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복싱 경기 후 뇌출혈을 일으켜 혼수상태에 빠졌던 최요삼(35.숭민체육관)이 2일 끝내 뇌사 판정을 받자 인터넷 세상도 삽시간에 눈물 바다를 이뤘다.
네티즌들은 " 경기 후 뇌출혈로 수술을 받고 사경을 헤맨 것도 안타까운데 뇌사 판정이 다소 성급한 느낌 " 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또 " 장기 기증으로 난치병 환자들에게 새 희망을 안겨준 최요삼이야말로 진정한 챔피언 " 이라는 글들도 줄을 이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야후의 'wmyhmid'는 " 물론 전문의사가 결정하셨겠지만 너무 빠른 판단 아닌가요?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 라고 아쉬워했다.
같은 사이트의 'castle127' 역시 " 권투협회(한국권투위원회)는 책임지고 최요삼을 1년간 치료해라. 며칠 됐다고 벌써 뇌사판정인가 " 라고 불만을 터뜨렸고, 이에 cbs2307은 " 아마 치료비 때문이 아닐까 " 라며 " 모금운동을 더 해야 한다 " 고 거들었다.
'Steave'는 포털 사이트 다음에 " 제발 기적이 일어나길 빕니다. 신은 위대하다는 것을 보여주세요 " 라며 마지막 희망을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장기 기증으로 최후의 불꽃까지 아름답게 태우기로 한 챔피언의 열정은 네티즌들의 마음을 더 시리게 했다.
'나이스샷'은 다음 격투기 토론방에 올린 글에서 " 마지막 가는 길까지 장기기증으로 아름답게 장식하고 가시는군요. 당신은 진정한 복서이고 진정한 챔피언입니다 " 라고 고개를 숙였다.
더 이상 아픔이 없는 곳에서 행복하기를 비는 글들도 많았다.
다음의 '분홍나비'는 " 이제는 맞지 않고 편한 세상에서 쉬세요 " 라고 말했고, 같은 사이트의 '꽃잎에적는시'는 " 추운 날씨에 보내려니 더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좋은 곳으로 가셔서 맘 편히 행복하게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서 편안해 지셨으면 좋겠네요 " 라고 적었다.
최요삼의 치료비라도 보태려는 시민들의 정성도 넘칠 정도로 모였다.
한국권투위원회가 마련한 모금계좌에 2일 오후 3시까지 모인 돈은 1천957만2천687원에 이르렀다.
본인도 외국 경기 도중 뇌수술을 한 적이 있다는 전직 복싱인이 500만원을 보내는 등 복싱계 내부 정성도 750만원이나 모였지만, 적게는 1천원부터 많게는 100만원까지 한 푼 두 푼 정성을 모아준 일반 국민 수백 명이 모아준 성금도 1천200여만 원이나 됐다.
팬들은 통장에 자신의 이름 대신 `최요삼 힘내세요' `완쾌하시길' `반드시 일어나라'라는 등 응원의 메시지를 적어넣었다. 지난달 28일 조심스럽게 7천원을 내민 한 시민은 송금자란에 " 너무 작아 죄송해요 " 라고 써넣었다. 최요삼의 개인 계좌로도 상당한 금액이 들어왔다.
동생 경호씨는 " 경황이 없어 확인해보지 못했지만 형의 개인 계좌로도 많은 팬들이 도움을 줬다 " 고 말했다.
복싱 경기 대전료 중 1%씩을 떼어 적립한 권투위원회 건강보호기금이 1천만원 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일어난 모금운동 덕에 병원비를 치르고도 남았다.
수백만원에 이른 순천향대학병원 병원비 중 가족들이 내야 할 돈은 190여만원이었지만 병원측은 권투위 지정 병원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 지난달 31일 94만원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사흘간 병원비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가족들은 모금액 중 남은 돈은 형의 뜻을 살릴 수 있는 곳에 쓰기로 했다.
경호씨는 " 장례식이 모두 끝나고 나면 가족들끼리 의논해서 형의 뜻을 살릴 수 있는 곳에 쓸 계획 "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