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예비군 훈련 6년차를 받고나서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오늘이 입대했던 날이네요.. ㅎㅎㅎ.입대한날 예비군훈련이라니... 피식 웃음이 나오면서 문득 입대했던 그 날이 생각이 나더라구요..
환송식 받으면서 2~3일간 술에 쩔어 군대를 가는건지 놀러 가는건지, 아무튼 부대 앞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면서도 당췌 오늘이 입대하는 날이라는게 실감이 안나는 겁니다. 어머니는 벌써 눈물이 글썽글썽하시고....암튼 주위분위기와 다른게 아무런 느낌이 없었습니다. 그런 내 자신도 무척 신기했습니다.
입소 10분전 사람들이 분주해지기 시작하더군요..애인한테 작별하는 사람, 부모님께 넙 죽 인사하는 사람, 친구들한테 작별하는 사람 암튼 가지각색이더군요...
입소 1분전, 헌병 한 명이 "입소자께서는 지금 즉시 부대안으로 들어가 주시기 바랍니다." 아 때가 됐구나.. 나두 남들처럼 마지막으로 어머니에게 인사를 드리고, 뒤도 안 돌아 보고 남들 꽁무니따라 따라 갔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족들 얼굴 한번볼 요량으로 정문쪽을 바라봤는데, 벌써 철문이 닫혀지고 있 더군요..
"이젠 진짜 군인이네"라고 생각하는 순간......뒤에 서 있던 조교가 한마디 하더군요. . . . . . "앞 뒤 좌우 똑바로 안 맞춰 새~끼들아, 여기가 사회인줄 알아, 엉? 이 쌩 양아치 같은 새~끼들, 철문 닫아진 순간 너희들은 군인이야 군인"
"거기 너,너~! 흰 모자 쓴 새끼, 개긴다 그거지? 그래 들어가서 보자, 아직도 사태 파악이 안돼지? 넌 벌써 찍혔어, 너 이 새~끼 훈련 기간 동안 조심해라, 정신 못 차 린 놈은 어떻게 되는지 확실히 보여주겠다"
-.-; 그 순간 줄지어 가는 모든 청년들의 얼굴이 사색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천국에서 지옥으로 휙 지나온 그런 기분이랄까? 사람이 심리적인 요소에 얼마나 나 약하지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또한 그 순간 군대왔다는게 정말 뼈속깊이 느껴지더 군요... "살 떨린다", 이말만큼 그때 심리적 상태를 잘 표현한 말이 없는 것 같습니 다.
여름 한가운데 입소한 지라, 정말 훈련기간 내에 푸른색 전투복이 검게 보일 정도였습니다. 전투복 전체가 땀으로 범벅이 되서리..
아무튼, 오늘 문득 그때 생각이 나서 이렇게 적어봅니다. 여러분도 저 같은 기분 느끼시지 않았나요 ^^; 동감이시면 추천을 아니어도 추천부탁합니다.
p.s: 훈련이 끝나갈 무렵 알았지만,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가실 떄 훈련소에서부터 집앞 까지 계속 우셨다고 합니다. 하도 서럽게 우셔서 나중엔 택시기사까지 달래고 막 그랬답 니다. 훈련소에서 집까지 장장 8시간이 걸리는데, 8시간 내내 우셨다고 생각하니 울컥하 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