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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이문열, 말만 하지말고 아예 의병장으로 나서라"
게시물ID : humordata_4670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건뭐
추천 : 20
조회수 : 66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8/06/18 23:03:32
이문열 씨가 '촛불 장난을 그만둬야 한다, 이제 의병들이 일어나야 할 때다'라고 말했는데? 촛불 장난을 그만둬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말한다면 이문열 씨는 고전소설을 번안해서 팔아먹는 리사이클링 장난을 그만둬야 한다는 주장과 똑같은 정도의 타당성만을 갖는다고 본다. 남이야 촛불시위를 하든 말든 이문열 씨가 상관할 일은 아니고, 그쪽에서 이문열 씨에게 강제로 참여하라고 한 것도 아니다. 이문열 씨가 그런 소설 쓰는 게 내가 볼 땐 문학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는데 본인은 그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이문열 씨에겐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분들이 택도 없는 짓 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분들은 그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 권리에 대해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 - 이문열 씨의 말처럼 보수의병이 일어날까? 이미 일어났다. 지난 6월 6일 특수임무수행자회에서 촛불집회를 방해하기 위해 북파공작원 유족회의 허락도 받지 않고 돌아가신 분들 위패를 베니어합판으로 만들어서 시민들이 시청 앞 광장으로 못 오도록 바리케이드를 친 적이 있다. 그리고 6월 10일에는 보수단체들이 시청광장에서 법질서 회복과 FTA 비준 촉구 대회를 연 바 있고, 또 그날 밤새 할렐루야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똑같은 노래를 부르면서 데모를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얼마 전엔 고엽제 전우회 회원들이 가스통을 매달고 MBC로 난입하려고 했다. 그리고 20일에 MBC로 쳐들어간다고 광고가 났더라. 그러니까 이문열 씨가 의병운동 거병을 했으니까 20일에 책임지고 나와서 의병장 노릇을 해주셨으면 한다. 그럼 우리가 진보신당 칼라TV로 생중계를 해드릴 테니까 뒤에서 선동하지 말고 직접 나와서 의병운동을 지휘해보시는 게 어떻겠나. - 이문열 씨와 공개적으로 토론해볼 생각은 있나? 아마 그분이 안 나올 것이다. - 조선시대 의병은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이 국란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자신을 던지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보여준 운동이었는데, 이런 식의 규정들을 어떻게 봐야 할까? 그 은유법이 문제다. 내가 볼 때 이문열 씨는 탁월한 17세기 작가다. 400년 일찍 태어났으면 굉장히 훌륭하실 뻔했는데 400년 늦게 태어나서 시대와의 불화를 하는 모양이다. 사용하는 은유법이 조선시대스럽지 않나. 과연 그게 올바른 은유인가라는 문제도 있고, 또 하나는 은유가 얼마나 현재적인가라는 문제도 있다. 그 마인드 자체가 너무 낡았다고 본다. 이분은 그냥 시민들이 나와서 정치에 간섭하는 자체가 싫은 것이다. - '어떤 경우에도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법질서는 지켜져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권위라는 건 이미 해체됐다. 노무현 정권 때 이미 해체되지 않았나. 대통령 권위를 해체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던 분이 바로 그분들 아닌가. 집권 1년 만에 탄핵했던 그분들, 그리고 집권 5년 동안 사사건건 트집 잡아서 대통령 권위를 뭉갰던 그분들이다. 지금 그걸 그분들이 그대로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권위주의가 무너지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다. 무너뜨려야 한다. 인터넷이 무너뜨렸고, 그 시대적 흐름을 타지 못한 현 정권이 다시 권위주의적 통치 행태를 보였다. 거기에 대해 대중들이 황당해하는 것이다. 대중들이 원하는 건 권위주의를 무너뜨리는 거지 권위를 무너뜨리는 건 아니다. 정부가 권위를 세워야 하는데, 지금 정부의 태도를 보면 권위 있는 태도는 전혀 아니다. - 권위를 세우기 위해 우리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할까? 권위를 세우기 위해선 정부가 신뢰를 가져야 한다. 그동안 하는 말마다 다 거짓말만 해왔다. 그리고 국민 80%가 반대하는 일을 지금 강행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헌법 1조까지 부정하고 나가는 정부를 누가 신뢰하느냐, 누가 그 권위를 인정하게 해주겠느냐는 것이다. 정부의 태도를 바꿔야 한다. 국민 대다수의 뜻에 따르는 게 민주주의의 원칙이고 헌법의 정신이라면 거기에 충실하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세를 보일 때 권위를 가질 수 있지 국민을 개조의 대상, 계몽의 대상, 심지어는 공안적인 시각으로 배후가 있다는 둥 촛불 산 돈을 조사하라는 둥 이런 식으로 나와서 권위가 서겠나. - '네티즌들의 새로운 행동양식을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대중들은 탈 근대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시대, 웹2.0 시대에 자율화된 다중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정부의 리더십은 우리나라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넘어갈 때의 리더십이다. 인간의 신체를 기계의 속도에 적응시키려고 가능한 일을 많이 시키고, 일하는 동안에는 신체를 빨리빨리 움직여야 하는 신체 프로젝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 패러다임이 두 단계 뒤쳐져 있는 것이다. 21세기의 대중을 6,70년대 리더십으로 가르치고 지도하려고 드니까 대중들의 반발이 일어나는 것이다. 지금 거의 민란 수준이지 않나. - 그런 상태에서 소통이 될 수 있을까? 정부의 마인드가 없다. 정부는 21세기에 대한 디지털 마인드 자체가 없다. 그게 가장 큰 문제다. 쇠고기 문제보다 더 중요한 건 우리 경제가 지금 산업화를 넘어서 정보화 사회로 선진국으로 진입해야 하는데, 이 선진화에 대한 전략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저 아침에 일찍 출근해서 일을 많이 하면 뭔가 될 것이라는 사고방식이다. 그리고 내가 시키는 대로 너희들이 수족처럼 움직이면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는 마인드니까 걱정스럽다. 저분들은 통치를 할 능력이 없다. - 촛불집회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촛불집회가 당장은 사그라질 것 같다. 지친 측면이 있다. 자연스럽게 소규모화되고 이슈들이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계기가 생길 때마다 또다시 결집할 것이다. 그러니까 장기전에 대비해서 촛불집회가 진화하고 발전하는 형태라고 본다. 여기저기 분산돼서 소규모로 계속 이어나가다가 아마 계기가 생길 것이다. 협상 결과가 나오고 관보에 개제되고, 그밖에도 의료보험 민영화라든가 대운하 문제 같은 게 있을 때마다 대규모로 결집하는 현명한 전략을 대중들이 누가 얘기하지 않아도 알아서 스스로 만들어나가면서 적응해가는 과정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역시 진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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