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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알바에게 빼빼로 받은 이야기. 오늘 겪은 일.
게시물ID : freeboard_47270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비닐맨
추천 : 4
조회수 : 508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0/11/11 21:34:56
 오늘 점심시간, 

평소 습관처럼 카페라떼 화이트 초코모카를 사서 커피땡을 하려고 학교 후문 편의점에 들어갔다. 

냉장고에서 가장 튼실해보이는놈을 골라나오면서 오늘은 어디에서 커피땡을 할까... 

바람이 많이 부니 어느한쪽이라도 막혀있는곳으로 갈까..

고민을 하면서 계산대로 들고 나오는데, 우리과 CC인 친구놈이 한명 보였다. 

그놈 손에는 녹색과 빨간색의. 마치 크리스마스를 떠올리게하는 색상의 

길쭉하고 네모난 상자가 들려있었고, 오늘이 며칠인지 익히 알고있었던 내가 

그것이 빼빼로라는것을 떠올리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11월 11일에 당당하게 빼빼로를 살 수 있는 친구를 부러워하며 

"너는 빼빼로 줄 사람이라도 있구나 부럽다."

"ㅎㅎ...."

 그때 내 눈에 알바생이 여자인것이 들어왔다. 

내가 한 말에 쳐 웃기만 하던 친구때문에 무안해진 나는

급히 개드립을 날렸다. 알바생을 향해.


"빼빼로 드릴까요?"

"아니요"

"..."


 그때 내가 한 말은 정말로 말줄임표였다. 그녀는 웃으며 거절을 했고, 

나는 그저 웃겼나보다 라고 생각 하며 담배와 커피를 사서 그 편의점을 떠났다.

그리고 끝날 줄 알았다.


 저녁에 공부를 끝마치고 친구 한명과 함께 정문에 있는 은행에 잠시 들렸다가 돌아오는 도중,
 
또다시 음료수나 하나 먹자는 생각에 많고 많은 편의점중에 하필이면 거기에 들리게 되었고.

 그 알바생과 다시 마주치게 되었다.



"어? 아직까지 계시네요?"

" 아 네....ㅎㅎ"



 음료수를 계산대에 놓고 나는 빼빼로를 찾아 해맸다. 그리 즐겨 먹는 과자도 아닌데다, 

빼빼로를 줄 일도 받을 일도 없는 현실은 내가 빼빼로한 상자를 집는데까지 5분이라는, 

과자 하나를 찾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 걸리게 만들었고, 5분뒤 나는 겨우 그녀 앞에 설 수 있었다.



카운터에는 내가산 커피와 친구가 산 허쉬 초코우유. 그리고 빼빼로 한통이 놓여 있었는데, 

친구는 자신의 드링크를 집었고, 나는 커피를 한손으로 집으며 친구에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알바가 빼빼로를 집어줄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던것이다. 하지만 학교근처 알바들이 가끔 그러하듯, 

이 알바생의 친구들이 가게 안에 있었고, 

계산을 다 마친 그녀는 이제 나따위에게는 일말의 관심조차 갖지 않은채 친구들과 수다 떨기에 바빴다. 

나는 결국 빼빼로를 직접 집어들었고, 그녀에게 말했다.



"빼빼로 받으세요."

"아뇨 괜찮아요."



그녀는 무척이나 당황하며 두손을 뻗어 내가 내민 빼빼로를 거부했다.



"그냥 일단 받아보세요"

"아뇨 됐어요."



 한번 더하면 '아뇨 싫어요 이러지마세요'라는 말이 나올까봐 나는 그쯤 해두었고, 

마지막 남은 자존심에 꺼낼 수 없었던 말까지 꺼내고 말았다. 

"그냥 받았다 다시주세요..."

"ㅇㅇ(끄덕끄덕)"

그녀는 고개를 강하게 끄덕이며 마치 더러운 물건이라도 집고 있던듯이 나에게 빼빼로를 돌려 주었다.

친구와 나는 도망치듯 가게를 빠져나왔다.

친구가 나에게 오유의 현실화라고 했고. 나는 그저 씁쓸하게 한번 웃어줄 뿐이었다.







그냥 처음부터 집어서 줄것이지 나쁜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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