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디어 암살을 관람했습니다
스크린 사이즈는 아담한 강남 CGV였습니다.
사실상 스크린 사이즈, 음향 모두 낙제점인 공간이지만 뭐 약속이 생긴 김에 간 곳이라 쿨하게 감안하고 보시죠
암살이라는 영화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꽤 잘 만든 영화입니다
전우치나 도둑들을 봤을 때처럼, 오 잘 만들었군.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이번 영화는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더 공부를 많이 하고 만든 작품의 냄새가 납니다
역시 또 한국영화는 실없이 웃긴 장면들이 캐릭터라면 캐릭터인데, 그런 것들도 너무 가볍지 않고 괜찮습니다.
아직도 대장을 맡기는 부분의 조크는 기억에 남습니다 ㅋ
일단 만주(당시 만주국), 항저우(중국), 경성(조선) 삼국을 배경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거의 모든 등장인물이 3개국어를 합니다.
실제로 대한민국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은 모두 머리가 좋은 분들이셧죠. (뜬금없는 작성자의 국뽕타임)
독립운동으로 따지면 이렇게 요인에 대한 암살시도를 성공시킨 국가도 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대부분 대민 테러를 통해서 주장을 관철시키는 경우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요충지(민간시설 포함)에 대한 테러, 마지막이 요인 암살 순으로 난이도가 올라가다 보니...
그만큼 같은 민족에 대한 사랑도 큰 독립운동가 분들입니다.
의미없는 자국 동포의 희생은 최소화하겠다. 참 아름다운 사상범... (제입장에선) 아닐까요?
이 영화의 강점은 아무래도 강요하지 않는 시대상의 흐름인 것 같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뮤지컬 "영웅"을 그런 면에서 그리 좋게 보지 못했거든요
너무나도 미화된 "영웅"과 악한으로만 나오는 일본인들...
물론 그 당시 악랄한 일본인들도 있습니다만, 더 악랄한 조선인들도 많죠
심지어 암살에서 약산 김원봉이 민간인들은 죽이지 말라고 하죠. 일본인이건 조선인이건 민간인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며.
그런 부분에서는 진정한 "인물"들로서 등장인물들에게 무리한 설정을 주지 않아서 각각의 배우 모두 몰입이 잘 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좀 억지스런 장면도 있지요. 그러나 영화는 영화로 봐야지요. 영화에선 원래 악역들이 총을 살살 쏘고, 살살 쏜 총알은 맞아도 바로 안죽잖아요
그런 부분들도 복수, 신념과 같은 감정을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볼 수 있을 정도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구요
본인의 죽음앞에서만 초연한 그들의 모습을 보며 참 사람이란 강한 듯 하면서도 약하다고 느끼게 되더라구요
내가 죽으면 다 괜찮을 것 같은데. 하지만 내가 죽으면 내 주변사람들은 안괜찮잖아요
그런 부분에서도 인간적인 면을 충분히 살린... 인간적인 극 구성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음악 이야기도 안할 수가 없는데, 감독이 참 영리합니다
안토닌 드보르작의 음악을 잘 가져다 씁니다. 체코의 국민악파 드보르작은 스메타나를 이어 민족주의 작가로 유명한 사람이죠
영화를 아직 보시지 않고, 앞으로 보실 예정이신 분들은 드보르작의 아주 유명한 곡 몇가지만 들어보고 가시면 좋으실 듯 합니다.
특히나 약산과 백범의 술자리 장면에서 흐르는 신세계 교향곡에서는 정말 큰 감동과 슬픔이 밀려와 감독에게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아주 오밀조밀한 영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모든 걸 때려부수는 블록버스터급 액션영화도 아니지만
아주 알차고 쉽게 몰입 가능한 좋은 영화입니다
영화 도둑들은 이것을 만들기 위한 자신의 능력을 검증하는 시도가 아니였을까? 싶을 정도로요
러닝타임이 긴 편임에도 지루하지 않게 잘 보았습니다.
다만 러닝타임이 길어진 이유 중 하나인 마지막 장면....은 제작사의 요청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제가 감독이었다면 "반민특위 해체 요구 관제시위" 장면에서 끊었을 텐데
아마 그러면 이 삼복더위에 관람객들 답답해 클레임 걸릴까봐 넣어서 길어진듯한.ㅋㅋㅋㅋ
아무튼, 최동훈 감독님 다음 작품 또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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