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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즐긴 개편된 스토리에 대한 진지한 리뷰
게시물ID : dungeon_4729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상아
추천 : 10
조회수 : 943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5/02/17 23:47:58




이벤트겸 스토리도 즐길겸 작정캐를 새로 1부터 키웠었습니다.

오늘부로 20일쯤 걸려서 만렙을 찍었네요.

카이저를 키운이유는 개편된 스토리를 즐기기에 가장 편향된 설정이 없는 격가군이었기 때문입니다.

성비시간이 흘러가도 텍스트 하나하나 꼼꼼히 읽으면서 플레이했었지요.


그래서 만렙을 찍은 지금, 나름대로의 평가를 해보고자 합니다.

캐릭별로 달라지는 것들이라거나 그런 부수적인 것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모험가" 라는 입장에서 스토리의 커다란 맥락과 변경점등에 대한 평가만 해보고자 합니다.



Best



1. 대전이 이후 실종됬던 모험가의 행보에 대한 당위성 회복


스토리 개편으로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 싶은데요.

대전이 이전에는 물론이요, 대전이 이후 설정이 많이 헝클어져서

다소 의문이 들었던 모험가들의 행보가 이제는 다소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아브노바에서 모험을 시작하고, 세리아를 만나며,

실버크라운에서 검은 악몽의 존재를 깨닫고 그에 휘말린 이들을 구하기 위해 모험을 이어갑니다.


무대의 이동중 가장 크면서도 기존에는 다소 쌩뚱맞던 천계행도 납득이 되게 바뀌었으며,

그 외 행보들도 요소요소 NPC들을 등장시키고 그들의 지식을 공유함으로서

모험가가 끝까지 검은 악몽이라는 중심주제에서 벗어나지 않고 모험을 계속하는,

어색함을 최대한으로 줄이면서 모험의 당위성까지 챙겨온 아주 훌륭한 스토리개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세부묘사들은 부족한 점이 많이 보여서 아쉬웠지만,

이정도면 작품으로서 치면 충분히 수작이라고 붙여줄만한 좋은 흐름으로 이어주었지요.



2. 명확하면서도 입체적인 악역


대전이 이후 특히 흐트러졌던,

어드벤쳐 스토리에서 가장 중요한 모험가의 악역들이 재정립됬습니다.

특히 지역 시네마틱의 나레이션으로 줄곧 등장하다가 안톤사후에

죽성을 앞두고 모습을 딱 하고 드러내는 힐더의 모습은 가히 멋진 연출이라 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힐더뿐만 아니라 기존스토리에서는

"그냥 던전들어가면 그런애가 있는데 한번 싸워볼래?" 수준이었던 "적" 들에 대한 인식이,

"애네를 막지 못하면 큰일이 난다." 라는 중압감을 심어주며

그것을 체감하지 못할 유저들을 위해서도 각종 NPC들이 APC로 등장해

사태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대전이 이후에 존재감이 실종된 다른 고던의 적들도 빠짐없이 등장시켜

나름대로의 이유를 가진 악역으로 재정립시킴으로서 1번의 모험가의 행보를 더욱 정당화시켰습니다.

이러한 악역들의 존재는 어드벤쳐 스토리에서는 너무나도 중요한 요소이며

인게임에서 그들의 힘을 전부 느껴볼수는 없는 것이 안타깝지만,

요소요소 반드시 나와야할곳에서는 나와주었다는 느낌을 들게 만듭니다.



3. 왕도적인 복선과 회수


개편된 스토리는 솔직하게 말해서 식스센스급의 반전이라거나,

누구나가 예상 못할 어마어마한 떡밥이 깔린다거나 그런건 아닙니다.


기승전결에 원칙에 따라 아주 조그마한 떡밥에서부터

조금씩 조금씩 커져나가며 다른사건에 휘말리고 휘말리면서 의외의 사실도 조금씩 드러나고

그게 마침내 다른 떡밥들과 얽히면서 현 시점에서는 죽성에서 그 전말이 드러나기 직전이지요.

기존 유저들에게는 "그게 그렇게 변하다니!" 라는 놀라움을 줄수는 있지만...

이는 소설로 쳤을때 정말 천천히 의문이 해소되가는 느낌의 진행입니다.

빨리 다음페이지를 읽고 싶어지게 만들만한, 독자를 애를 태우는 형식이죠.


현대 시나리오에 와서는 B급의 평가를 받는 이른바 "왕도"를 착실히 걸어나가고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이런 B급의 평가는 결코 나쁜것이 아닙니다.

극단적인 복선의 간략화와 특급반전은 당위성이나 개연성까지 잃어버릴 우려가 있으며

자칫 잘못하면 중간중간 스토리 진행이 매우 지겨워질수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저러한 특급반전은 성공하면 A급, 실패하면 D급이 되버릴 위험이 매우 큽니다.


저러한 스토리는 단시간내에 맛보고 끝낼 영화나,

독자가 주인공에게 자신을 투영하는 것이 다소 제한적인 소설로 읽을때는

매우 좋은 수단이 될수 있지만, 시각청각촉각등을 모두 동원해

자신을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가능한 온라인게임이란 장르에서는 쉽게 선택하게 어렵습니다.

스토리 또한 게임의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때문에 중간이 지루하게 된다면

게임자체를 끊어버리게 될수 있으니까요.


그렇기에 왕도를 선택하면서도 그 흐름에서 결코 유저를 심심하게 하지 않는 적당한

떡밥 투척과 그 해소는 정말 아주 훌륭하다고 볼수 있겠습니다.




Worst


1. 신이계와 시문이 싸놓은 똥까지 완벽히 처리하진 못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까운 점입니다.

대전이 이전에도 이후에도, 던파 시나리오팀이 가장 크게 싸놓은 똥이 두가지인데,

바로 신이계스토리와 시간의 문 스토리입니다.


신이계는 과거 아라드대륙을 전쟁의 광풍으로 몰아넣은 검은 성전의

두 주역인 오즈마와 미카엘라의 정체가 밝혀지는 거대한 떡밥이며,

바칼에 의해 모험가들에게 힐더에 대한 의심을 최초로 심어주게 스토리의 중심축이었습니다.


거기에 시문은 뜬금없는 시간여행자 시란이라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급의 새로운 설정과

함께 본래라면 앞으로 10년은 더 파고들어가야할 스토리진행을 갑작스럽게

급전개 시키며 갑작스럽게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고 신이계의 의혹수준이었던

힐더 흑막설을 확정시키는 무시무시한 폭탄이었습니다.


이러한 스토리를 기존 시나리오팀은 어른의 사정에 얽혀 임팩트를 위해

스토리간 연계도 생각하지 않고 그냥 마구마구 터트려버렸었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걸 잘 회수해주길 빌었습니다.


아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구이계는 몰라도 스토리적으로는 메인스토리에 끼워넣어야했을 신이계는

"이계의 틈이 열렸는데 거기에 오즈마도 있고 바칼도 있음, 좀 쌘애들인데 함 싸워볼래?ㅋ"

수준이었던 기존스토리를 견지한채 외전으로 넘어갔으며,


시문은 나름대로 아이리스와 시란의 존재감을 훨씬 빨리 드러냄으로서

기존스토리와의 연계는 신경썼으나

시문과 시란의 설정 자체에서 벌어지는 뜬금포적인 사건해결방식은 그다지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기존 떡밥을 새로 등장시킨 NPC들과 엮으면서 새로운 발전을 보이긴했습니다만...

좋은 평가를 내리기 힘든것은 마찬가지죠.


이부분이 정말로 아쉬웠습니다.



2. 메리 수의 지나친 강조.


메리 수(Mary Sue) 란 원래 특정작품의 팬픽에서 팬픽작가가 오리지널 캐릭터를 등장시켜

기존 세계관 및 등장인물들을 쩌리로 만드는 상황, 혹은 그 캐릭터를 말하는 겁니다만,

이번에 개편된 스토리가 비록 정식 스토리라곤 해도 10년간 이어져왔던

스토리라인에 새롭게 끼어든 캐릭터들이니 메리수라 칭하겠습니다.


이 메리 수 캐릭터의 등장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쓴 사람만 재밌고 오리지널을 알던 사람에게는 짜증만 불러일으키는"

캐릭터가 될 가능성이 매우매우매우 큽니다.

이쯤 얘기했으면 누군지 다들 짐작하시겠죠.


그 주역은 역시 반과 하츠입니다.

개편된 스토리에서 새롭게 존재감을 드러낼 제국의 인물들로서

세계관 곳곳에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행보에 대해서 개인적인 평가를 내리자면...



최악입니다.

개편된 스토리를 모두 찬양하시지만 전 단언코 말하건덴

이건 이번 시나리오 담당자가 싸놓은 커다란 똥중 하나입니다.


엄밀히 말해서 정식스토리이니 메리 수 캐릭터들이라고 할순 없겠죠.

그러나 던파같은 올드게임은 당연히 기존유저들의 입장도 생각해야했으며

시나리오를 좀 공부했다는 사람들이면 기존 스토리를 리메이크 혹은 리부트했을때

새로운 캐릭터들이 기존 캐릭터들과 어울리는 그 융화점을 제대로 찾지 못하면

독자들이 얼마나 심한 반감을 느낄지는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점에서 반과 하츠의 존재는 그 조절을 실패한 최악의 케이스입니다.

반의 경우 주인공인 모험가의 비중을 줄어들게 만들고,

불우한 상황에서 나름대로 힘내고 있던 기존의 캐릭터들을 바보로 만들었으며,

심지어 하츠의 경우 반처럼 모험가랑 몇번이라도 사투를 같이한 경험도 없으면서

모험가에 대해 모든것을 파악하고 있는것마냥 구는 역겨운 캐릭터입니다.


후...살짝 흥분했습니다만 정말, 개인적인 평가로는 이 부분이 너무 마음에 안드네요.

제국의 존재감을 보여주려했다면 그 이상한 뚱땡이와 이자벨라를 조기부터 등장시키고,

반과 하츠는 그 나름대로 제국의 양심으로 행동하는 것처럼 했으면 훨씬 호감을 줄수 있었겠죠.


아 정말...너무 안타깝습니다.



3. 비중이 줄어든 모험가.


2번의 문제가 더욱 심화시킨 점 중 하나입니다.

기존 스토리에 비해 모험가의 감정표현 및 대사량은 늘었지만,

그 영웅적인 행보와 스토리 내 비중이 정말 놀랄만큼 줄어들었습니다.


시궁창의 문제를 해결했지만 조그만 뒷골목일일뿐이었고, 그것도 제국감시하에 있었습니다.

이목이 집중될 언더풋은 반이 사사건건 끼어들었으며,

로터스 척살은 4인의 웨펀마스터들이 해냈고, 사룡 또한 그들이 잡아냈습니다.

심지어 천계에서까지 반이 따라올라와 마땅히 모험가가 가져가야할 지분을 가로채죠.

젤바에서는 나름대로 비밀은 다 밝혀내고 있는데 세 세력사이에 끼어서 갈팡질팡합니다.


정말 보면 예전 세계를 구한 모험가는 어디로가고

"오 4인의 웨펀마스터여러분(혹은 제국군) 감사합니다. 아 그러고보니 모험가도 있었군요. 님도 ㅅㄱ"

이런 수준입니다.

굳이 영웅으로 엄청나게 띄워줄 필요는 없지만 굳이 이렇게 위상을 깎아먹을 필요가 있었을까요?

마치 지금의 모험가는 스타크래프트2 스토리에서 전면에 드러나진 않지만

뒤에서 각종 발굴과 모험을 하면서 진상을 캐내는 제라툴과 같은 역할입니다.

그런데 이건 주연이 아니라 조연이 맡아야할 역할이죠. 왜 모험가가 이런일을 하고 있나요.


비슷한 사례를 들자면,

옆동네의 마비노기 영웅전 시즌 1 스토리도 그랬습니다.

챕터1~7까지는 주인공위주로 흘러가더니

갑작스럽게 클라이맥스에 해당되는 챕터8부터

카단이라는, 조연인줄 알았던 캐릭터가 주인공 자리를 꿰어차고

그 스토리의 비극성을 히로인과 함꼐 온몸으로 맞이합니다.

스토리자체는 호평받지만 시점을 바꿔보자면 주인공은 주연이 아니라 그저 방관자일뿐이었죠.


이런 사례는 좋지 않습니다.

스토리의 중심에서 벗어나선 안돼요. HERO는 주인공이 되야합니다.

빼앗길 공적이 있고 안빼앗길 공적이 있지 이번 스토리에서는 너무 무분별하게 힘을 나눠놓았어요.


물론 그 강대한 적들에 맞서 현실적이라는 평가도 나올순 있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어드벤쳐 스토리에서 주인공이 강해져가는 느낌을 받기 위해서는

그러한 난관을 모두 헤쳐가야하는 것이 기본임을 생각해보자면

RPG에서 필수적으로 동반될 "강해져가는 자신을 체감할 기회" 가 적어지는 것이 아쉽기 짝이 없습니다.





네. 대략 이정도의 평가네요.


그 외에도 소소하게 좋은 점과 나쁜점 등이 있지만, 크게 맥락을 짚자면 저렇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만족 60 불만족 40으로 미묘한 상태입니다만,


죽성이후의 스토리가 기대가 된다는 점에서 일단은 합격점을 주고 싶네요.


여담으로 아래는 제가 개인적으로 이번 스토리 및 던전개편으로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로리를 싫어하는 저를 황녀님의 팬으로 만들어놓은 도트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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