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제 2회 오유 과거제와 제 1회 오유 서울 벼룩시장 책부스,
제 2회 오유 서울 벼룩시장 운영진이었던 밀크대오라고 합니다.
참으로 어렵게 문장을 띄웁니다.
시대를 산다는 것이 이렇게 고통스럽기 때문입니다.
짙푸른 분노와 애써 숨긴 비굴함이 사회에 만연하기 때문입니다.
날개로서 역할을 상실한 좌와 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불의가 넘실대고, 경찰이 불법을 자행하며
죄를 지은 자가 웃고, 일터에서 거리로 나와야 하며
비린내나는 피를 흘리고 부러진 다리를 절뚝거리며
잔뜩 부어오른 눈으로 정면과 마주해도
정의라는 것이 보이지 않는 이 시대가 두렵기만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댓글을 답니다.
분노와 두려움을 이기지 못해 표현을 합니다.
누군가를 글을 쓰고 누군가는 그림을 그립니다.
누군가는 합성을 하고 누군가는 리트윗을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방해를 합니다.
대선 당시, 누군가가 썼던 글이 생각나는 군요.
오유라는 커뮤니티에 있으니 오유가 전부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다고...
못내 불편하지만 동의합니다.
지금껏 온라인을 통한 사회적 목소리는 결국 리트윗으로 끝나버렸습니다.
조직적 구성을 통해 오프라인상으로 확대되지 못했기 때문이죠...
물론 어려움을 알고 있습니다.
익명의 가면을 쓴 대중이 한 곳에 결집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결코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2010년 촉발된 튀니지 쟈스민 혁명은 소셜의 위대한 힘을 증명했습니다.
손이 떨리는 군요..
글을 쓰기가 힘이 듭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간 많은 분들이 이 곳 오유를 포함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결집을 주장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정말 무엇인가 할 때라고 주장하셨습니다.
제 생각도 그러합니다.
할 수 있다면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제 시작하려 합니다.
얼마 전부터 오유 벼룩시장 주최자셨던 삥뜯는언니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기존 사회운동 노선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모습으로 정치 프레임에 구속되지 않고
누리꾼이 주인 된 대규모 소셜 페스티벌이 필요한 시기라고 통감했습니다.
물론 오유의 힘만으론 부족합니다.
그래서 제안합니다.
정의가 흔들리는 이 곳,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모든 온라인 커뮤니티.
학내 동아리부터 대형 커뮤니티까지 규모에 대한 편견없는 온라인 연대.
'대한민국 온라인 커뮤니티 연합'을 통해 여러분의 목소리를
시대에 고하고자 합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동시다발적인 대규모 소셜 페스티벌을 통해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것을 알리고자 합니다.
물론 힘든 일입니다.
어려운 싸움이 될 것입니다.
전례가 없었던 일이기에 실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당장 장소도 자금도 인프라도 전무합니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바로 여러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유 벼룩시장과 마찬가지로 정치인, 정당 참여와 상업적 스폰서는 없을 것입니다.
소셜 페스티벌이기에 여러분이 도와주셔야 합니다.
콘텐츠와 기획을 통해 여러분을 주도하고 싶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주인이기에 여러분이 콘텐츠를 만들어 주셔야 합니다.
저희는 커뮤니티를 대표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저희는 대리자에 불과할 뿐, 여러분의 대표자는 바로 여러분입니다.
개략적인 실무를 진행할 운영진을 구성했습니다.
각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는 분들 입니다.
운영진을 구성한 것은 여러분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판의 주인공은 여러분들입니다.
13운동, 31운동. 많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여러분의 그 모든 의견.
여러분이 말하고 싶어 했던 것들을 말할 수 있도록 판을 만들겠습니다.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시대의 암담함을 알기에 운영진 역시 어느 정도 각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섭습니다.
두렵고 겁이 납니다.
제 친구가 묻더군요.
꼭 그렇게 해야 하냐고.
네. 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도와 주셔야 합니다...
명일.
발의문 형식의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대한민국 온라인 커뮤니티 연합을 제의하겠습니다.
본문의 마지막은 오유에 올렸던 시로 갈음하겠습니다.
가서 은제 오노?
나는 침묵만 이어갔다.
다시 오제? 올 수 있제?
라면 국물을 마저 들이키고 투명하게 대답했다.
마 됐소. 극정 마소. 내가 알아서 하께.
바짓가랑이를 한참 뒤적이던 늙은 어메가 오백원 한 장 내민다.
사내 자슥이 포께뜨에 돈 떨아지믄 안된다이. 밥 사무끄라.
아 쫌. 내가 아요? 고마 드가소.
자슥아... 니 말 안해도 내 다 안다... 어메 생각해서 젤로 앞에만 스지 마래이.
차암네. 쓸때읍는 소리 마소. 내 갑니다이.
카악 퉤. 입이 까끌거린다. 오지 말 걸.
타지의 막둥이가 걱정되는 늙은 어메의 시선이 뒷통수에 꽂힌다.
파쇼 정권 끝내고 오께. 그래도 우리나라 아이가.
하늘을 올리며 작게 토해낸다. 민주주의여 만세.
-대한민국 온라인 커뮤니티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