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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아이들 불쌍한 교사
게시물ID : humorbest_4708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불쌍
추천 : 33
조회수 : 10107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5/04 02:53:35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5/03 21:41:50
교사로서 학교에서 만나게 되는 정말 불쌍한 학생은
 공부 못하는 아이도 아니고,
 가난한 아이도 아니고, 
키 작고 못 생긴 아이도 아닙니다,
 내가 정말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는....
 항상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아이.
 다른 사람에게는 너무 쉽게 큰 상처를 주고서도 당연한 듯 살아가면서 
자신이 입은 작은 상처에는 불같이 화내는 아이.
 썩어가는 자신의 영혼의 악취는 전혀 못 맡으면서
 명품 메이커로 자신을 치장 하는데는 열심인 아이.
 학교에서 존경할 선생님을 한명도 소유하지 못한 아이.
 대화의 반 이상은 욕설로 이루어지는 아이.
 사랑을 받아보지 못해 어떻게 사랑하는지를 알지 못하는 아이.
 부모를 잘못 만나 예의를 배우지 못한 아이.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는데 한 번의 망설임도 하지 않는 
죽은 양심을 가지고 사는 아이.
 결혼하면 틀림없이 아내를 구타하며 살 것 같은 아이.
 너무 일찍 어른들의 사악한 처세술을 배워 
그것이 마치 삶의 지혜인 것처럼 알고 살아가는 아이.
 꿈이 없는 아이.
 남의 꿈을 뺏고 살아가는 아이.
 하루에 단 한 번도 하늘을 쳐다보지 않는 아이.
 심장의 두근거림 한번 없이 너무도 완벽하게 거짓말을 하는 아이.
 웃으며 인사하는 것이 불가능한 벌써부터 안면 근육이 굳어버린 아이.
 일탈을 자유로, 반항을 용기로 착각하며 사는 아이.
 부모의 고마움을 전혀 모르며 살아가는 아이.
 너무 일찍 담배를 배워버려 1000m 달리기를 
완주하지 못하는 폐가 망가진 아이.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선물할 수 있는 순결을 
너무 쉽게 낭비해버려 거짓 외에는 줄 것이 없는 아이
 생명의 존엄성을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아이.
 남을 위한 봉사의 기쁨을 너무 일찍 잃어버린 아이. 
늘 강한 척 하며 살아가야 하는 영혼이 가난한 아이.
 그 아이도 푸른 하늘처럼 맑은 웃음으로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던 
순수의 시절이 있었을텐데...
 누구의 잘못으로 그 아이는 이렇듯 불쌍한 인생의 주인공으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걸까요..
 세상에 대한 증오와 차가운 냉소로 가득 찬 그들의 얼굴은
 누구의 책임일까요...
 나도 모르게 점차 이러한 아이들을 피하게 되고 미워하게 되는
 오늘의 나를 반성합니다.
 아..그래도 난..이 땅의 교사입니다.
 그 아이들에게 존경 받는 한사람의 교사가 되길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 긴 여정을 꼭 완주하고 싶습니다.
 교직 생활 20년.. 요즘 들어 문득문득 교단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자주 하게 됩니다.
 다시 한 번 처음 교단에 서던 그 설레임을 회복하여
 처음처럼 순수한 교사로 돌아갈 순 없을까요...
 성대결절로 변해버린 내 목소리만큼이나
 나의 영혼도 아이들 앞에 추한 모습은 아닌지 오늘의 나를 돌아봅니다.
 이 땅의 불쌍한 아이들..
 그리고 지친 교사들....
 모두 힘을 내어 함께 희망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날은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하는걸까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되는 걸까요..
 연이어지는 아이들의 자살 소식에 마음이 너무너무 무거운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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