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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제발 막아봅십다.
게시물ID : sisa_418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roperain
추천 : 13/6
조회수 : 48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8/01/10 02: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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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gobada.co.kr/

대운하 반대 시민연합

 

 

대운하..

호남운하까지 동시에 착공해서 4년내로 완공시킨다는군요.

물류효과에 대해 비판받자 이제는 관광운하라고 하더군요.

나라를 세동강 내면서 관광운하라니..  

차라리 그럴거면 17조 짜리 아시아 최대 놀이공원을 짓지..

정말 제가 제정신이 아닌건지 이 나라가 제정신이 아닌건지 모르겠네요.

 

충주, 대구, 문경 등 대운하 예정지의 지자체에서는 벌써 업무전담팀마저 꾸렸더군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던 언론에서도 비판 글을 보기 점점 힘들어지네요.

이익이 관련된 집단에서는 어떻게든 추진하려고 할거고.

설마했는데

뒷짐지고 있으면 정말로 삽뜨기 시작할거 같네요.

 

제발 막아보게요.

지인들에게 이메일을 보내시던지

자주 들르는 카페에 글을 올리시던지

제발 이 코미디같은 상황에서 벋어나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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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대운하 찬반 대토론] 쟁점① 자연조건, 운하에 적절한가

 

적절하지 않다

 

한국 지형 유럽과 너무 달라
반도국가에선 난센스

 

우리나라는 내륙 어디서나 조금만 나가면 바다가 있다. 때문에 연안을 이용한 해운이 하천을 이용하는 주운(舟運)보다 자연스럽다. 섬이나 반도국가에서 내륙 주운은 효용성이 떨어진다.

 

우리나라의 자연 지형도 운하에 부적합하다. 운하가 발달한 라인강이나 도나우강 등 유럽의 강들을 보면 대개 지형이 평탄하고 유역 면적이 넓다. 수량이 풍부하며 연중 강수량도 고르다. 이런 상태에서 강을 따라 도회지가 발달돼 전부터 주운이 활용됐다.

 

라인강과 도나우강의 운하는 내륙 교통이 발달하기 어려웠던 400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구축됐다.  유럽 운하는 유럽 생태 역사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통적으로 주운이 있었다. 그러나 소규모 물량을 제한된 구간에서 한시적으로 이동하는 수단이었다. 우리의 하천을 근대적 주운으로 이용하기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산악 지형으로 인해 사행천이 많고 하상 폭이 협소하며 수심이 얕고 유속은 빠르다. 상·하류 간 표고 차가 심해 배가 안전하게 긴 거리를 이동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 교수

 


 
  

[한반도 대운하 찬반 대토론] 쟁점② 홍수 때는 어떻게 되나
 
피해 크다

 

홍수 집중도 라인강 4배
집중호우 땐 재앙 부를 수도

 

우리나라는 계절별로 하천 유량의 편차가 심하다. 자연 하천을 주운으로 유지하기 힘든 이유다. 연중 최소 유량 대비 최대 유량의 비율을 하상계수(유량변동계수)라 하는데 한강은 1:90, 낙동강은 1:260, 섬진강은 1:270에 이른다. 반면 독일 라인강은 1:18, 영국 템스강은 1:8에 불과하다. 한강의 홍수량 집중도가 라인강의 4배에 해당한다. 댐으로 홍수 조절을 하기 전 한강의 하상계수는 1:393으로 라인강의 약 23배에 달한다.예측불허에 가까운 집중호수 때 운하는 자칫 재앙이 될 수 있다.

 

편차가 큰 만큼, 수량을 상시 확보하려면 인위적인 저류시설의 설치가 불가피하다. 수심 6m를 유지하기 위해선 한강~낙동강 553㎞에 평균 29㎞마다 수중보와 갑문을 설치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한강과 낙동강은 수로 기능만 남고 하천 고유의 생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그에 따른 수질 악화, 잦은 홍수, 하천 습지 파괴 같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하천 바닥의 기울기가 심한 편인 점도 운하의 유지를 어렵게 하는 주 요인이 된다. 기울기가 심하면, 홍수 때 지천에서 본류로 토사가 대량 유입된다. 따라서 일정 수심의 인공수로를 유지하기 위해 준설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 역시 수생 생태계의 형성을 근본적으로 어렵게 만든다.
우리나라의 기후는 계절별 변화가 심해 결빙, 안개, 홍수, 가뭄 등이 자주 발생한다. 해서 하천을 주운으로 개조한다고 하더라도 선박 등의 안전운행에 많은 어려움이 발생한다.

 

/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 교수

 


 
 

[한반도 대운하 찬반 대토론] 쟁점③ 물동량은 충분할까 
 
 
태부족

 

부산화물 19%만 수도권행
운하엔 하루 12척 오갈 뿐

 

우리나라 도로 수준은 OECD 30개국 가운데 중상위권이다. 물동량과 물류비를 연계해 도로의 질을 나타내는 총 도로연장 대비 고속도로는 2위, 국도는 10위이다. 세계적 수준이다. 철도는 KTX와 상관없이 부산진역 화물열차의 경우 1일 상·하행 포함 32회가 운행하고 있고 연간 수송능력은 1152만t이다. 2010년 KTX가 부산까지 완전 개통되면 수송 능력은 배가된다.

 

이명박 후보는 경부운하가 만들어지면 2011년 기준으로 1021만t~1039만t의 물동량이 경부운하로 흡수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먼저 유감스럽지만 벌크 화물로 분류되는 시멘트와 유연탄의 경부운하 흡수율은 제로에 가깝다. 시멘트 생산지는 단양을 제외하면 동해지역에 있고, 출하기지는 서남해안에 집중돼 있다. 경부운하와는 운송 경로가 전혀 다르다. 유연탄은 전량 수입해 연안지역의 발전소와 철강·시멘트 업체에서 소비된다.

 

부산항을 통해 수출입하는 수도권 물동량도 비중이 줄고 있다. 부산항에서 처리되는 물동량 중 수도권 물동량 비율은 19%다. 수도권 물동량의 50%는 인천항에서 처리된다. 이명박 후보 캠프의 방식대로 경부운하의 1일 물동량을 계산해도 2500톤급 선박으로 하루 12척이 오가는 규모에 불과하다. 12척으로 4만달러 시대가 가능할까?

 

/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한반도 대운하 찬반 대토론] 쟁점④ 속도 너무 느리진 않을까

 

느리다

 

서울~부산 도로 5시간,
운하로는 60~70시간 걸려

화주들은 운송 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 도로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5시간, 철도는 8시간 소요된다. 그 동안 운행하다 수요가 줄어 폐지된 부산항~인천항 간 752㎞ 연안 선박은 28시간 소요됐다. 553㎞ 경부운하는 몇 시간이나 소요될까? 이명박 캠프 측은 처음에는 60시간, 그리고 이후 40시간, 30시간, 최근에는 24시간으로 말을 바꾸고 있다. 입증은 없고 말만 있다. 평균 운행 시속은 32㎞이고, 최고 시속 35㎞라고 한다. 그러나 화물선은 쾌속선이 아니다. 거칠 것 없이 넓은 바다를 달리는 배는 엔진 성능 만큼의 최고 속도를 낼 수 있지만 운하의 좁고 굴곡 많은 수로를 운항하는 바지선은 속도를 내기 힘들다.

 

길이 171㎞인 독일 마인~도나우 운하는 16개 갑문이 있는데 운행 시간이 30시간이다. 최고 시속은 13㎞로, 독일 정부의 엄격한 시뮬레이션을 거쳐 속도를 정했다. 유럽 운하의 최고 시속은 18㎞다. 로테르담~프랑크푸르트 간은 528㎞이며, 2개의 갑문이 있는데 운행시간은 58시간이다.

 

이와 비교하면 경부운하는 잘 봐줘도 60~70시간 소요될 것이다. 연안해운이 돌아간다고 하지만 경부 운하에 비해 200㎞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속도를 감안하면 더 가까운 것이다.

 

그런데도 도로·철도·연안수송과 경쟁할 수 있는가? 지금도 운임이 싼 기차를 놔두고 트럭으로 물건을 나르고 있다. 세상은 ‘더 빠르게, 더 가볍게’를 지향하는데, 운하는 ‘더 느리게, 더 무겁게’로 돌아가는 것이다.

 

/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한반도 대운하 찬반 대토론] 쟁점⑤ 물류비 절감효과 있나
 
  
 
없다

 

운하 경제성 2배 부풀려
시간·수송량도 해운이 우월

 

한국의 물류비가 일본에 비해 높은 것은 도로 수송비율이 높기 때문이 아니다.

 

비영업용 비율이 높아 물류시스템이 체계화되지 않은 것이 더 큰 원인이다. 도로 수송에서 한국은 영업용 비율이 20%이고 비영업용이 35%다. 반면 일본은 영업용 45%, 비영업용은 8%다. 영업용 비율이 5배 이상 높다.

 

영업용은 전문업체가 운영하므로 비영업용에 비해 체계적이어서 비용이 절반 가량이다. 이명박 캠프는 물류비를 어디서 낮출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의하면 컨테이너 1TEU 기준 도로운송비용은 48만9804원이고, 연안해상운송비용은 31만8438원이다. 차이가 17만1366원이다. 그런데 캠프는 경부운하가 도로운송보다 35만원 줄어든다고 과대 계산하고 있다.

 

도로는 문 앞까지 운송하는 데 비해 운하 운송은 복잡한 단계가 추가되므로 실제 비용 차이는 거의 없거나 오히려 높다. 운하는 배로 옮기고 나서 다시 차를 이용해 목적지까지 가야 한다. 배에 싣고 내리고 하는 비용이 추가되는 것이다. 때문에 장거리 운송이 아니면 배로 운송하는 것이 차로 운송하는 것보다 비용이 더 드는 것이다.

 

연안 해운과 비교해도 운하 운송은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한 배에 선적하는 화물의 양도 해양화물선에 비해 작다. 어떻게 운송비가 절감되나?

 

/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한반도 대운하 찬반 대토론] 쟁점⑥ 완공까지 얼마나 걸리나
 
최소 10년 걸린다

 

곳곳 난공사… 10년은 걸려
토지수용 등 사전절차만 4년

 

경부운하는 19개의 갑문과 리프트를 건설하고 산을 통과해야 하는 난공사다. 강바닥을 깊게 파고 충분히 넓혀야 하며, 굽이굽이 도는 강의 흐름을 직선화해야 한다.

 

백두대간의 일부인 소백산맥을 관통하는 대형 터널과 인공수로 44㎞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 기존 한강, 낙동강도 암반과 자갈이 물 위로 드러나 있는 지역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암반을 뚫고 깊이 9m의 수로를 만들어야만 배가 다닐 수 있다는 얘기다. 요새 댐 하나 짓는 데도 계획부터 완공까지 10년이 걸린다. 운하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정, 운하 설계, 환경영향평가, 토지 수용 등 공사 시작 전에 필요한 기본적 절차만 4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게 건설 현장의 목소리다.

 

건설사업에 대해서는 환경영향평가를 거치는 것이 법제화되어 있다. 또 현행법상 국가와 지자체는 교통·재해 등에 관한 영향평가를 해야 한다. 여름철 집중호우가 내리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재해영향평가는 철저히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찬성 측에 따르면 운하의 폭은 200~300m에 달한다. 또 곳곳에 정박용 터미널을 건설해야 한다. 이는 기존 하천구역 내 부지만으로는 운하 건설이 가능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건설업계는 토지 수용 민원을 해결하는 데만 적어도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171㎞인 독일 마인~도나우 운하는 완공까지 32년이 걸렸다. 5.8㎞에 불과한 청계천 복원 공사도 2년8개월이 걸렸다. 경부운하는 총 550㎞에 산이 막고 있는 험한 지형에 건설해야 한다.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이 기존 사업들은 모두 제쳐두고 경제효과가 미미한 운하 건설에 모든 장비와 근로자를 투입하란 말인가. 순공사기간만 아무리 적게 잡아도 10년은 걸릴 것이다.

 

/ 홍종호 한양대 금융경제학부 교수

 


 
[한반도 대운하 찬반 대토론] 쟁점⑦ 총비용 어느 정도
 
32조~54조 든다

 

교량 재건비만 4조8000억
암반 굴착비 등 합치면 54조

 

고속철도는 처음에 6조원을 예상했지만, 결국 20조원이 들어갔다. 경부운하 역시 그런 길을 가게 될 것이 분명하다. 48개 교량의 재건 비용만 최소 4조8000억원이다. 한강과 낙동강 바닥 곳곳의 암반지대 굴착비용도 큰 변수이다. 운하 공사를 강 바닥의 퇴적물을 준설하는 간단한 공사로 생각하지만 바닥을 깊게 파야 하는 상류로 갈수록 암반이 드러나는 곳이 많다. 이밖에 상수원 오염에 따른 취수원 이전비와 강변여과수 시설비용, 제방 보강 비용, 여름철 홍수와 태풍으로 인한 관리비용 등 누락된 부분들을 포함하게 되면 실제 공사비는 32조~54조원에 달할 것이다.

 

독일 마인~도나우 운하의 경우, 통행료 수준이 매우 낮다.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해 통행료를 높게 받으면 이용 선박이 크게 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건설비는 물론 운영비의 대부분을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이명박 캠프는 경부운하의 산업파급 효과를 30년간 11조7000억원으로 추산했다. 그리고 이것을 비용 대비 경제적 효과 계산에 포함시켜 비용보다 효과가 2.3배 큰 것으로 계산했다. 경제성 분석의 기초를 무시한 계산법이다. 산업파급 효과와 같은 간접편익은 정책분석의 참고로 할 뿐, 비용편익 비율 계산에는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건설 현장도 예전과 달리 많이 기계화돼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다. 게다가 건설기간 4년이 지나가면 없어질 일자리이다. 청년실업문제는 오래가는 고부가가치형 일자리를 창출해야만 해결될 수 있다. 독일의 마인~도나우 운하의 경우, 갑문 조작과 시설유지 및 운영을 위해 총 380명이 고용돼 있다. 독일 전체 내륙수로를 운영하는 화물운송 고용인원을 모두 합쳐도 7612명밖에 되지 않는다. 운하는 직접적 고용 유발이 큰 산업이 아니다.

 

/ 홍종호 한양대 금융경제학부 교수

 


 
[한반도 대운하 찬반 대토론] 쟁점⑧ 골재 채취해 비용 충당되나
 
불가능하다

 

골재 수입 1조6000억뿐
공급 과잉되면 수익 더 줄어

 

한강과 낙동강에서 8억3000만㎥의 골재를 캐내 팔아 8조3000억원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주장은 경제학적 계산상 오류이다. 게다가 실제로 시장에 내다팔 수 있는 경제성 있는 골재량을 과다 산정한 근본 문제도 안고 있다.

 

이명박 캠프에서 제시한 지질자원연구원의 골재 부존량과 개발 가능량 조사는 1994년 것으로 너무 오래돼 정확하지 않다. 또 여기에는 한강·낙동강 지천의 골재까지 포함돼 있다. 더욱이 경제성 있는 채취 가능량은 개발 가능량의 51%이다. 영남의 골재가격은 6000~7500원 선이다. 여기서 생산비와 운반비 4000원을 빼야 한다. 또 강 전체가 아닌 수로 부분만 파낸다면 골재량은 더 줄어든다. 이명박 캠프 측은 강의 본류 가운데 수로로 이용할 부분만 준설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이때 준설한 골재를 팔아서 공사비를 대겠다고 했다. 그런데 강 전체의 골재를 모두 개발수익으로 잡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현재 이용 가능한 통계에 기초해 보면, 시장에 팔 만한 골재량은 최대 3억6000만㎥로 추산된다. 이를 공사기간 5년 기준으로 평가하면, 경제적 가치는 1조6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만약 공사 기간 중에 무리하게 골재를 시장에 공급하면 가격이 폭락해 수익은 예상보다 크게 줄 것이다. 외국에 팔겠다고 하지만 골재는 운송비 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에 30㎞만 벗어나도 경제성이 없다.

 

/ 홍종호 한양대 금융경제학부 교수

 


 
 
[한반도 대운하 찬반 대토론] 쟁점⑨ 기존 다리들 부숴야 하나
 

 
많이 철거

 

123개 중 48개 허물어야
1000여개 지천 제방도 문제

 

‘한반도대운하 기본구상’에 따르면, 한강과 낙동강에 배가 다니기 위해서는 다리 높이를 최소 11m로 유지해야 한다. 이는 다리 밑과 겨우 40㎝의 차이를 두고 컨테이너선이 지나가는 비현실적 가정에 근거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현재 놓인 다리 123개 가운데 무려 48개를 철거하고 재건설해야 하는 상황이다.

 

통과 높이를 조금 여유 있게 13m로 잡으면 60개의 교량을 재건설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한강·낙동강 교량의 절반을 재시공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중에는 KTX를 비롯해 수많은 기차가 다니는 한강철교(통과높이 10m)도 포함되어 있다. 언제 운하를 건설하고 또 수많은 다리와 철교를 동시에 철거, 재시공한다는 말인가? 상상하지 못할 교통대란이 발생할 것이다. 게다가 선박이 교량에 충돌하는 것을방지하기 위해 교각 간의 거리가 최소 67m이상이 되어야 한다. 이에 맞추려면 한강다리만 해도 12개는 철거하고 재설치 해야 한다.

 

경부운하 주변에는 또 수많은 지천이 널려 있다. 한강의 경우, 소하천을 제외한 지천이 무려 703개이다. 국가하천과 1급·2급 하천만 포함한 수치이다. 낙동강은 785개로 이보다 더 많다. 총 1488개의 지천이 있는 것이다. 하천에 보를 쌓아 물을 가둬서 수위를 유지하고 갑문으로 배가 드나드는 것이 운하의 기본 개념이다. 보의 높이가 기존 제방을 넘지 않더라도 물이 잘 빠지지 않아 금방 불어날 경우에 대비해 모든 지천의 제방공사가 필요하다. 결국 1400여개 지천에서 제방공사를 한다면 본류의 제방공사보다 훨씬 많은 돈이 들 것이다.

 

/ 홍종호 한양대 금융경제학부 교수

 

 

 

[한반도 대운하 찬반 대토론] 쟁점⑩ 조령운하터널은 실효성 있나

 

실효성 없다

 

사고 대책없는 초장대 터널
반대편서 배오면 2시간 대기

 

이명박 캠프 측은 소백산맥을 관통해 폭 21m, 높이 22m, 길이 25㎞ 짜리 초대형 터널을 건설하겠다고 했다. 세계에서 가장 긴 운하용 터널은 프랑스 로브터널로 7.2㎞이다. 유럽 운하 전문가들은 “운하 터널은 매우 위험하므로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길이 110m에 이르는 2500t급 선박이 터널 안에서 사고라도 나면 사실상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운하 경험이 일천한 상태에서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을 만들겠다는 것은 1등주의 콤플렉스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무조건 ‘하면 된다’며 밀어붙일 게 아니라, 경제성이 있고 사회에 도움되는 일을 우선 순위에 따라 하는 것이 옳다.

 

게다가 터널이 단선(單線)으로 계획돼 있는데, 반대편에서 오는 배가 완전히 통과할 때까지 다른 배는 꼼짝없이 2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 화물 대기에 따른 기회비용 박탈 문제를 감안했는가?

 

조령터널의 폭은 21m이지만 수로 폭은17m에 불과하다. 그 안에 11~12m 폭의 선박이 진입했을 때 배 양쪽으로 겨우 2.5~3m밖에 여유가 없어 자체 동력으로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예인선에 이끌려 아주 느린 속도로 통과해야 한다. 화물을 가득 실은 바지선이 전동예인차에 의지해 시속 12㎞로 운행할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배가 진행할 때 물이 옆으로 갈라지기 어렵기 때문에 마찰력이 많이 작용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에너지도 많이 든다. 파나마운하는 6개의 전동예인차를 동원하고도 시속 3.2㎞로 운행한다.

 

관광효과를 주장하지만 껌껌한 25㎞ 터널에서 4~5시간 동안 배의 배기가스를 마시면서 즐거움을 느낄 관광객은 없을 것이다.

 

/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한반도 대운하 찬반 대토론] 쟁점⑪ 생태계 파괴 안될까
 
파괴된다

 

남한강 등 골재 모두 파내야
주변 습지 마르는 것도 문제

 

운하를 만들면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운하라고 하니까 생땅을 파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있는 강을 그냥 연결해서 강을 이용하는 것에 불과하다.” 생태계 파괴 논란을 의식해 운하찬성론자들이 내놓고 있는 주장이다. 이 말만 들으면 경부운하가 고속도로 건설에 비해 손쉽고 단순한 프로젝트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과연 그런가? 남한강과 낙동강의 물길을 그냥 잇기만 하면 5000t급 대형 컨테이너선을 띄울 수 있을까? 무겁고 긴 컨테이너 과 바지선의 운항이 가능하려면 구부러진 물길을 직선으로 펴고 강바닥을 깊이 파낼 수밖에 없다. 계획대로라면 사업비 절반인 8조3000억원을 충당하기 위해 낙동강과 남한강 바닥의 골재를 모조리 긁어내야 한다. 모래층이 얕은 곳은 단단한 암반층 굴착도 불가피하다. 말 그대로 ‘생땅’을 파는 난공사도 있다. 남한강과 낙동강 사이에 40㎞ 길이의 인공수로와 터널을 뚫어야 하기 때문이다. 토공량(earth-moving volume)만 어림잡아 고속도로 10개를 만드는 공사에 맞먹는다.

 

운하는 자연스러운 뱃길이 아니다. 선박이 일으키는 파랑(波浪)으로 수로 바닥과 가장자리가 침식되는 것을 막기 위해 큰 돌을 쏟아붓거나 시멘트를 발라야 한다. 홍수 때 상류에서 내려와 쌓인 토사와 쓰레기를 제거하기 위해 해마다 바닥을 긁어내야 한다. 지하 수위가 낮아져 운하 주변의 습지와 농지가 말라가는 것도 문제다. 인공습지를 만들면 된다지만 진품을 없애고 짝퉁을 만들 이유가 없다. 운하 양쪽 인공습지 조성비는 최소 5조원이 들 것이다.

 

/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한반도 대운하 찬반 대토론] 쟁점⑫ 식수원 오염되지 않나
  
 
가둔 물 좋아진 사례 없어
상수원서 사고나면 대재난

 

보(堡)나 댐을 만들어 물을 채우면 오염물질이 희석돼 수질이 좋아진다는 찬성론자들의 주장은 진실과 거리가 멀다. 물을 가두면 오염물이 가라앉아 부영양화를 가속화한다. 소양호, 청평호, 팔당호, 한강 서울 구간을 통틀어 물을 가두고 수질이 좋아진 사례가 있는가? 물을 가두어 수질이 나빠진 대표적인 곳은 낙동강 하류다. 하구언 건설로 물 흐름이 5배나 정체돼 오염도가 20년간 40% 이상 증가했다.

 

퇴적물 준설로 오염물질이 제거돼 물이 깨끗해진다지만 준설해야 할 만큼 오염된 구간이 어디인지도 밝히지 못하고 있다. 국내외를 통틀어 상수원을 준설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 준설로 오히려 오염물질이 확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효과에 비해 비용도 많이 든다. 작년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팔당호 경안천을 준설하려다가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돼 중단한 이유이기도 하다. 수질오염의 주범은 모래와 자갈이 아니다. 낙동강 수질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이 공단이 쏟아낸 폐수다. 오히려 선박사고에 따른 오염물 유출을 걱정해야 한다. 독일 운하에서는 해마다 수백 건의 선박사고가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먹는 물의 84%를 지하수에서 얻는 독일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88%의 물을 하천과 호수에서 직접 취수해 먹는다. 상수원에서 대형 선박사고가 발생해 기름이나 화학물질이 흘러나오기라도 하면 국가적 재난이 초래된다. 지난 10월 8일에도 춘천호에서 바지선이 침몰하면서 폐기름이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한강은 사고 무풍지대가 아니다.

 

/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한반도 대운하 찬반 대토론] 쟁점⑬ 대기오염 절감효과 있나

 

효과없다

 

오염 배출량 트럭의 2배
CO2 절감효과도 불분명

 

운하를 만들면 대기오염을 개선할 수 있다지만 실제로는 운하를 다니는 배들이 화물 트럭보다 질소산화물(NOx)과 미세먼지를 더 많이 발생시킨다. 유럽의 연구를 보면 톤㎞(화물 1t을 1㎞ 운반하는 것)당 질소산화물 발생량은 화물 트럭 542㎎, 주운 선박은 833㎎이다.

 

미세먼지는 주운 선박이 톤㎞당 24㎎을 내뿜어 13㎎인 화물 트럭에 비해 2배 가량 오염도가 크다. 경부운하에서는 그 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컨테이너선과 바지선의 최대 운항속도를 유럽의 2배인 시간당 30㎞ 이상으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운하를 만든다는 주장도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다. 최근 지구온난화의 4%가 물을 가두어 놓은 댐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물을 가두게 되면 물에 잠기는 식물과 상류에서 흘러들어온 유기물질이 부패하면서 많은 양의 탄소가 방출된다.

 

1차 부패가 끝나면 바닥에 가라앉은 식물 잔해가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분해돼 메탄을 생성시킨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 영향력이 21배나 큰 온실가스다.

 

한편 운하 반대론자들은 운하로 인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줄어든다는 주장에도 의구심을 갖고 있다. 운하 운송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감소시킨다는 주장의 전제는 화물 트럭을 이용한 컨테이너 운송이 운하로 옮겨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물동량이 옮겨진다는 것은 연구자들마다 서로 다른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어 얼마나 명확한 효과가 있는지 단언하기 어렵다. 운하 반대론자들은 운하 찬성론자들의 물동량 이전 효과가 과대 추정되었다고 본다.

 

/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한반도 대운하 찬반 대토론] 쟁점⑭ 독일 운하는 성공인가 실패인가
 
실패다

건설까지 30년… 물동량은 예상에 훨씬 못 미쳐
추위로 물 얼어붙어 3개월 운항 중단된 곳도

 

 

 

이명박 후보는 24m 높이의 독일 MD운하(마인~도나우 운하) 힐폴슈타인 갑문에서 “운하는 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길이 171㎞, 갑문 16개인 MD운하는 경부운하 건설의 모델처럼 칭송되었고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MD운하 건설이 30년이나 걸린 것은 이를 둘러싼 독일 사회의 찬반 논쟁 때문이었다. 이 논쟁사를 보면 경부운하의 미래도 보인다. 

 

MD운하는 마인강과 도나우강에 운하를 만들어 북해와 흑해를 연결하는 수송체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또 다른 목적은 물이 풍부한 도나우 강물을 물이 부족한 마인강으로 끌어올리려는 것이었다. 이는 운하와 관련 없이 현재 파이프라인으로 해결하고 있다.

 

독일의 많은 연구소가 물동량 분석을 시도했고 대부분 ‘매우 미미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MD운하를 강력 추진한 바이에른주의 IFO연구소와 MD운하 건설사인 RMD만이 연간 2000만t과 1800만t이라는 물동량 예측치를 내놓았다. 정부는 이 두 예측치에 의해 착공을 결정했다.

 

그렇지만 적중하지 않았다. 1992~2006년 MD운하 물동량은 예측치에 훨씬 못 미치는 600만~700만t에 머물고 있다. 경제성이 없는 것이다. MD운하는 2000t급 이상 선박은 통과할 수도 없다. 이 운하가 건설되기도 전에 독일의 다른 내륙 주운은 대형 선박용으로 탈바꿈했다.

 


 
독일 마인∼도나우 운하는 건설 당시 수로에 방수시트를 설치했다.


MD운하는 이명박 후보가 주장하는 것처럼 자연친화적인 운하일까. MD운하 전 구간은 작은 호수나 기존의 좁은 운하 등을 연결한 인공수로이다. 운하의 물은 정체되어 있고 운하의 물은 식수로 사용할 수 없다. 또한 운하 주변에는 농사를 짓지 못하도록 했다. 아무리 차단해도 물이 새기 때문에 아예 농업을 중단시킨 것이다.

 

건설 논란이 심했던 지역은 오트마링이다. 이곳에 자연보존지역으로 지정된 2개의 작은 습지가 있었는데 습지 보존과 운하 건설을 놓고 팽팽한 대립이 일어나 독일 사회가 뜨거웠다. 결국 이 습지를 보존하기 위해 22m의 철심을 박아 방수벽을 설치했지만 운하 건설로 지하수가 고갈되어 습지는 파괴되고 말았다.

 

경부운하 운행일수는 기후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그렇다면 약 26㎞에 달하는 조령터널 안에 있는 물은 과연 어떻게 될까. 문경은 매우 추운 지역이다. 독일의 MD운하는 결빙 등으로 인해 2006년 무려 3개월간 운행이 중단되었다. 지대가 높고 물이 흐르지 않기 때문에 결빙된 것이다.

 

사고는 없을까. 독일 내륙 주운에서는 선박 사고가 1999년에 무려 400건이나 발생했다. 2000년 이후로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도 이명박 후보 측은 “운하 사고는 비행기가 63빌딩에 충돌할 정도의 확률”이라고 부정하니 웃지 않을 수 없다.
한편 독일에선 MD운하를 둘러싸고 이런저런 문제들에 관한 찬반 양론이 심해지자 정부가 주민에게 막대한 보상금을 지원했다. MD운하 건설이 30년이나 걸린 여러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한반도 대운하 찬반 대토론] 쟁점⑮ 세계 흐름에는 맞나 안 맞나

 

안 맞다

 

19세기 철도 등장 이후 급격한 사양길
유럽서도 전체 수송의 3~4%에 그쳐

 

세계의 운하를 정리한 글들을 보면 이렇게 끝을 맺는다. ‘운하는 19세기 철도가 등장하기 전까지 대형 운송수단이었다. 그러나 철도가 등장한 이래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이명박 후보와 경부운하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경부운하를 얘기할 때마다 유럽 운하와 비교한다.

 

유럽 운하는 경제성이 높고, 화물 물동량이 많다는 것이다. 유럽 국가 전체에서 운하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국가별 운하 이용률에 대해서는 애써 눈감고 특정 지역을 선정해 마치 유럽 전체의 운하 이용률이 높은 것처럼 과대선전한다.

 

이명박 후보가 칭찬한 유럽의 운하 이용은 실제로 어느 정도일까. 유럽위원회 2006년 보고서에 의하면 유럽연합 가입국들의 수송부문 가운데 운하 이용률은 3~4%에 불과하다.

 

유럽 전체로 보면 2004~2005년 무게를 기준으로 도로 45.8%, 해운 40.4%, 철도 10.3%이며 운하는 3.5%에 불과하다. 2005년 유럽에서 내륙 주운으로 운송된 물동량은 총 4억6500만t이다. 벨기에(13%), 네덜란드(29%), 독일(13%) 3개국만 이용 비중이 높다.

 

이들 3개국이 유럽 운하 전체에서 차지하는 이용 비율이 무려 87%에 이른다.

 


 

 반면 3800㎞의 내륙 주운이 있는 영국은 화물 운송에 운하를 이용하지 않는다. 프랑스도 화물 운송률이 3%에 불과하고, 이명박 후보가 예찬한 마인~도나우 운하의 도나우강을 낀 오스트리아도 4% 정도이다.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의 운하 이용률이 높은 것은 라인강과 관련돼 있다. 라인강은 독일 주운 물동량의 80%를 담당한다.

 

유럽의 문인 로테르담 등 북해의 항구와 연결돼 있고, 라인강을 중심으로 전통적으로 철강과 석탄산업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도 이 3개국을 연결한 라인강 노선만 운하로서 제 기능을 하는 셈이다. 그나마 역할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독일에서는 이용률이 적고 오염이 심한 베를린~엘베 노선을 폐지하려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19세기 운하 건설이 가장 활발했던 나라는 미국이다. 드넓은 대륙을 운하가 연결시켰다. 1860년대에 운영된 내륙 수로의 총 길이는 6400㎞이다. 지금은 어느 정도 운하를 이용하고 있을까? 가장 긴 운하는 보스턴~키웨스트 간 ‘대서양안 내륙 대수로’이다.

 

건설의 어려움으로 2개의 운하로 구분되고 말았는데, 하나는 대서양 쪽 해안지역으로 총 길이 3057㎞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지금은 이용하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텍사스~플로리다만 사이에 있는 멕시코만 연안의 항구들을 잇는 길이 1770㎞의 ‘멕시코만 연안 내륙수로’인데, 이 역시 현재 이용하고 있지 않다.

 

미국 내륙수로 6400㎞에서 4827㎞가 이용되지 않는 것이다. 19세기 중반 철도가 등장하면서 미국의 운하는 역사 속으로 퇴장했다.

 

이명박 후보의 주장처럼 그토록 경제성이 높은 운하를 미국은 왜 이용하지 않을까. 미국과 영국은 운하의 경제성을 모르는 바보 나라인가.

 

/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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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대운하를 걱정한다.

 

 “떡 줄 사람에게 묻지도 않고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속담이 있다. 작금의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에 딱 맞는 말이다. 운하에서 떡 줄 사람은 화주이다. 30년 이상을 현장과 책상에서 운송과 물류를 관찰하고 연구해 온 내가 보기에 운하를 이용할 화주가 거의 없다. 전혀 불필요한 운하를 수십조를 들여 건설하겠다는 사람들을 보면서 납세자로서 답답하고 걱정스럽기 그지없다.

 

 우선 운하는 느리고 번거롭고 위험하며 시간을 정확히 지키지 못하는 등 운송과 물류 측면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물동량의 80%가 경부운하를 이용하고 연 4조 5천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예측은 운송과 물류를 전혀 모르는 어떤 얼빠진 사람이 꿈꾸듯 만들어낸 수치에 불과하다. 토목건설 전문가인 이 당선자가 뭔가 정치적 발판으로 삼을만한 공약거리로 이 얼토당토않은 환상의 수치에 현혹된 것이 나로 하여금 이 글을 쓰게 한다.

 

 근본적으로 운하의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열 말이 필요 없다. 돈 한푼 안 들이고 천연의 바닷길을 이용하는 연안해운이 정부의 보조금을 받고도 화물이 없어 서비스를 중단한 것을 보면 경부운하의 미래는 불을 보듯 뻔하다. 운임이 싼 연안해운이 도로와 철도에 밀려 도태된 것이다. 연안해운이 서비스를 중단한 것은 현재의 도로와 철도만으로도 화물운송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경부고속도로가 체증이 심했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이곳저곳으로 고속도로가 개통되어 교통량을 분산시킴으로써 6시간이면 서울-부산을 주파한다. 화물도 인천, 광양, 평택, 목포 등으로 분산되어 부산항의 화물처리 비중도 낮아졌다. 더욱이 2011년에 KTX가 완전 개통되면 철도의 운송능력이 획기적으로 늘어 앞으로 늘어날 화물을 소화하는데도 문제가 없다.

 

 컨테이너 화물이 경부운하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 내륙에 있는 시멘트 공장의 시멘트와 원료인 유연탄을 수송한다고 한다. 시멘트 공장도 운하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시멘트 공장 구내까지 철도가 연결되어 있다. 철도는 제품과 원료를 곧바로 싣고 내릴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러나 강물을 시멘트 공장으로 끌어들일 수 없기 때문에 운하는 트럭으로 옮겨 싣고 내려야 한다. 그 비용과 시간이 적지 않고 번거롭기 그지없다.

 

 또한 시멘트의 주요 수요처는 대부분 수도권(강원, 충북 - 수도권)이며, 경남, 전남 등 남도지역과 항만인근 권역은 연안해운으로 커버하고 있다. 연안수송 시멘트는 생산시설이 강원도 삼척 등 항만에 근접해 위치해 있다. 포항, 광양, 당진 등에서 생산되는 철강재도 대부분 연안해운을 이용중이며, 내륙운하와 거리가 멀어 운하를 이용할 가능성이 없다. 아무리 찾아봐도 운하를 이용할 정기 대량화물은 없다.

 

 인수위 팀장은 운하운임이 컨테이너 1개당 15만원이라고 주장하는데 터무니없는 날조된 수치이다. 수십조원 건설비용의 금융비용만 반영해도 개당 원가가 시나리오별로 150~300만원 선이다. 거기에 운하관리 유지비용과 하역 및 트럭킹 등 부대비용이 추가되면 엄청나서 아예 계산할 필요도 없다. 금융비용만 ‘150~300만원’이라는 계산근거는 (http://blog.naver.com/balance1202/10024720581)에 상세히 나와있다.

 

 그리고 바지선이 경부간을 24시간에 주파한다고 주장한다. 이것도 사실을 왜곡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바지선은 유선형이 아니라서 속도를 낼 수 없다. 추진팀은 바지선의 평균시속을 23km로 잡은 것이다. 통상 바지선은 시속 15km로 본다. 23km를 낼 수는 있다. 그러나 연료소모가 3제곱 함수로 늘어난다. 만약 15km에 10톤을 소모한다면 23km는 36톤을 소모하게 된다.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바닷길을 이용하는 연안해운은 한번 출항하면 거칠 것이 없지만, 운하는 갑문도 통과해야 하고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거리는 가까워도 연안해운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연안해운은 인천-부산 항해시간 28시간을 포함하여 하역 및 트럭킹 시간을 합해 창고-모선간 총 84시간이 걸린다. 경부운하는 항해 37시간(550km/15km), 갑문통과 10시간(20개 x 30분), 하역 및 트럭킹 56시간, 총 103시간, 즉 창고-모선간 4.3일이 걸린다. 모든 것이 정상적일 때이다. 도로는 창고-모선간 6시간, 철도는 오봉-부산간 7~8시간, 상황에 따라 창고-모선간 총 1~2일이면 족하다.  

 

 나는 기본적으로 운하가 제대로 가동하기가 힘들 것으로 본다. 겨울철에는 물이 부족해서 힘들고, 여름철에는 홍수로 밀려든 토사를 준설해야 하니 바지가 운항할 겨를이 없을 것이다. 운하는 돈 먹는 불가사리가 되어 두고두고 나라의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최대 실패작이 될 것이다. 양양공항, 무안공항과 함께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이용할 고객이 없기 때문이다.

 

 인수위에서 운하에 대한 여론조사를 해본 결과 찬반이 비슷해서 의기양양하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을 모르는 일반인들은 TV 화면에 컴퓨터 그래픽으로 현란하게 조작되어 소개되는 운하를 뭔가 낭만적(romantic)인 이미지와 결합시켜, “뱃놀이 유람도 하고 좋은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나룻배를 타고 ‘소양강 처녀’를 부르기 위해 수십조의 돈을 낭비할 만큼 이 나라는 돈이 넘치지 않는다.

 

 경부운하의 경우 민간회사에 맡긴다고 하지만, 정부의 보조가 없는 한 어떤 회사도 이 사업을 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구태(舊態)를 벗지 못하고 권력의 요구에 굴복하여 수익성도 없는 사업을 차입금으로 시작해 놓고 파산을 하면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이 된다. 우리는 이것을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운하추진팀은 네델란드 등 자꾸만 외국을 들먹이는데, 그들은 어떻게든 일을 만들어 용역이나 따볼까 해서 부추기는 것이다. 현혹되어서는 안된다.

 

 많은 사람들이 운하건설을 서두르는데 놀라고 있다. 이 당선자가 “당선의 기쁨은 순간이고 걱정이 어깨를 짓누른다.”고 했다는데, 조급증과 강박감이 원인인 것 같다. 재임기간 내내 운하공사로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활성화로 미봉(彌縫)하여 이른바 ‘7-4-7’ 공약달성을 노리는 것 같다. 전혀 효과가 없는 물류의 이름을 빌려 대규모 취로사업을 벌리려는 것이다. 1930년대 미국의 TVA를 모방한 것이다. 이는 단발성 전시효과는 있겠지만, 국가 백년대계에 대단히 해로운 유물로 남을 것이다. 경제사에서는 미국의 불황은 TVA가 아닌 2차대전으로 해소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무용(無用)한 운하가 아닌 유용(有用)한 프로젝트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한정된 재원으로 투자할 곳이 무수히 많은데, 왜 하필 무용한 운하를 만들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답답하고 걱정스럽다. 한번 시작을 해놓으면 물러설 수 없는 거대한 프로젝트이다. 결코 서두를 일이 아니다. 지금 운하를 서둘러야 할 정도로 물류문제가 시급하지 않다. 이 사업을 추진해 온 사람들에게는 속이 쓰리겠지만 과감하게 폐기할 것을 권고한다.

 

임석민, 한신대학교 경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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