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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성 좋은 연예인 없다, 뮤지컬 스태프 불만 표출
게시물ID : humorbest_4721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어머!저건?
추천 : 40
조회수 : 11730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5/07 21:52:29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5/07 13:05:21
 이창민 아이비 등 뮤지컬 무대가 예정되어 있는 연예인들은 공연 스태프들에게 좀 더 신경을 써야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십명의 연예인이 뮤지컬 주역으로 팬들의 사랑은 받아왔지만 정작 작품을 함께 한 스태프들에게는 외면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공연예술학교와 뮤지컬 전문지 '더뮤지컬'은 최근 40개 공연 관련기관 260명의 스태프를 대상으로 '공연계 종사자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스태프들이 연예인의 뮤지컬 출연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태프의 마음을 가장 이해했던 아티스트나 배우는?', '만나본 연예인 중 인간성이 최고인 연예인은?'등 비교적 긍정적인 질문에 대해 '없다'라는 답변이 각각 1위에 올랐다. 연예인은 스태프의 마음을 읽을 줄 모르는, 인간성이 '별로'인 사람들이라는 스태프의 평소 불만이 표출된 것이다.

공연 종사자들의 시각이 이처럼 부정적인 데도 유명 연예인을 향한 뮤지컬계의 러브콜이 잇따르는 까닭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스타마케팅' 때문이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스타를 내세워 공연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것을 스타마케팅이라고 한다. 스타를 캐스팅하면, 자연스럽게 홍보가 될 수 있고, 대부분의 팬들이 그 뮤지컬의 내용이나 비싼 티켓 값과 상관없이 공연장으로 몰려든다는 점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이다.

스타마케팅은 2006년 공연된 '지킬 앤 하이드'의 주연 조승우로부터 비롯된다. 조승우가 출연한 이 뮤지컬은 당시 한국 초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객석 점유율을 끌어내며 뮤지컬 대중화에 큰 역할을 했다. 이 사례를 본 업계는 이후 많은 연예인을 다투어 무대에 올렸다. '아이다'의 옥주현, '잭더리퍼'의 안재욱 성민(슈퍼주니어), '모차르트'의 준수(JYJ), '금발이 너무해'의 제시카(소녀시대) 루나(에프엑스) 등이 뮤지컬 무대에 올랐다.

오는 7월4일~9월4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될 '라카지'에는 2AM의 이창민과 '옥탑방 왕세자'의 이민호가 출연한다. 또 6월10일~10월7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될 '시카고'에는 발라드 '찢긴 가슴'으로 가요계에 복귀한 아이비와 인순이가, 6월22일~10월7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될 '맨 오브 라만차'에는 황정민이 무대에 서는 등 스타급 연예인의 뮤지컬 출연이 줄을 잇는 상황이다.

공연예술계의 블루칩은 뮤지컬이다. 매년 문화관광부가 실시하는 '공연예술실태조사'에 따르면 뮤지컬은 공연 횟수, 관객 동원, 공연 수입 등 모든 공연 실적에서 일반연극과 음악공연(대중음악 제외)을 저만치 앞서간다.

관계자들은 뮤지컬이 공연예술계의 대들보로 자리 잡은 첫 번째 요인으로 '스타마케팅'을 꼽는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이번 실태조사가 보여주듯 내심 연예인의 출연을 달가워하지 않는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왜 일까.

먼저 스태프들의 낮은 임금 등 열악한 환경이 지적된다. 연예인 출연자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는 것이다. 뮤지컬 제작비 규모는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이다. 경쟁적으로 스타 연예인을 캐스팅하고, 호화로운 무대장치 의상 등을 준비하고, 이에 걸맞은 마케팅 비용으로 자금을 쏟아내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스태프의 임금은 제자리걸음이거나, 경비 절감 0순위 항목으로 깎는 일이 다반사다.

아이돌 스타를 비롯한 유명 연예인의 뮤지컬 출연료는 1회당 500만~2000만원선. 많게는 5000만원에 이른다. 수억원대를 받는 CF 출연료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지만 공연계 실정에서는 거액의 개런티이다. 그러나 10년차 이상 스태프의 월 평균 수입은 100만원 이하(43%․2010년 공연예술실태조사))에 지나지 않는다.

스태프와 연예인의 심리적 거리감도 불만 요소이다. 소통도 안 되고, 뮤지컬에는 새내기인 데도 연예인임을 내세워 오만불손하다는 것이다. 스태프들이 '인간성 좋은 연예인'이 '없다'는 데 동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태프의 불만이 심화되면서 전문가 사이에서 '스타마케팅'에 대한 우려의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연세대 경영대학의 마케팅 웹진 OPUS는 "스타마케팅은 스타들의 몸값으로 인한 제작비 상승, 그리고 연쇄적인 공연 티켓 가격의 상승으로 관객의 입장에서 원하는 공연을 보기 힘들다"라고 지적했다.

또 "가끔은 유명 스타의 이름에만 기대어 매우 허술한 공연이 나오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런 현상이 심화되면 뮤지컬 자체의 종다양성도 과거에 비해 줄어들 것"을 우려했다. 스타를 기용한 대형 작품이 현란한 볼거리로 관객을 사로잡는 동안, 예술성 강한 순수 창작품은 점점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도 부정적 견해를 보인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요즘 뮤지컬은 아이돌 스타를 많이 출연시키는데, 우리는 기존의 전문 뮤지컬 배우로 작품성을 인정받으려 한다. 아이돌 스타를 쓰면 출연료에 거품이 낀다. 죽어라 하고 연극과 뮤지컬만 해온 배우들은 큰 상처를 받는다. 우리는 작품을 잘 만들면 손님은 극장을 찾게 돼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작품을 잘 만드는 게 최고의 홍보 마케팅이다."라며 스타마케팅의 역기능을 내비쳤다.

스타캐스팅은 뮤지컬 제작에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작품의 성패 자체를 결정하는 요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스타들 또한 일반 배우들보다 많은, 특히 스태프들에 비해 수십 배의 출연료를 받으면서 그만큼의 역할을 뮤지컬 안에서 하려면, 자신을 돕는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항상 배우는 마음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일이 상상보다 힘든 일이겠지만 스태프들의 노고도 헤아려주는 멋진 스타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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