : 6
조회수 : 39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2/19 07:02:37
먼저, 전 굉장히 유복하게 자랐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어릴 적부터 부모님께 땡깡을 놓는다거나, 물건을 갖고 싶다고 떼를 쓴 적이 없었대요.
제가 착해서 그런게 아니라, 그저 제가 무언가를 갖고싶다고 말씀드리기 전에 부모님께서 알아서 사주셨거든요.
예컨대, [전설의 용사 다간]이라는 만화영화에서 [사자로봇 카온]라는 캐릭터가 새롭게 등장하자, 두 밤만 자고 일어나니 [사자로봇 카온 장난감]이 제 머리맡에 놓여있더라..라는 겁니다.
이런 패턴은 제 장난감 방이 가득 찰 때까지 계속 됐습니다.
그러니 무언가를 갖고 싶다고 떼를 쓰지 아니할 수밖에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필요로 하는 물건이 있다면 저희 부모님께서는 어지간한건 다 사주십니다.
뭐..뜬금없이 "아빠! 나 집 사주세요." 라고 하는 등의 헛소리만 아니라면 말이죠.ㅋ
- 항상 죄송할 따름이지요. 20대 중반에 이르러도 여전히 등골 브레이킹이라니..
 
사실 지난 선거에서도 저희 집은 새누리당이 여당이 되는 쪽이 더 유리했습니다.
아버님 지인들도 그쪽에 몇 분 계시기도 하고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를 좇으신 저희 아버님은 존경받을 가치가 있는 분이십니다.
 
그래서일까요? 솔직히 저는 부자들이 새누리당 찍는 행위에 대해서는 큰 거부감이 없어요.
[합법적인] 틀 내에서라면 본인에게 이득이 되는 정당을 밀어준다.
당연한 말이잖아요?
사실 따지고 보면 본인 또한 진보보다는 보수에 가깝습니다.
물론 그 보수라는게 새누리당을 의미하느냐고 물으신다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바꿔 말하면 중산층 이하의 집단에서 새누리당을 찍는 행위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또한, 전 국가유공자입니다.
민영화? 까짓거 하면 어쩔건데요?
 
의료?
보훈병원에 가면 직계가족에 한하여 전액 무료입니다.
본인 한정이라면 보훈병원에 갈 필요도 없이 각 지역의 지정병원으로 가도 되고요.
뭐..민영화를 하게 되면 이러한 국공립병원(으로 통칭하겠습니다.)의 질이 낮아진다고는 하지만 아무렴 어떻습니까?
어차피 대형사고가 나지 않는 이상에야 살면서 큰 병원에 갈 일은 딱히 없지 않습니까?
이런 큰 사고를 당할 확률은 살면서 거의 없지요.
애시당초, 의료민영화의 쟁점은 [큰 질병]이 아니라, 감기와 같은 [자잘한 질병]의 치료비가 비싸지는 것이지 않습니까.
x-ray같은 장비의 경우에도 병원에 따라 촬영 결과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철도?
까짓거 하라고 하세요.
어차피 거의 타지도 않지만, 설령 탄다고 해도 전철은 무료, 기차는 50% 할인에 연 6회 무임입니다.
 
취업?
글쎄요..저랑은 별로..
하고 싶은 일이 있기 때문에 준비하는 것이지, 사실 다른 학우들처럼 취업난이 걱정이다..라는 생각은 안해봤네요.
 
예전엔 이러한 사실들을 감추고 살았습니다.
십 년 가까이 사귄 친한 친구 몇 명만 알고 있었을 정도로요.
이 모든 것은 부모님이 이루신 것일 뿐, 저와는 상관 없는거잖아요.
게다가 본인은 굉장히 열등생이라 [물론 학벌이 전부는 아닙니다마는 소위 말하는 엄친아, 아친딸..거기에 제 친척 형/누나들은 서울대, UCLA, 사범대, 호주 유학..저는 삼류대를 다니다가 편입] 배경이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호부 아래 견자인 제 스스로가 부끄러웠습니다.
- 물론 저희 아버님께서는 학벌에 관계없이 절 사랑해주시지만요.
 
그런데 요즘 들어 어줍잖게 드라마 따위를 보고, 소설을 읽고 같잖게 짓껄이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유지비는 커녕 기름값도 못내서 주차장에 장식만 해두는 주제에) "남자가 차는 있어야지."
(가진건 쥐뿔도 없으면서) "연애나 결혼은 현실이야."
(집값이 얼마나 하는지도 알지 못하면서) "남자가 집은 있어야 하는거 아냐?"
"난 간호사(인지 조무사인지 잘 모르겠네요. 개인병원 근무자라)니깐 의사랑 만날 수 있지 않나?"
지금에 와서는 저도 이러한 사실을 숨기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놓고 말해줍니다.
"너 능력 돼? 아니면 집 좀 살아? 쥐뿔도 없으면 주제파악좀 해."
 
이렇게 쓰고 보니 굉장히 재수없네요.
운좋게 은수저 물고 태어나, 팔자 좋게 살고 있다니.
어쨌든 저 굉장히 안녕할 만하죠?
 
그래요. 전 굉장히 안녕합니다.
하지만 내 친구들은? 그리고 여러분은? 모두들 안녕하십니까?
솔직히 제 주변사람 모두가 안녕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여러분들 모두가 안녕할 리도 없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전 싸울겁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힘이 드네요.
뱅뱅이론..참 대단한 발견이에요.
실제로 여기만 이렇게 떠들썩하지, 오프로 돌아가면 비난이 반, 무관심이 반.
그 누구도 거리로 나간다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 누구도 함께 하자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공부를 더 해라."
"네가 아니라도 그런 일 할 사람은 많다."
"지금의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열심히 공부해서 높은 사람이 된 다음에 네가 직접 바꿔보아라."
 
개소리죠 시발.
상대가 정한 룰을 지키며 정의를 수호한다?
이런 멍청한 생각들을 하고 있으니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라 둔갑시켜도 먹힐 수밖에..
그게 가능하다면 왜 우리들은 독립투쟁을 하고, 민주화운동을 했을까요.
더러워지지 않으면 올라갈 수 없기에, 올라가서 바꾸는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전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말합니다.
최소한 나 만큼 사는거 아니라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말 따위는 하지 말라고.
특히 지금은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말이죠.
걔 중에는 저보다 잘 사는 친구들도, 못 사는 친구들도 있지요.
앞서 언급했듯 전자의 친구들이 새누리를 지지하면 전 그냥 그러려니 해요.
문제는 후자입니다.
이 집단 중에서도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친구들..상당하더군요.
그럴 때마다 제가 알게 된 사실을 알려주고는 합니다만..사실 별로 효과는 없습니다.
여담으로 그 중에 한 녀석은 "오유도 보고 일베도 봤는데, 둘 다 별로같더라.."라는 말을 했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새누리당 지지자에 오유나 일베나..어디서 많이 본 레퍼토리죠?
한 때는 일간 베스트[일베]를 하지는 않을까 의심했습니다만, 다행스럽게도 그건 아니더군요.
그저 정치에 관심없는, 모자라지만 착한 친구일 뿐이네요.
 
이야기가 딴 곳으로 샜네요.
주제로 돌아와, 다시금 여러분께 여쭙겠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안녕들 하십니까?
만약 안녕하시다면, 정말로 다행입니다.
하지만 안녕하지 못하시다면, 그 울분을, 의지를 직접 행동으로 보이세요.
 
예. 우리 모두 안녕할 때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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