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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과거] 운문 - 허생원의 가난한 사랑노래
게시물ID : readers_47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일점돌파
추천 : 2
조회수 : 44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2/02 00:48:57

허생원의 가난한 사랑노래

서른의 한 백수를 위하여

 

메밀꽃 필 무렵을 공부하고 있었다

새로울 것은 없었다

사랑도 그리움도 낭만도 그 놈의 왼손잡이도

누구나 다 아는 연애담처럼 요점정리까지 되어있었다

 

다만

교수님, 왜 허생원은

늙은 나귀처럼 바스라지도록 세월이 흐르는 동안

성서방네 처녀를 만나러 가지 않았어요?

 

허생원은 만나러 가지 못한거야.

허생원은 가난한 장돌뱅이였으니까.

 

그제서야 알게 되었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을

두 점이 칠 때까지 그리워만 하는

나도 허생원이라는 걸

 


메아리

 

너는 지금 세상에 있는데

내가 부르는 너는 과거 속에 있다

 

과거 속에 있는 너도

사실 너는 아니다

 

그렇게 아닌 너만 부르다가

나도 내가 아니게 되었다

 

메아리만 홀로 남아

새벽을 감싸고 돈다

 

 

그리움의 탄생

 

사랑받지 못해 외로운 게 아니야

사랑할 사람이 없어서 외로운거야

 

 

오늘의 방구석 탈출

 

어제가 많아서

오늘을 멈추고

내일이 많아서

오늘을 눌렀는데

오늘은 오늘이 많아서

오늘을 잃었다네

 

울고 있는 어제를 달래고

버려진 내일을 씻기자

오늘은 비로소 얼굴을 들었다네

 

그러니까

내일이 어제가 될까봐

오늘만큼은 외출을 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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