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보고싶어 할머니 너무 보고싶어
게시물ID : gomin_6022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케이
추천 : 3
조회수 : 24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2/21 15:54:21

지난주 일요일, 친구랑 저녁먹으러 집을 나설려고 하는데 전화벨소리가 울린다

확인해보니 우리 할아버지. 7년동안 외국에 나가있어도 전화 한번 안하시던 할아버지가 전화라니,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며 수화기를 들어보니, 우리 할아버지.. 90평생 사시면서 한번도 약한모습 보이지 않으시던 그 분이 

목이매이신 떨리시는 목소리로 말씀하신다.

"XX야 할머니 돌아가셨다."

"....."


무슨말을 해야되는지 몰랐다. 일단 실감도 안나고 거짓말 같고, 아 뭐라고 설명해야될지도 모르겠고..

언젠가는 이런날이 올줄알고 잠깐 생각해본적도 있었지만 이렇게 이날이 빨리 찾아올줄 몰랐다.

2살때 부모님 이혼하시고 그때부터 군제대하고 유학가기전 23살까지 할아버지 할머니 누나 나 이렇게 네식구 쭉 같이 살아온..나를 길러주신 에겐 엄마, 아빠 같은 존재인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이젠 존재였다고 해야되는 생각에 또 한번 눈물이 난다.

 

마음같아선 그날짜 비행기표를 끊고 당장이라도 한국으로 날라가고싶었지만, 개인사정이 있어서 그럴수가 없었다. 너무 힘들었다. 먼 이국땅에서 이렇게 한탄만하고있는 내 자신이 너무 원망스럽고 미웠다어제는 너무나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시도때도 없이 멍을 때렸다. 일할때 거래처를 왔다갔다해야하는데 운전을하며 정신줄을 놓고있다가 크게 사고가 2번 날뻔했다. 이러다 큰일나겠다싶어서 사장님한테 말을드리고 일찍퇴근을했다. 집에오는길 문득 감자떡이 먹고싶어졌다. 우리 할머니가 당신살아생전 참 좋아하던 감자떡. 당뇨가 있으셔서 드시고싶은것도 못드시고 항상 힘들어 하시는 할머니한테 뭔가 사드리고 싶어서 뭐가 드시고싶냐고 내가 사온다고 그러면 먹고싶은것 하나도 없다고 항상하시면서도 내가 감자떡을 사다드리면 참 좋아하셨다. 몇개 없는 이로 오물오물 잘 드셨다. 그 생각이 나서 나도 괜시리 감자떡이 먹고싶어졌었다. 근데 이상하게 미국 떡집엔 왜 감자떡을 안파는거야  5번째 떡집을 찾아서 물어봤지만 없다고 할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그 떡집주인은 내가 되게 이상한놈인주 알았을꺼다.


난 이런건 드라마에서나 나오는건주 알았는데, 돌아가시기전날밤꿈에 할머니가 나왔다. 유치원시절 생일잔치할때 다른애들은 엄마, 아빠가 와서 축하해주고 안아주시는데, 나는 할머니가 나와서 창피해서 집에돌아갈때 할머니한테 막 소리지르고 철없이 행동했던모습들이 꿈에 나왔다. 용돈 100원을 탈라고 고사리 같은손으로 열심히 할머니 안마를 하던 내 모습도 보였다. 그날은 할머니가 보너스로 500원을 주셔서 매우 기쁜 날이였다. 꿈에서 깬후 할머니가 나왔네 하고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일상생활을 했는데..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그 전날밤꿈 생각이 나서 마음이 무겁다. 할머니와 마지막으로 통화할때, 내가 돈많이 벌어서 호강시켜드릴때까지 꼭 건강하시라고 했을때 난 괜찮으니 내걱정은하지말고 너나 건강잘챙기고 열심히 살라는 할머니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 맴돌아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


지금 이글을 쓰는 이순간에도, 나중에 한국에 들어갔을때를 상상하며 할머니를 못본다는 생각을 하면 머리가 너무 지끈지끈거리고 눈시울이 붉어진다. 떠나신지 이제 3일되셨는데 너무나도 보고싶다.  어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소리내서 엉엉 울어봤다. 강한척 씩씩한척하려고 참아보려고 했지만 참아지지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게 이렇게 힘든건지 이제야 알것같아서 먼저 떠나보낸 다른사람들의 마음이 너무 이해된다. 그리고 맨날 글로만 보는 말이였던, 살아계실때 잘해드려라 이게..이말이 정말 너무나도 뼈저리게 느껴진다. 


보고싶어 할머니 너무 보고싶어 

아, 또 가슴이 너무 울렁 거려온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