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이 센 아이가
어느 날
반장이 되었습니다.
그 아이는
주먹이 참 강했습니다.
그 주먹을 믿고
약한 아이를 괴롭히는 나쁜 아이였습니다.
반 아이들은 그 아이를 싫어했고
반장이 되는 것을 막아보려고 했지만
그 아이의 주먹이 너무 세서
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느 날
그 아이가
반에서 조용히 책이나 보고 있던
한 친구를 때렸습니다.
착한 친구였습니다.
아이들하고 활발하게 말하고 다니는 성격은 아니였지만
조용한 성품에 남의 고민도 잘 들어주는
누가 보기에도 평범한
어린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맞았습니다.
이유가 없이
한 가지 이유라면
반장이 된 아이를 못마땅하게 여겨
이의를 제기한 것.
그 시간부터 맞기 시작했습니다.
...
맞은 아이는 처음에는 울기만 했지만
곧 분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눈물을 훔치고
악에 받쳐 올랐습니다.
그래서 자신도
주먹을 쥐고 각목을 들고
힘센 아이의 뒤통수를 후려갈겼습니다.
똑같이 해줬습니다.
영문도 모르고 얻어맞은 힘이 센 아이는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그 아이를 죽여버렸습니다.
그 아이의 사지를 도려내고 목을 잘라 주머니에 넣고
반 아이들에게 말했습니다.
이 놈이 아무 이유도 없이 나를 죽이려 했다고.
나도 살아야 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고.
반 아이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힘이 센 아이를 추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그 아이는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내가 죽인 그 아이가
뒤에서 우리 반을 욕하고 다니면서
우리 반을 뒤엎으려 했다고.
아이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힘 센 아이는 한 번 더 말했습니다.
그 아이가 우리 반의 배신자라는 증거가 여기 있다고.
피 묻은 각목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각목으로 죄 없는 나를 죽이려했다고
...
아이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
한 달이 지났습니다.
아이들은 죽은 아이를 잊으려 했습니다.
잊히지 않습니다.
힘이 센 아이는 공공연히 말하고 다녔습니다.
그 아이를 죽이니까 우리 반이 더 좋아진 거 같다고.
나에게 고마워하라고.
...
아이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
여섯 달이 지났습니다.
힘이 센 아이는 분위기가 죽어버린 반을 위해서
반을 위한 연극을 개최했습니다.
자신도 무대 위에 올라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반이 어느새 이렇게나 좋은 반이 되었어. 이제는 다른 반하고 비교해도 뒤지지 않아.\"
그리고는 반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을 주었습니다.
만화책을 주고, 과자를 주고, 돈도 좀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
1년이 지나
아이들이 졸업할 때가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힘이 센 아이는
교무실에 끌려갔습니다.
...
반장직을 역임할 때 저질렀던 살인 사건이
드디어 드러난 것입니다.
...
아이는 소년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
아이들은 졸업했습니다.
모두들 기분이 들뜨고
자신들의 밝은 내일이 기다려졌습니다.
그 때 한 아이가
입을 열였습니다.
\"죽은 그 아이말야...사실은\"
...
아이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
소년원에 들어갔던 아이가 출소하는 날
아이들은 그 아이에게 달려들어 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