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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노동의식 바꿉시다.
게시물ID : bestofbest_471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maranth
추천 : 222
조회수 : 28200회
댓글수 : 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1/03/05 01:41:00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3/03 19:28:49
제 생각에 꽤 진보적이라고 느껴지는 오유에서도 노조나 파업에 대해서는 상당히 비판적이군요
먼저 말씀드리면 파업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단체행동권의 가장 전형적인 형태입니다. 
노동자들은 임금을 포기하고 사측은 이윤을 포기하면서 서로 실력행사를 벌이는 겁니다.
결국 둘다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의 생존?을 걸고 싸우는 것이니 나쁘게 볼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다만 불법파업은 다르지요

제가 이쪽부분에서 종사를 하고 있는지라..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평택에도 다녀온적이 있구요

제 생각엔 쌍용차문제는 노사가 비판을 받기보다는 병신같은 정부가 욕을 쳐먹어야죠
쌍용차를 상하이차에 넘기면서 중국놈들의 계략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 이런 사태를 불러온 겁니다.
상하이차는 말그대로 삼류기업이었습니다. 덩치는 크지만 기술력은 제대로된 디젤차 한대 못만드는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었습니다.

근데 상하이차가 자본력을 미끼로 쌍용차를 넘보네요..
애초에 상하이차는 쌍용의 기술력만을 보고 M&A를 하려고 한것이죠 
그런것을 알고 사측도 노조도 반대 했었던 걸로 압니다. 
그러자 상하이차가 기술지원금 3000억인가를 5년동안 지출한다는 것과 M&A이후에도 
생산직 근로자들의 고용보장을 조건으로 내세웠죠.
그래서 회사도 노조도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여기서 쌍용차의 기술력을 잠시 말씀드리면 쌍용차는 국내 디젤,SUV에서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현대나 삼성이 카피차 만들때 쌍용은 독자모델로 잘나갔었죠
하이브리드나 다른 엔진 기술도 세계수준급이었습니다.

이런 것을 노리고 상하이차가 점점 기술력을 가지고 갑니다. 부품공장도 중국으로 옮기고
연구원들도 떙겨가고 하면서 말이죠..

근데 08년 외환위기가 때문에 전세계가 힘든시기를 보냈습니다. 상하이차도 힘들었겠죠
기술지원금, 고용보장 이런거 싹 무시하고 발을 빼버립니다.
이때 상하이차는 쌍용의 기술력을 다 빨아먹은 상태였죠. 애초에 제대로 된 차 한대 못만들던
허접회사가 지금은 수준급의 디젤차를 만들고 있으니까요.
상하이차로서는 더이상 좋을 순 없었습니다. 이미 목표했던 기술은 다 챙겼고, 남은 건 껍데기뿐인
회사인데 이걸 경영하자니 부담스럽고.. 근데 때마침 정부에서 기업을 무너뜨리는 군요
더이상 상하이차는 쌍용과는 관계없는 회사가 됐습니다.
반면에 쌍용차도 어려워 상하이만 바라보고 있는데.. 상하이차가 갑자기 발을 빼버리니..
급 당황해서 이리저리 날고 뛰고 해서.. 겨우 파산은 면했는데, 법원에서 구조조정하라네요

그래서 노동자들이 파업을 시작했습니다. 협상과정에서 노동자들은 무급휴직, 임금삭감등 
이런 조건을 내걸어 해고만은 하자말아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부차적인 조건으로는 이번 어이없는 사태에 대해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것도 포함됐었죠 
하지만 채권단은 장기적인 경영상황을 고려할때 고용유지도 힘들다며 일방적인 해고를 통보했습니다.
이에 격분한 노동자들이 직장점거를 하게되고 거기에 공권력이 투입되어 많은 사람들이 다치게 되고
거기서 살아남은 노동자나 가족들이 지금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겁니다.

이게 사태의 전모입니다.

정말 무능한 정부입니다. 중국이 우리 핵심기술을 빨대로 쪽쪽 빨아가는 것을 방관하고
잘 한다고 지원금까지 줘버렸습니다. 
만약에 미국이나 러시아에서 이런일이 있었으면 그나라 정부는 가만 있지 않았겠죠
결국 중국의 농간에 애먼 회사나 노동자만이 고통을 받는 꼴이 되버린것이죠

그리고 많은 분들이 정리해고가 회사가 어려우면 당연히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시는데
사실 우리나라에 IMF전에는 정리해고라는 것이 거의 없었죠 
요건도 지금보다 훨씬 까다로웠고, 정부도 부정적인 입장이었습니다.
근데 IMF라는 큰 시련을 지나면서 정부의 입장도 법도 제도도 바뀌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세상이 변하니 우리도 변해야 된다는 입장에서는 당연하지만,
그에 맞춰서 해고당한 노동자들의 대한 구제수단도 마련이 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구제수단이 전무하죠.
예를 들면 스웨덴이나 핀란드 같은 선진복지국가는 해고가 상당히 자유롭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해고요건이 상당히 까다로운 편입니다. 
근데 스웨덴이나 핀란드의 국민들은 왜 불만이 없는가? 
해고를 당하더라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을만큼의 제도가 있고 정부의 지원이 있기때문입니다.
우리는 사회적 안정망이라는 것이 많이 부족하니까 정리해고를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민감하게 반응 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지금 고통받고 있는 노동자나 가족들에게
도움은 못될 망정 비난은 하지말았으면 합니다.
오유에 자영업하시분들도 계시겠지만 월급받고 일하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봅니다.
저런 경영진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대부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정리해고는 정당하지 않습니다.
그런 일이 우리에게 닥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아무도 하지 못합니다.
언젠가 닥칠 수 있는 일이라면 우리가 나서서 고쳐나가야 되는게 현명한 거 아닌가요?

그리고 언론을 너무 믿지는 마세요. 
저는 쌍용차 사태를 보도하면서 노조측 입장에서 보도하는 공중파 매체를 본적이 없습니다.
메이져 신문도 마찬가지고요
한가지 예를 들면 06년인가 철도노조가 파업을 한적이 있습니다.
그때 뉴스에서는 파업의 이유나 노조의 주장은 일체 보도하지 않고, 
불편을 느끼는 국민들의 인터뷰나 파업으로 인한 손해. 같은 것들만 보도했습니다.
파업 자체를 국민들이 부당한 것으로 인식되게 만들어버릴려고 언론플레이를 한 것입니다.
근데 그때 노조의 파업이유는 임금인상 복지개선 이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낙하산 인사, 비리, 무분별한 수익사업으로 갈 수록 어려워지는 회사의 재정상태를 염려하며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는 파업이었죠. 저도 처음엔 모르고 철도노조 나쁜놈들이라고 욕을 했었죠
그런데 사실을 알고 "아~ 내가 참 좁게 생각하고 있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언론의 힘은 정말 대단하죠. 
어느 뉴스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한 번쯤 되새김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노조나 파업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이 조금은 현명하게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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