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악마 에쿠스’ 사건의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주둥이가 고무줄로 묶인 채 절단되기 직전의 상태로 버려진 어린 강아지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7일 한 포털사이트에는 ‘강아지가 무슨 죄가 있다고 입을 고무줄로 묶고 버렸을까요’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글을 쓴 네티즌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울 보광동 한 주택가 골목에서 단단한 고무줄로 주둥이가 묶인 채 버려진 어린 강아지가 발견됐다. 발견 당시 강아지의 주둥이는 고무줄이 살과 잇몸을 파고들어 뼈까지 훤히 보일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강아지는 곧바로 인근 A동물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어린 강아지인데도 상처를 잘 이겨내고 말을 잘 들어 병원에서 ‘순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글쓴이는 “순둥이가 응급 수술 후 주둥이 위, 아래 전체가 퉁퉁 부은 상태인데도 얼마나 굶었는지 순식간에 사료 두 그릇을 비웠다”며 “생후 4개월 된 순둥이는 그렇게 심한 상처와 학대를 당하고도 사람을 보면 꼬리를 흔들며 다가오는 순하고 착한 강아지”라고 적었다.
순둥이는 수술을 받고 빠르게 건강을 되찾았고 지난 16일 한 중년 여성에게 입양됐다. 그러나 입양 하루 만에 다시 병원으로 되돌아왔다. 입양된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들이 순둥이를 괴롭혔기 때문이었다.
A병원 관계자는 “구조 당시 상태로 보아 아마도 순둥이를 짖지 못하게 하려고 고무줄로 주둥이를 묶은 것 같다”며 “수술 이후 빠르게 회복해서 지금은 입을 벌리는데 이상이 없고 영양상태도 매우 양호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어려서 그런지 아픈 기억을 잊어버리고 사람을 잘 따르고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착한 강아지”라고 덧붙였다.
순둥이의 사연을 들은 네티즌들은 또 다시 불거진 동물학대에 치를 떨고 있다.
아이디 ‘blue***’는 “강아지 입에 고무줄 묶은 사람 천벌을 받을 것”이라며 “무슨 큰 잘못을 했다고 말 못하는 짐승을 저렇게 모질게 대했는지… 같은 인간으로서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아이디 ‘하*’는 “얼마나 아프고 무서웠을까. 부디 좋은 주인 만나서 보란 듯이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고 순둥이를 위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