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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이야기하는 '임상경험'에 대하서 짧게 써 봅니다.
게시물ID : medical_25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rJo
추천 : 6
조회수 : 41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2/18 13:36:31

정책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10년간 경험을 쌓았으면 그걸 인정해 줄 수도 있지 않는가' 인데요..


간단히 설명하자면..


올해 의과대학을 졸업한 인턴이 있다 칩시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또 드라마에도 그렇게 그려졌다시피 이 인턴쌤은 위로는 교수님, 레지던트(전공의), 양 사이드로는 병동 간호사, 중환자실 간호사, 응급실 간호사들에게 죽어라 치이는 1년을 살게 됩니다.


드라마에서 많이 나오죠?

인턴쌤들 환자 보라고 시키면 어버버버 하면서 간호사한테 이거 어떻게 해요? 라고 물어보는 류의 모습들..


그럴 수 밖에 없지요. 

'경험'이 일천하니까.


하지만 그들이 언제까지고 그런 어버버한 인턴으로 살까요?

1년 후에는 그들이 각 과 레지던트 1년차가 됩니다.

물론 1년차때도 어리버리 타는 부분도 없지는 않지만, 최소한 3~4년차 이하의 간호사들에게 뭘 물어본다거나 하는 상황은 없어지죠.

사실 인턴때도 간호사에게 뭘 물어보는 경우는 의학적인 지식이 아니라 업무의 플로우를 몰라서 물어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레지던트 2년차가 되면 그런 일은 없어집니다. 아주 가끔 수간호사와 업무적 일로 다투는 일이 있거나, 아니면 수간호사 이하 간호사들이 의학적인 부분을 모르거나 하면 가르쳐주는 입장이 되죠.


3년만에 확 역전이 됐죠?

간호사 10년 20년 경험한다 해도 그 경험이 의사들의 '임상 경험' 몇년을 따라오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왜냐. 애초에 가지고 있는 배경 지식 자체가 다르고, 하는 일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상황을 겪더라도 그 사건이 당사자에게 주는 임팩트의 차이는 넘사벽인 겁니다.


실제로 국시 갓 치고 인턴 들어온 학생들이 각과 레지던트보다 그 과를 제외한 다른 과의 지식은 더 풍부합니다. 배운 지 얼마 안됐으니까요.



간호사 간호조무사의 경우도 똑같습니다.

그들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배경 지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그 배경 지식을 학교에서 4년간 차곡차곡 눌러 담는 겁니다) 아무리 경험을 오래 했다 한들 그것이 실제 임상 경험으로 취급되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간호사가 일정 기간 임상 경험을 하는 것과 간호조무사가 같은 기간 임상 경험을 하는 것과는 배우는 정도가 넘사벽인 거죠.


그리고, 의학적인 지식이라는 게 너무도 방대한 양이기 때문에 각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위해서는 일정 시간을 두고 계속 반복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1학년 때 해부학을 배웠다고 거기서 해부학이 끝나는 게 아니라, 외과계열 과목을 배울때 계속 같은 내용을 주구장창 반복하기 때문에 그 해부학적 지식이 머릿속에 계속 들어있을 수 있는 겁니다.

정말 일부 천재들은 책 몇번 보고 나서도 시험 잘 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말 그대로 '시험'의 문제입니다. 그 지식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수년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책이 만일 이대로 시행된다면 분명히 1급에서 간호사로 올라가기 위한 시험을 대상으로 하는 속성학원 또는 브로커들이 생겨나게 될겁니다.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입니다. 정 이 정책을 가지고 가야겠다면 반드시 수정안을 내놓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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