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게에 이렇게 올려도 되는 글인지 모르겠네요...
그분께서 혹시 보실 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갑자기 마음이 시켜서 이 글을 씁니다.
글재주도 없어요..죄송합니다... 왠지 뻘글처럼 보일것 같아요...ㅠ
전 그저 주말 야간 파트를 맡고 있는 평범한 편의점 근무자입니다.
편의점 일을 하다가 몇시간 전에 손님 한 분께서 들어오셨어요.
젊은 남성분이셨는데, 얼굴과 팔에 여기저기 상처가 나 있으시더군요.
갑자기 핸드폰 배터리 충전이 되냐고 묻기에, 해드리려고 했는데
정말 죄송하지만 지금 급해서 그런데 충전이 가능하냐고 물으시더군요.
상처도 그렇고... 다급해 보여서 가방을 뒤져 제 개인 충전기로 충전을 시켜 드리면서
전화가 끝나면 무슨 일인지 한번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여기 일을 좀 오래 하기도 했고, 단골손님분들 중에 제게 속마음을 털어놓아 주시고
단골이 되신 분들도 있기에 평소에 자주 손님분들과 대화를 하는 편이었어요.
끝나고 잠시 말을 건네고서 사정을 듣게 되었습니다.
첫월급을 탄 친구가 기쁜 마음에 친구를 불러 술 한 잔을 샀고
그 친구가 술을 먹고 운전을 했고, 본인은 옆에 타고 있다가 사고를 냈답니다.
본인도 말리긴 했지만 술에 어느 정도 취해 있었고, 젊은 객기에 에라 모르겠다 식으로
옆에 앉아버렸다네요.
가다가 앞 차를 치고, 뒤로 잠깐 빠졌다가 뒤에 오던 택시와 받았답니다.
약간 울먹이면서 계속 옆에서 끝까지 안 말린 자신이 나쁜놈이라고 계속 자책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음주운전은 큰 잘못이지만,
옆에 있기만 했던 본인까지 그렇게 자기비하까지 하며 고민할 것까진 없다고
위로 같잖은 위로를....;; 해드렸는데..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 보니, 그 친구의 어머니께서 암으로 입원하시고
알지도 못하는 여자에게 당해서 얼마전에 감옥까지 갈 뻔 했다네요.
안그래도 힘들텐데, 술 한잔으로 잠시나마 잊고 싶었을 텐데
이런 사고까지 나게되니 본인 책임같다고 끝없이 자책하고 계셨습니다.
몇 시간동안 이야기 들어 드리면서 제 굴곡지던 삶 이야기도 해 드렸고
계속 위로 해 드렸습니다.
정말.. 술집밖에 없는 거리의 편의점 일 하면서 이런 사람 저런 사람 참 많이 봐 왔지만
진심으로 반성하고, 친구와 부모님 걱정하시는 분 또 오랜만에 뵈어서 기분이 참 묘했네요..
오유인이시길 빌면서... 혹시나 이 글을 읽으실지도 모르는 그 분께 남깁니다.
나가실 때 힘내라는 말씀밖에 못 해서 죄송하네요.
털어놓고 말해서, 잘 한 일이라고는 말씀 못 드립니다만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 정말 응원해 드리고 싶어요... 다시 앞으로 달리시라구요.
아까 말씀드렸던 대로, 이번 일 교훈으로 삼고 본인이건 주위사람이건
절대 음주운전 하지 않게 해주시길 바래요.
찰나의 5분. 그것만으로도 일 터지긴 한순간입니다.
그 친구분에게도 철저히 반성하고 다시 굳세게 일어나라고 제 몫까지 말해주세요.
우리 오유분들도 항상 방심하지 말고, 사고없이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에게만 사고가 있었던 것은 아니기에 모두들 잘 알고 계시겠지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안좋은 일이 닥쳐올지 그 누구도 절대 몰라요.
이렇게 마음아파 할 일이 그 어느 분께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죄송합니다.. 아침부터 두서없이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대서요..
하지만, 마음 속으로 잠시나마라도 힘드실 분들을 위해 기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덧글까지 달아달란 욕심은 부리지 않겠습니다.. 단 5초만이라두요...
그리고, 다른 분들도 모두 오늘 하루 웃을 일만 생기셨으면 합니다.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여러분 모두 힘내시고 항상 행복하게 웃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