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지니어스게시판이 너무 과열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만큼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는 거고 그만큼 게시판이 활성화됐기에 기분이 좋지만 너무 과열되어 있는것 같아요. 누가 잘못했네를 따지는 것보다 많은 분석글, 연구글, 예측글들로 지니어스 다음화, 더 나아가서 지니어스 다음 시즌을 기다리는 동안의 재미거리를 만드는게 어떨까요?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현재 지니어스 내에는 게임에 대한 능력과 다른 능력치로 정치능력이라는 것을 뽑고 있습니다.
정치능력의 핵심은 '포지셔닝'으로 자신의 캐릭터 혹은 위치를 잡는 기술이 되겠습니다. 그 목적은 다음 두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아군 만들기'와 '적 안만들기'.
두가지 능력에 대해 정치력의 원조이자 끝판왕, 혐젤갓 김경란을 통해서 알아보도록 하죠.
김경란의 정치력(정치질)이 가장 두드러졌던 순간은 7화에서 홍진호와 김풍을 몰아갔을 때입니다. 그와 함께 아마 4화에서 김구라의 남자들이란 발언을 했던 게 있죠. 이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집니다. '너네가 너네끼리 게임해서 우리도 우리끼리 뭉칠 수 밖에 없다' 이것은 '아군 만들기'의 일환으로 볼수 있습니다. 공공의 적을 만들면서 나머지가 아군이 되는거죠. 하지만 김경란은 확실하게 연합을 하자는 말을 잘 하지 않습니다. 이를 통해 김경란은 연합은 아닌데 적 프레임에 같인 애들을 제외한 나머지와 '함께' 게임을 풀어나가게 됩니다. 연합이긴 연합인데 생존을 보장해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게임을 함께 하면서 유리한 위치에 서는 수준인 거죠.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봅니다.
여기서 김경란의 정치력이 놀라운 것은 '아군 만들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반작용인 적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바로 '너네끼리 게임하니까' 라면서 책임을 적 프레임에게 돌렸기 때문이죠. 그럼으로서 적 프레임 내에서 누군가가 빠져나와 아군이 되려하면 얼마든지 받아줄 수 있게 됩니다. 김경란 연합이 김구라의 남자들이던 김풍과 이상민을 받아들이는 과정과 수식경매에서 홍진호와 연합을 하려던 것을 보면 알수 있죠.
즉, '아군 만들기'와 '적 안만들기'를 동시에 해낸 것입니다. 그렇기에 정치력의 끝판왕이라고 불릴 수 있는거죠.
그럼 이제 시즌3의 장동민과 하연주를 통해 정치력이 어떻게 발휘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장동민이 선택한 전략은 '아군 만들기'입니다. 이를 위해 장동민은 두가지를 포지셔닝하는데 바로 '능력'과 '책임감'입니다.
"나에게 이길 수 있는 전략이 있어" "너네가 믿고 따라오면 생존을 책임져줄게"
두가지를 통해 장동민은 그냥 아군이 아닌 확고한 아군을 만듭니다. 한 화에 한정되는 것이 아닌 끝까지 함께 가는 아군인거죠. 초반엔 남휘종과 유수진을 아군으로 삼았고, 지금은 오현민을 아군으로 삼고 있습니다.
하지만 확고한 '아군 만들기'는 그 반작용으로 적을 만들어냅니다. 최연승, 김유현, 이종범 등이 적이 되었고, 오현민도 중간에 연합을 맺기 전까진 장동민을 떨어뜨리고 싶어하던 적이었죠. 그리하여 적들의 견제로 자신은 살아남았지만 아군들을 잃었습니다.
다음은 하연주입니다. 장동민과 정반대의 노선을 걷고 있는 하연주의 포지셔닝은 바로 '바보'와 '약자'입니다.
"나 아무것도 모르겠어" "난 결정하지 못하겠어"(3화 최연승 왕따 중) 정확히 했던 말은 아니지만 대충...
하연주는 이 포지셔닝을 통해 완벽하게 '적 안만들기' 전략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많은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하연주의 전략이냐 아니냐'
그것은 확실히 알수가 없습니다. 전략이라는게 성립되려면 하연주의 의도가 있어야 합니다. 현 상황이 하연주의 의도에 의한 것이라면 하연주는 무서운 전략가입니다. 하지만 그저 어쩌다가 이렇게 된거라면 강자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그저 살아있을 뿐인, 말그대로 도시락 신세를 면치 못하겠죠.
일단 의도적이라는 가정 하에 계속 이야기를 하자면 하연주의 정치력도 굉장한 상태입니다. 약자 코스프레는 지나친 나머지 남은 플레이어들에게 적으로 인식조차되지 않는 상태이고 바보 코스프레 역시 8화 결정적일 수도 있는 전략 노출을 그냥 넘어가게 했죠.
둘 중에 하나만 부족했더라면 쌍민연합이 생징을 신아영에게 줄 수 있는 결정적 명분이 되었을 것입니다. 결과론적이지만 그렇지 않았죠.
시즌1의 김경란의 완전체 정치력과 비교해 장동민과 하연주의 극단적인 정치력과 그 극단적 정치력들이 5강까지 살아남았다는 것이 참 흥미롭네요.
이번 8화에서 장동민은 '능력'과 '책임' 두 포지셔닝을 잃어버렸지만 확실한 아군 오현민이 남았습니다. 하연주는 여전히 자신의 포지셔닝을 잘 유지하고 있구요. 9화부터는 진짜 개인의 게임능력이 중요해지는 시점인만큼(비록 중간달리기가 메인매치지만), 장동민의 '능력'이 거품인지 진짜인지, 하연주가 전략가인지 도시락인지 곧 밝혀지게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