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 쒀서 개 주려고? 한국사 필수화 이것부터! 최종편집 2011.02.22 10:17:59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의 다른 기사 보기글자크기 ||
[죽 쒀서 개주는 꼴 될 한국사 필수과목화]
양 동 안
행정부와 여당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한국사를 각급학교 및 각종 공무원 시험에서 필수과목으로 하자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추측컨대, 조만간 행정부에서 그 의견에 따라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정하는 결정이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
학교에서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배우도록 하고 각종 공무원시험에서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정하는 것은 조국에 대한 자긍심을 가져야 양질의 국민, 충성스런 공무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원론적으로 볼 때 이러한 생각은 지극히 타당하다.
그러나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배운다고 해서, 그리고 공무원임용시험에 대비하여 한국사를 열심히 공부했다고 해서 학생들이나 공무원들이 조국에 대한 자긍심을 필연적으로 가지게 된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조국에 대한 자긍심은 조국의 역사에 대한 긍정적인 지식을 가질 때만 가능하다. 만일 한국사 수업이나 한국사 시험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조국에 대한 부정적인 지식을 많이 습득하게 되면 한국사를 공부한 것이 조국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는 것으로 연결되지 못한다. 그럴 경우에는 오히려 한국사를 공부한 것이 조국에 대해 부정적인 심리를 형성하게 만든다.
오늘날 이 나라 국사학계의 동향과 각급 학교의 한국사 담당 교사들의 사고경향에 비추어 보면 각급학교의 학생들이나 공무원시험 응시생들이 한국사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조국의 역사에 대한 긍정적 지식을 습득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이 나라 국사학계, 그중에서도 현대사 연구자들의 압도적 다수는 조국인 대한민국에 대해 부정적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다.
1980년대 초 이 나라에서는 청년과 대학생들에게 대한민국과 미국에 대한 반대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지식인운동으로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정일변도로 왜곡 서술한 현대사 관련 논문과 서적들을 저작·출판하는 캠페인이 전개되었다. 그 대표적인 도서가 『해방전후사의 인식』이다. 그들 도서들의 대한민국에 대한 견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대한민국은 잘못 건국된 국가이고, 대한민국의 역사는 미국에 대한 예속의 역사이다”가 된다. 이러한 도서들의 내용이 1980년대 이후 이 나라 대학가에서 광풍을 불러일으킨 소위 ‘민족해방운동’의 정신적 자양분이었다.
오늘날 이 나라의 현대사학계를 구성하는 압도적 다수는 『해방전후사의 인식』 및 그 아류 도서들의 집필자와 그 주변 인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그 동안 대학 강의를 통해 많은 제자들을 양성했고, 그 제자들이 지금 각급학교의 역사교육 담당교사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들 反대한민국 역사학자들과 역사담당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대한민국의 역사에 대해 부정적으로 왜곡된 지식을 주입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대한민국에 대해 부정적인 의식을 가지도록 유도할 목적으로 교수나 교사들이 된 사람들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정하여 각급학교 학생들에게 필수적으로 한국사를 배우게 하고, 공무원임용시험에서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정해놓으면 학생들과 공무원시험 응시생들은 ‘필수적으로’ 대한민국 역사에 대해 왜곡된 부정적 지식들을 습득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필수적으로’ 습득된 대한민국 역사에 대한 왜곡된 부정적 지식은 필연적으로 대한민국에 대한 부정적 관점을 형성하게 만들 것이다.
현재의 조건에서는 학생들과 공무원들이 조국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도록 할 좋은 목적으로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만들 경우 그것은 결과적으로는 학생 및 공무원시험 응시자들에게 대한민국에 대한 부정적 관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자들을 돕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있다. 그야말로 죽 쒀서 개 좋은 일시키는 꼴이 되는 것이다.
교육정책 당국자들이 애국심을 가졌다면 이러한 사정을 정확히 헤아려서, 한국사 필수과목화에 대한 결정을 당분간 보류해야 한다.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정했을 때, 그것이 죽 쒀서 개주는 꼴이 되지 않도록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한 다음에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