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길고양이 가족이야기
게시물ID : humorbest_473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또다른나☆
추천 : 46
조회수 : 4499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7/05 12:23:36
원본글 작성시간 : 2004/07/05 09:39:24
앞집 벽면 구석에 길고양이 가족이 있었다.
어미 한 마리, 새끼 두 마리.
지나치며 보면 늘 굶주린 모습, 꾀죄죄한 모습.
보다 못해 우리 고양이 먹이던 밥을 가끔 주곤 했다.
내가 있으면 밥을 먹지 않기에 언제나 밥을 주면 바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안심하고 먹게 하려고..
그 날은 밥을 주고 나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유심히 지켜봤다.
조금 지났을까...어미가 사방을 경계하며 조심스레 나온다.
그러다 나를 보고서는 멈칫한다.
하지만 거리가 꽤 있음에 안심해서일까 이내 밥에 코를 댄다.
순간 나는 어미에게 실망스런 동조를 했다.

'그래 니 몸뚱이가 먼저겠구나. 하긴 그게 맞는 거겠지.'

그런데 딱 다섯 알 먹더니 구석으로 가고 만다.
그러더니 새끼들이 나온다.

'아, 일단 먹어도 괜찮은 지 확인한 후에 같이 먹으려는 거구나'

어미에게 미안했다.
그런데 새끼들이 게걸스레 먹는 동안 어미는 두 발짝 뒤에서 꼼짝하지 않는다.
그저 누가 오는지 주변만 살필 뿐이다.
새끼들이 밥을 다 먹을 동안 어미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겨우 다섯 알 먹었을 뿐인데.
그렇구나. 너는 어미였구나.
새끼노릇도 제대로 못하는 내가 어미 마음을 헤아리려 했구나.

어미란......어미란......


삽입된 노래는 이지상님의 "나의 어머니에게도 그리운 어머니가 계시다는 걸"이란 곡입니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