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당신은 전차 기관사이다.
게시물ID : freeboard_4672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람쥐
추천 : 4
조회수 : 817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0/10/11 11:22:54
당신은 전차 기관사이고 , 시속 100킬로미터로 철로를 질주한다고 가정해보자 . 저 앞에 인부 다섯명이 작업 도구를 들고 철로에 서 있다. 전차를 멈추려 했지만 불가능하다 .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다 . 이 속도를 들이받으면 인부들이 모두 죽고 만다는 사실을 알기에( 이 생각이 옳다고 가정하자 ) 절박한 심정이 된다 .
이때 오른쪽에 있는 비상 철로가 눈에 들어온다 . 그곳에도 인부가 있지만 , 한 명이다 . 전차를 비상 철로로 돌리면 인부 한 사람이 죽는 대신 다섯 사람이 살 수 있다 .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할 것이다 . "돌려 ! 죄 없는 사람 하나가 죽겠지만 , 다섯이 죽는 것보다는 낫잖아 ." 한 사람을 희생해 다섯 목숨을 구하는 행위는 정당해 보인다 .

이제 다른 전차 이야기를 해보자 . 당신은 기관사가 아니라 , 철로를 바라보며 다리 위에 서 있는 구경꾼이다( 이번에는 비상 철로가 없다 ) . 저 아래 철로로 전차가 들어오고 , 철로 끝에 인부 다섯 명이 있다 . 이번에도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다 . 전차가 인부 다섯 명을 들이받기 직전이다 . 피할 수 없는 재앙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다가 문득 당신 옆에 서 있는 덩치가 산만 한 남자를 발견한다 . 당신은 그 사람을 밀어 전차가 들어오는 철로로 떨어뜨릴 수 있다 . 그러면 남자는 죽겠지만 인부 다섯 명은 목숨을 건질 것이다( 당신이 직접 철로로 몸을 던질까 생각도 했지만, 전차를 멈추기에는 몸집이 너무 작다 ) .

그렇다면 덩치 큰 남자를 철로로 미는 행위가 옳은 일인가 ?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당연히 옳지 않지 , 그 남자를 철로로 미는 건 아주 몹쓸 짓이야 ."
누군가를 다리 아래로 밀어 죽게 하는 행위는 비록 죄 없는 다섯 사람의 목숨을 구한다 해도 끔찍한 짓 같다 . 그러나 여기서 애매한 도덕적 문제가 생긴다 . 한 사람을 희생해 다섯 사람을 구하는 첫번째 예에서는 옳은 것 같던 원칙이 왜 두 번째 예에서는 그렇지 않을까 ?

첫 번째 예에서 우리 반응이 보여주듯이 , 숫자가 중요하다면 , 그러니까 한 사람을 구하기보다 다섯 사람을 구하는 편이 낫다면 , 왜 이 원칙을 두 번째 예에 적용해 남자를 밀면 안 되는가 ? 사람을 밀어서 죽게 하는 행위는 아무리 바람직한 이유를 내세워도 잔인해 보인다 . 그렇다면 사람을 전차에 치여 죽게 하는 행위는 덜 잔인한가 ?

----------------------------------------------------------------------------------------------------

저는 첫번째 상황은 선로 위의 한사람과 다섯사람 중 한쪽이 무조건 죽어야하고
두번째 상황은 한사람을 내가 선로 위로 개입시켜야 하기에 다르다 생각했습니다.

이하 APM님이 달아주신 댓글입니다.

----------------------------------------------------------------------------------------------------

달람쥐님 이거 쉬워보여도 만만치않은 문제입니다
공리주의자들을 비난하기 위해 만든문제입니다
두번째가 내가개입으로인해 아무런관련없는 사람이 죽음에 말려들어서 그렇다구요?
첫번째경우는요?
만약 순리대로 가는것이 맞다면 5명인 사람들이 죽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선로를 직접 기관사가 바꿈으로 인해 순리에서 벗어나고 1명이죽습니다
만약 5명있는 원래길로갔다면 5명이 죽겠지만 적어도 기관사의 책임은 아닙니다. 도덕적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져
하지만 1명있는쪽으로 틀었을시 그것은 기관사의 선택이고 1명이 죽는것은 기관사의 손으로 죽인거나
다름이없기때문에 도덕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수 없습니다.
결국 첫번째경우에서 1명쪽으로 기차를 트는것이나
두번째에서 사람을 밀어서 막는것이나 똑같은경우에요
대부분 사람들이 첫번재 경우에선 선로를 틀어 많은 사람을 구한다고 말을하는데
신기하게도 두번째 이야기를하면 쉽게 그렇게 한다고 말을못합니다.
맹점이죠..

----------------------------------------------------------------------------------------------------

위의 설명으로도 충분히 납득이 가질 않더군요.
오늘 아침에 이를 닦다가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저는 여전히 두 상황이 다르다고 생각이 되어서 말입니다.

결과적으로는 한 사람이 죽느냐 다섯 사람이 죽느냐의 문제이지만 그 과정은 분명히 차이가 있지 않나요?
첫번째는 레버를 조작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사람을 건드리는 것입니다.
사람을 건드린다는 것은 언뜻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상황을 바꿀만한 충분한 차이를 지닙니다.

두번째 상황을 첫번째 상황과 마찬가지로 나는 멀리에서 바라보고 있고
간단한 조작으로 사람을 철로 위에 떨어뜨리게 한다면 그래도 같은 결과가 나올까요?
(철로에 떨어뜨리는 일로 덩치큰 사람은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아야 합니다. 전차와 마주치기 전까지
아무렇지 않은 첫번째 상황과 비교하여 약간의 죄책감이라도 더해지면 안되겠죠.)

저는 이 문제에서 느꼈던 애매한 의문을 사람과 사람과의 거리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사람간의 거리는 현실적인 거리만이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영향을 미칩니다.
가까운 사람, 먼 사람이라는 말이 괜히 사용되는 것이 아니죠.

첫번째 상황은 전차 안에서 객관적으로 다섯사람과 한사람을 견주게 됩니다.
하지만 두번째 상황은 다섯사람에 비해 한사람과의 거리가 매우 가깝죠.
이건 두 그룹을 객관적으로 견주기에 불공평한 조건입니다.

그래서 저는 두 상황에서 느끼는 도덕적 책임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생각하며
아직도 두번째 상황을 나로 인해 한사람을 죽음에 개입시키는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배운게 없어서 공리주의가 뭔지 그런 개념들은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는 일이 나름의 인생관을 정립하는 과정처럼 느껴져 재미있네요. 
APM님이 얼른 수업을 듣고 전차 기관사 문제를 반박하는
자연법 윤리학자의 이야기를 저에게도 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