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최고의 전투기라는 미국의 F-22와 F-22의 보급형으로 불리는 F-35. 적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으로 이름이 높아 우리 공군도 F-35 40대를 사들일 계획입니다. 기체에 RAM(Radar Absorbing Material)을 입히면 적의 레이더 전파가 반사(적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고 기체로 흡수돼 적 몰래 은닉 기동이 가능한 것이 스텔스입니다. 그런데 중국과 러시아의 최첨단 레이더가 두 전투기를 탐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미국 군사 전문지들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현재까지는 어느 나라의 스텔스 기술이라도 모든 대역의 레이더 전파를 흡수하지는 못합니다. 레이더의 전파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F-22와 F-35도 모든 레이더 전파를 흡수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두 전투기의 빼어난 스텔스 재원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만능 스텔스일 것이라는 환상이 퍼져있었을 뿐입니다. F-22와 F-35의 이런 불완전함을 전하는 뉴스가 미국 매체에서 나와서 이채롭습니다.
▲ "F-22·F-35, 일부 주파수의 레이더 전파만 흡수"
USNI(미국 해군 연구소) 온라인 뉴스 사이트와 디펜스 테크 등은 최근 전직 미 해군 고위 장교를 인용해 F-22와 F-35가 고주파 레이더 전파만 흡수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저주파 레이더 전파는 반사돼 적의 레이더에 F-22와 F-35가 탐지된다는 뜻입니다. 미국 최첨단 전투기들의 스텔스 기술이 흡수할 수 있는 주파수는 Ku밴드와 X밴드, C밴드의 고주파와 S밴드의 일부 전파라고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L밴드와 UHF, VHF의 저주파는 F-22와 F-35를 정확하게 탐지해 냅니다.
F-22와 F-35가 흡수한다는 Ku밴드와 X밴드, C밴드 레이더는 600km 이하가 탐지 범위입니다. 다른 말로는 600km 이상 장거리에서 S밴드 레이더를 쏘면 두 전투기의 위치가 드러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거리가 멀어서 중국과 러시아 레이더는 두 전투기의 대략의 위치만 파악할 뿐 미사일로 요격할 만한 정확한 좌표를 잡아내지는 못한다고 미국 매체들은 분석했습니다. 그런데 중국과 러시아가 군용 저주파 레이더의 정밀도를 높이고 있어서 미국 입장에서는 골치가 아파지고 있다는 것이 보도의 요지입니다.
특히 중국의 최신예 전함 루양 2호와 루양 3호는 초정밀 저·고주파 레이더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두 중국 전함은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 탐지 권역을 400km 이내까지 좁혔다는 관측이 유력합니다. 400km면 아직까지는 요격 범위를 벗어나 있어서 미국으로서는 안심이지만 탐지 거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미국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 "F-22·F-35의 스텔스 기능은 부풀려졌다"
USNI와 디펜스 테크는 미국 매체이고 취재원도 미군 예비역 장교이다 보니 기사 자체도 미국 입장에 많이 기울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F-22와 F-35의 스텔스 능력을 과대평가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 전투기의 스텔스 능력이 두 매체의 기사보다도 낮다고 지적하는 군사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미국의 스텔스 기술은 X밴드 레이더 권역의 일부만 흡수한다는 주장입니다.
미국 매체들은 F-22와 F-35가 Ku밴드와 X밴드, C밴드의 고주파와 S밴드의 일부 전파를 커버한다고 했는데 RAM으로 흡수하는 것은 X밴드, 그 중에서도 일부 전파 뿐이라는 뜻입니다. 나머지 주파수의 레이더 전파에는 F-22와 F-35가 정확히 탐지된다는 설명인데 두 전투기는 기체를 기괴하게 디자인해서 그런 레이더 전파를 근근히 피해간다고 전문가들은 꼬집습니다. 상당히 허술한 스텔스라는 비판입니다.
두 전투기는 기체가 비행과 공중전에 맞게 설계된 것이 아니라 스텔스에 적합하게 만들어져서 크고 무겁습니다. 특히 F-35는 기체는 무거운데 엔진은 단발이어서 엔진에 무리가 많이 간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게다가 미사일도 내부에 숨겨야 하기 때문에 미사일 탑재 수량이 적습니다. 공중전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요. 우리 군도 이런 점을 잘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 스텔스 기능에 목을 걸고 차세대 전투기로 F-35를 선정했는데, 앞으로 이런 저런 단점을 잘 파악해서 가격은 좀 더 깎고 전술도 미리 다듬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