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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손님 에 대한 색다른 해석(스포 다량 포함)
게시물ID : movie_467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맥주킹
추천 : 10
조회수 : 13165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5/07/26 17:00:05
오늘 영화 손님을 보고난 뒤 관련 리뷰와 기사들을 보다 매우 흥미로워 퍼오게 되었습니다
스포가 다량 포함되어 있으니 영화를 안보신분은 얼른 뒤로가기 해주세요.
  
 공포 뒤에 숨은 '살아있는 일제'의 광기 [손님] 

 올해 광복 70주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영화다. 일제 잔재 척결 의지를 가장 강렬하게 드러내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독일 하멜른의 전설 ‘피리 부는 사나이’를 모티브로, 우리 상황에 맞도록 6·25전쟁 직후 외딴 마을을 배경으로 삼았다.   독특한 판타지 호러 장르를 표방한 김광태 감독의 ‘손님’은 온통 상징과 은유로 점철되어 있다. 하지만 스크린에 풀어놓은 공포를 한꺼풀 걷어내고 나면 바탕에 흐르는 주제가 보다 선명하게 보인다.   “여기 일은 비밀로 해. 떠난 후에 이 마을은 잊는 거야.”   마을의 절대 권력자인 촌장은 외지 손님인 우룡에게 “전쟁이 끝났다는 사실을 마을 사람들에게 절대로 발설하지 말라”며 ‘입조심’을 당부한다. 이를 어길 경우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마을에서 이때부터 ‘좌시’라는 말이 입 ‘좌’ 조심할 ‘시’로 통한다. 우리에게도 ‘입조심’하고 살아야 하는 시기가 있었다.   “바깥은 아직 전쟁 중이라 빨갱이들이 사람들을 쳐죽이는 무서운 세상이야.” 대소사를 막론한 모든것이 촌장의 손에 달렸다. 그는 집단생활의 질서와 평화를 빌미로 모두에게 각자의 의무를 강요한다. 전쟁통에도 살아남게 해준 그를 마을 사람들 모두가 존경하면서도 동시에 몹시 두려워한다. 촌장은 온화한 미소로 일관하지만 속내를 알 수 없는 비밀을 가졌다.   정보를 독점한 그는 공포정치와 강압정치, 일제 순사 행정의 상징이다.   쥐를 내쫓아낸 우룡이 마을 사람들의 환심을 사자, 촌장은 순박하지만 무지몽매한 마을 사람들 앞에서 우룡을 곧장 ‘간첩’과 ‘빨갱이’로 몰아붙인다.   영화는 “살기 위해 죽였다”는 대사를 통해 좌우 진영의 대립도 슬쩍 다룬다. 왜 더불어 살려고 하지 않았을까. ‘다수’가 살기 위해 ‘소수’를 죽이지 않았다면, 서로 이해하고 화해하며 공존했더라면 ‘저주(비극·대립)는 애당초 없었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마침내 촌장의 정체가 드러난다. 남몰래 숨겨온 벽장 속에 걸린 일본군 정복과 그가 휘두르는 일본도가 이를 말해준다. 촌장은 ‘일제’다. 촌장의 아들 남수(이준)는 일제의 앞잡이이자 잔재다. 마을의 차기 지배자를 꿈꾸며, 우룡이 오기 전 근근이 쥐떼를 막고 있던 그는 아버지, 촌장이 시키는 것이라면 뭐든지 수행한다. 마을 사람들과 아버지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쥐떼를 물리치려 온갖 짓을 다 하지만 역부족이다. 재주 많은 우룡을 경계하며 제거할 기회를 노린다.   썩은 동아줄이 끊어져, 죗값을 치르게 하는 장면은 우리의 전래동화를 활용해 적의 수장을 응징한다는 점에서 통쾌하다.   극 후반부에 등장하는 쥐떼는 민중이다. 일제가 ‘쥐새끼 같은 민족’이라고 비하했던 바로 그 쥐들이다.   “쥐가 어떻게 사람에게 대들 수 있어?”라는 촌장의 절규는 결국 해방 이후 실행하지 못했던 일제 청산을 이제라도 온 국민이 나서서 이루어야 한다는 감독의 반어법적 메시지다.   위안부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의 아베 신조 정부는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일본 산업혁명 시설의 세계유산 등재 결정문에 조선인 강제노역 사실을 반영토록 하자 “강제로 노역을 했지만 ‘강제 노동’은 아니다”라는 해괴한 문장을 내놓았다.   시의적절한 영화다. 일제 잔재들을 일소하는 메시지를 여름 냉채처럼 판타지 호러에 버무려 시원하게 비벼낸 김광태 감독의 재치가 돋보인다. 배운 대로만 따라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시도와 도전에 나선 그를 응원하고 싶다. 길들여진 시선으로 봐오던 대로라면 단순한 공포영화로만 보게 된다.   온화함과 무자비함을 순식간에 오가는 이성민에게서 ‘미생’의 가슴 뜨거운 상사와 ‘군도:민란의 시대’의 포용력 있는 두령의 모습을 찾기란 불가능하다. 그는 소름 돋는 존재감으로 영화 속 공포의 축을 담당한다. 

 김신성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http://entertain.naver.com/read?oid=022&aid=0002868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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