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얼마 전에 모 동여상을 보는데, 사회자가 두 명의 출연자에게 서로 친구냐고 묻는 장면이 나왔다. 당연히 친구겠거니 생각했는데, 한 출연자가 웃으면서 "아니에요, 이 쪽이 한 살 많아요"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순간 나는 "먼 뻘소리?"라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당연한 얘기였다. 내가 그만큼 미쿡 문화에 젖어들었다는 방증이겠지..
2. 미쿡에 온 지 얼마 안되었을 때, 한 고등학생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최근에 이사를 했다는 말을 듣고, 어디로 이사했냐고 물었더니, 친구 집에 하숙방을 얻었다고 했다. 당연히 학교 친구겠거니 예상하면서, 같은 학교 다니냐고 물었더니, 학생이 아니란다. 자기 사업하는 40대 후반쯤 되는 남자란다. ㅤㅇㅢㅇ? 테니스 치다가 알게 된 친구라고. 그 땐 이해가 안 되었지만, 지금은 당연하게 느껴진다. 미쿡에서 친구란 나이를 초월한 개념.
3. "내가 니 친구냐" 한국에서 선후배 간에 잘 놀다가 한번씩 분위기 쏴하게 만드는 멘트. 미쿡에서 친구는 무척 친근한 사이를 뜻하는 것 같다. 부모/자식, 스승/제자, 상사/부하 관계에서도 친구 관계가 성립할 수 있고, 이 때 친구 관계란 무척 가깝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라는 뜻이다. 또한 한국에서 친구는 동급생 또는 동갑을 뜻하는 말로도 종종 쓰이지만, 미쿡에선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아무리 학교에서 같은 반에서 공부해도, 친하지 않으면 친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