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539일을 맞이하는 10월 6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3반 김소연 학생의 생일입니다.
김소연 학생입니다.
소연이네는 아빠하고 소연이하고 단둘입니다. 세상 모든 부모에게 자식은 각별하지만, 다른 가족이 없기 때문에 소연이 아버님에게 소연이는 글자 그대로 세상에서 둘도 없이 귀한 딸이었습니다.
소연이는 효녀였습니다. 공부를 잘 해서 초등학교 때부터 장학금을 받았고, 초등학교 졸업식에 오신 아버지 친구분들께 자기가 받은 장학금으로 삼겹살을 대접할 만큼 어른스러운 아이였습니다.
소연이 아버님은 소연이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지 하셨습니다. 자동차 부품 공장, 컴퓨터 조립 공장, 화학 공장에도 다녔습니다. 그런데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프레스 다루는 일을 하다가 사고를 당해서 소연이 아버님은 오른손 손가락 세 개, 왼손 손가락 세 개 윗부분을 잃으셨습니다. 몸이 아파도 소연이를 위해 일을 쉴 수 없어 계속 일하다가 결국 팔이 구부러지지 않을 정도로 아파져서 수술을 받으시기도 했습니다. 소연이는 아버지가 팔을 수술하셨을 때 옷 갈아입는 것도 도와드리고 음식도 해 드리고 삼겹살 먹을 때 상추쌈도 싸 드렸습니다.
소연이 아버님은 그렇게 열심히 돈을 벌어서 소연이가 배우고 싶다는 것, 하고 싶다는 것 다 하게 해 주셨습니다. 엄마 없다고 흉잡힐까봐 옷도 일부러 비싼 걸로 사서 입히고 교복도 직접 빨아주셨습니다. 소연이가 하고 싶다면 피아노, 기타, 수영, 태권도까지 다 배우게 하셨고, 그래서 소연이는 태권도 대회에 출전하러 일본에 다녀온 적도 있습니다. 다른 학부모님들은 소연이네 사정을 알고 나면 부부가 같이 키워도 저렇게 잘 키우기 힘들다며 놀라워하셨다고 합니다.
소연이는 아버지와 놀러다니는 걸 좋아했습니다. 인천 소래포구도 가고, 수영장도 가고, 노래방도 가고, 연안 부두도 같이 가서 유람선도 탔습니다. 부둣가에 놀러가면 아버지는 단골 횟집에서 회에 소주 한 잔 걸치고, 소연이는 붕어찜을 좋아해서 밥을 두 공기씩 먹었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붕어찜이 여자한테 좋다는 말을 듣고 일부러 소연이한테 자주 사주셨는데, 그 덕인지 소연이는 키도 쑥쑥 컸고 운동도 잘 했습니다. 소연이 아버지는 소연이만 보면 모든 피로가 다 풀리고, 소연이랑 놀러 다니는 게 가장 재미있었다고 하십니다.
소연이를 잃고 나서 아버님은 진도 체육관에서도 팽목항에서도 계속 울었던 기억밖에 없다고 하십니다. 언제나 울고 계셔서 '울보 아빠'라는 별명도 붙었습니다. 소연이 장례식 끝나고 나서 아버지는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괴로웠지만, 그래도 다른 유가족 분들께 의지해서 버티고 계신다고 합니다.
광화문TV 페이스북 페이지에 소연이 생일 동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1111로 문자 보내 소연이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아빠한테 세상 전부였고 목숨과도 같이 소중했던 딸, 공부도 잘 하고 운동도 잘 하고 착하고 어른스러웠던 소연이를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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