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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사병 경험담---"당번병과 엽기 볶음밥 이야기" [펌]
게시물ID : humorstory_472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귀차니스트★
추천 : 4
조회수 : 26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04/01/27 19:01:18
프리챌의 박성진님의 글을 퍼온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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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번병 이란게 뭐냐고요?
부대에서 가장 높은계급인 대대장같은 간부들에게는 "비서"역할을 하는
병사들이 하나씩 따라붙습니다. 바로 그 병사들을 일컫는 말이
"당번병"이죠..... 하지만 당번병이란 그럴듯한 이름이 있는데도
대개의 병사들은 당번병들을 "따까리"^^; 라는 말로 부르기도
하는데요 그이유는 커피타기,설겆이,청소 등등 간부들의 잔심부름을
도맡아 하기 때문인지요......
오늘은 당번병과 얽힌 이야기를 보내드립니다. ^^
저녁식사 시간 ......취사병들은 오늘도 정성들여 만든 밥과 반찬을
병사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는데.......
취사병짱: 얘들아 지금까지 몇명이나 먹었노?
병사 1: 병사들 거의 다 먹은것 같습니다.
취사병짱: 그래? 그럼 우리 밥 다 치운데이......
막내야, 국버리고 반찬 정리하거라....
나: 예.....
국통에 있는 국을 버리고 설겆이를 하려는 그 순간.......
병사 2명이 뒤늦게 등장하는데.........
병사 2:< 비명을 지르며> 안돼!!!!!!!! ^^;
취사병짱:<열받은 표정으로> 지금 뭐하는기가?
병사 3: <숨을 헉헉거리며> 죄송합니다. 작업이 늦게끝나서....
취사병짱: 그러면 늦게온다고 미리 전화를 하던지, 아니면 밥을 먼저 먹고
가서 작업을 하던지 해야지...... 우리가 니들때문에 밥도 못먹고
기다리고 있어야 하나? 앞으로 빨리빨리 밥먹으러 와라 알았나?
병사 2: 예 ^^;
결국 두명의 병사에게 밥을 주고 그날의 모든 식사는 끝난듯 보였는데
설겆이가 끝나서 취사병들이 식사를 시작할 무렵
겁도없이 ^^; 뒤늦게 나타난 한명의 병사가 있었으니............
당번병: 어? 벌써 배식 끝났습니까?
나:<끝난지가 언젠데 지금 밥을 찾아? ^^> 예 끝났습니다.
당번병:<아쉬운듯> 아~ 배고파 죽겠네.....
나:<취사병짱 나오기 전에 그냥 가는게 좋을껄. 안그러면
밥먹어 배부른게 아니라 욕먹어 배부르게 된다 ^^;>
당번병: 밥하고 반찬 남은거 조금이라도 없냐?
나: 전~~~혀 없습니다. ^^
바로 그때 취사병짱이 등장하는데.............
취사병짱: 어? 니 당번병 아니가? 왠일이노?
당번병: 대대장님 심부름 하다가 좀 늦게 왔더니
밥이 없다고 그냥 가보라네요....
취사병짱:<깜짝 놀란표정으로> 아니 누가 밥이 없다고 하노?
늦게까지 일하고 온 사람 따스한 밥은 못먹여 보낼망정.....
나:< 아까는 밥늦게 먹으로 왔다고 화내더니 ^^;>
취사병짱: 막내야 밥 남은거 없나?
나:<설겆이 까지 끝냈는데 밥남은게 어딨냐? ^^> 없습니다.
당번병: 됐습니다! 그냥 라면이나 끓여먹죠 뭐.......
취사병짱:<당황해하며> 아니데이!, 우째 식당에 온 사람을
밥도 안먹여 보낼수가 있나 ^^;
막내야, 우리 먹을밥 남았제?
나: 예 저희가 먹을 밥은 남겨놨습니다만......
취사병짱:우리가 먹을 밥하고 반찬 조금씩만 덜어서
나눠주거래이......
당번병: 괜찮습니다. 취사병 먹을밥을 어떻게 뺏아 먹습니까...
취사병짱:<애절한 표정으로> 아니데이, 병사들이 밥을 못먹는거
보면 내 가슴이 아파서 밥이 안넘어간다이 ^^;
막내 뭐하노!!!!!
나:<밥이 안넘어가? 평소엔 약올리면서 먹더니만 ^^;> 예 알았습니다.
당번병이 밥을 먹고 식당을 떠난뒤, 나는 취사병짱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취사병짱: 막내야, 앞으로 당번병이 늦게 밥먹으러 와도 절대로
그냥 보내지 말거래이.....
나: 왜 말입니까? 늦게오면 밥은 못먹는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취사병짱: <당황한 표정으로> 이게 일낼 놈이네 ^^;
당번병이 뭐하는 사람인줄 아나?
나: 대대장님 따까리 아닙니까? ^^;
취사병짱: 맞다이....대대장님 심부름을 하루종일 도맡아 하는 병사가
당번병이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당번병이 밥좀달라는데
늦게왓다고 구박해서 내쫒는다면 ..... 우리 취사병들의
미래가 암울해질수도 있단 말이다.^^;
나: 왜 암울해 집니까?
취사병짱: 만약 대대장이 당번병에게
"당번병, 요즘 취사병이 만드는 밥은 어때? 먹을만 하나?"
라고 물어봤을때..... 만약에 당번병이 우리에게 악감정을
갖고 있다면 ^^;
"도저히 못먹겠습니다. 밥을 너무 무성의 하게 만듭니다."
라고 한마디 한다면 우린... 그 다음날로 외박 짤리고
완전군장에 뺑뺑이다 ^^;
나:<사실 우리밥이 맛없는건 사실이지 뭐 ^^:> 그렇군요 ^^
취사병짱: 바뜨!!!!!!<그러나> 우리가 당번병에 잘 보인다면....
없는 휴가도 만들어 갈수도 있다는 사실......
나:<하여튼 잔머리 하난 끝내준다 ^^ 그머리로 요리에 전념하면
병사들이 밥먹고 괴로워 하진 않을텐데 ^^;> 예.....
그리고 몇일뒤 취사병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을무렵
당번병이 식당에 방문하게 되는데.........
당번병: <커피를 손에 들고> 커피좀 드셔보시죠...
취사병짱: 왠일로 커피까지 .....
당번병: 지난번에 늦게 왔는데 먹던 밥까지 퍼주시고 하셔서
너무 고마워서 커피를 좀 타와봤습니다.
커피2개에 설탕 3개 맞으시죠? ^^;
나:< 다방종업원 뺨친다 어찌 남이 먹는 커피 취향까지 ^^;>
취사병짱: 대대장 심부름 하려면 고생많지?
당번병: 아무래도, 대대장 스케쥴하고 같이 움직이려니까 밤늦게 까지
대대장이 근무하는 날은 새벽까지 같이 있어야 하고 그러니깐
피곤하죠......
아참..... 저번에 부대 훈련받을때 병사들이 고생햇다고
부서별로 몇명씩 뽑아서 특별휴가를 보내준다고 하는데
그사실 아십니까?
취사병짱:밥하느라 전혀 몰랐데이 ^^;
당번병: 그래서 제가 대대장님하고 같이 있을때 한마디 했습니다.
"취사병"들이 부대 훈련할때 늦게까지 밥하느라 고생좀
했다고요.....
취사병짱:<감동한 표정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고맙데이...^^;
당번병: 아직 결정난건 아니고 몇일있다가 결과 나올겁니다.
그럼 저는 이만.........
당번병이 떠나고, 취사병들은 마치 휴가가 결정이나 된듯
계획을 짜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취사병짱: 휴가 갔다온지 1주일도 안됐는데 또나가게 생겼네....
이번엔 반드시 이쁜여자 하나 꼬셔야 겠다이 ^^;
나: <이쁜여자가 정신나가갔냐? ^^;> 꼭 그렇게 되실겁니다. ^^
취사병 2: 그러면 저희들 휴가는 1주일 간격으로 번갈아 가면
되지 않을까요?
취사병짱: 맞다.그렇게 하면 되겠네! 우헤헤헤 ^^;
그로부터 몇일이 지난 어느날 늦은 저녁.......
취사병 고참들은 일과를 끝낸채 목욕을 하러 가고 나만 혼자
식당에 남아 있었는데.......
당번병: 누구 없습니까?
나: 필승! 무슨일이십니까?
당번병: 어, 있었구나.... 혹시 밥남은거 있냐?
나: 예, 보초들이 안먹고 남겨놓은 밥이 있는데요...
당번병: 휴 다행이다..... 그런데 찬밥이고 밥찬도 별로
없네... 이걸 어떻게 갖다드리지...
<나를 바라보며> 맞다. 너 볶음밥 잘만드냐?
나:<깜짝놀라며> 볶음밥이요?
당번병:그래, 그냥 이렇게 대대장님 한테 찬밥갖다 드리면
취사병들 이미지도 안좋아 질것 같고.....
볶음밥 한번 만들어봐라.......
나:< 볶음밥은 만들어본적도 없는데 ^^;> 예 알겠습니다. ^^
결국 나는 난생 처음 철판볶음밥을 시도하게 되었는데.......
우선 양파와 감자를 얇게 썰어서 철판위에 올려 익힌다음
나중에 밥을 볶아주면 볶음밥이 완성되는 것이나......
나는 무식하게도 밥하고 야채를 같이 볶아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
결국 밥은 타버려 철판에 달라붙는데도 감자는 제대로 익지도 않는
엽기적인 사태를 만들어냈고 ^^; 뿐만아니라 소금과 후추가루를
약간만 넣어야 함에도 무지막지하게 많이 집어넣는 바람에
덜익은 감자를 씹으려면 입안이 얼얼하고,^^;
맛이 너무 짜서 입속이 화끈거리는 그야말로 "엽기볶음밥"이
탄생하게 된것이다. ^^;
과연 이걸 대대장이 먹는다면 어떻게 될것인가, 눈앞이 깜깜해지던
그순간....
당번병: <나를 바라보며> 다 완성됐냐?
나:<슬픈표정으로> 만들긴 했는데.....
당번병:오케이.... 그럼 내가 대대장님 갖다드릴께, 수고했다....
나:<아마 맛을보면 수고했다는 말은 안나올껄 ^%^> 아닙니다. ^^;
나는 대대장이 과연 어떤반응을 보일까 불안해 하며 떨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 볶음밥을 대대장에게 가져다 준지 채 5분이 안되어
당번병이 3분의 2정도 남아있는 볶음밥을 들고 식당에 다시 등장하는데.....
당번병: 막내야, 대대장님이 라면 드시겠다고 하시거든 ^^;
컵라면좀 하나 끓여줄래?
나:<겁에질린 표정으로> 저~ 대대장님이 다른 말씀은 안하시던가요 ^^;
당번병:딱, 한마디 하시던데.....
"우리부대 취사병은 음식만드는게 상당히 독특한것 같다고^^; 이런 볶음밥은
처음이라고 ^^;"
나: 허거걱!!!!!!!!!!
결국 대대장님이 한번 참아주신건지 아니면 운이 좋았는지
"엽기 볶음밥" 사건은 다행히도 별 탈없이 넘어갈수 있었지만
우리 취사병들이 꿈에도 그리던 특별휴가는 결국 물건너가고 말았다. ^^
볶음밥 사건을 전혀 모르는 취사병짱은 ..........
취사병짱: 정말 안타깝다....... 엊그제 까지만 해도
우리 취사병이 특별휴가를 갈수있는 분위기였는데
갑자기 이런식으로 무산되다니 ^^;
나:< 내가 만든 볶음밥 먹어봐라, 휴가보내줄맛 생기나 ^^;>
결국 취사병짱을 비롯한 고참들에겐 나의 "엽기 볶음밥" 사건은
영원한 비밀로 남았지만..... 지금도 그 볶음밥 사건만 생각하면
등에서 식은땀이 흐른다. ^^;
전국에 계신 취사병 여러분 혹시 당번병이
"대대장님 드리게 볶음밥을 해달라고 한다면" 머리를 잘 굴려서
볶음밥을 만들어주시길 바랍니다.
만약 성격이 좋은 대대장이라면 조금 맛없어도 별탈없이 넘어가지만
성격 더러운 ^^; 대대장한테 걸리면.... 식판으로 머리통 얻어맞을
각오 하셔야 할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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