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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실종자 이영숙님 이야기
게시물ID : sewol_473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르조미워
추천 : 17
조회수 : 6659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10/22 10:19:41
단원고 학생들만 추모하는 거 아니냐는 말씀도 들었고, 아래쪽에 어떤 분이 실종자 가족분들 위로하시는 글을 쓰셔서, 저도 생각나서 써 봅니다.

세월호 실종자 아홉 분 중에서 2-1 조은화, 2-2 허다윤, 2-6 남현철, 2-6 박영인, 인성생활부장 양승진 선생님, 학생인권부장 고창석 선생님, 이렇게 여섯 분이 단원고 피해자이십니다.

그리고 일반인 승객 중에 일곱 살 꼬마 혁규랑 혁규 아버지 권재근님이 계시고, 인천에서 제주도로 이사가는 중이던 이영숙님이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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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님은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고 혼자 외아들을 키우셨습니다. 먹고 살아야 하는데 아이까지 돌볼 여력이 없어서 아드님은 시댁에 맡기고 혼자 붕어빵 노점도 하시고 식당 등지에서 힘들게 일하셨다고 해요. 

아드님은 어렸을 때는 엄마가 집에 같이 있으면서 돌봐주지 않는 게 너무 싫어서 어머님을 원망했지만 나중에 커서는 집안 사정을 이해하고 어머님을 잘 모시겠다고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영숙님 아드님은 부산에서 좋은 회사에 취직을 했고, 2012년에 회사 일로 제주도에 출장을 갔을 때 어머님도 제주도로 모셔다가 같이 관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즐겁게 지내셨다고 합니다.

이영숙님은 그 때 아드님이랑 같이 지냈던 제주도가 너무 좋아서, 제주도에 이사해서 정착해 살아야겠다고 결심하셨답니다. 그래서 이영숙님은 제주도에 있는 유명한 호텔 식당에 취직을 하셨습니다. 아드님도 함께 제주도로 이사해서, 드디어 모자가 함께 오손도손 살 생각이셨습니다. 아드님이 장차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그러면 이영숙님은 손자손녀 돌봐주면서 소박하고 평범한 할머니로 여생을 보내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당시 이영숙님은 인천에서 살고 계셨습니다. 이사 계획은 착착 진행이 돼서, 마침 인천에서 제주도로 가는 화물 트럭 기사님하고도 이야기가 잘 됐습니다. 따로 이삿짐 센터를 고용할 필요 없이 그냥 인천에서 제주도 새 집까지 한 번에 이삿짐을 옮기기로 하고, 화물 트럭 일정에 맞춰서 출발 날짜도 하루 앞당겼습니다. 원래 4월 16일에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이삿짐 트럭 일정에 맞춰 하루 전날인 4월 15일에 세월호에 올랐습니다.

이제 아드님은 어머님을 기다리면서 스스로 원망하신다고 합니다. 자신이 부산에 취직하지 않았더라면, 어머니 모시고 제주도를 가지 않았더라면 어머니가 괜히 제주도로 이사해서 살겠다는 생각도 안 하셨을 것이고, 그러면 이런 참사도 안 당하셨을텐데... 이렇게 자책하신다고 해요. 

팽목항에서 이영숙님 아드님과 함께 이영숙님의 남동생 분도 함께 이영숙님을 기다리셨습니다. 이영숙님은 밥 먹을 때 동생을 위해 생선 가시 발라주는 다정한 누님이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영숙님 남동생분은 진도에서 누나를 기다리면서, 밥 먹을 때면 생선가시 발라주던 누나가 생각나서 식사 때마다 우셨다고 해요.

10월 22일 오늘은 세월호 참사 555일째입니다. 이영숙님 아드님은 이제 엄마랑 같이 살려던 제주도에서 혼자 555일째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영숙님 남동생분이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팽목항을 찾아 유가족을 면담했을 때, 일터로 돌아가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빨리 세월호를 인양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게 벌써 작년 12월의 일입니다. 세월호는 아직도 44미터 얕은 바닷속에 누워 있고, 이영숙님을 비롯한 아홉 분의 가족들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아들딸, 어머니 아버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출처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86901.html

http://news.donga.com/3/03/20140722/65358960/1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40523008007

사진 출처: 미디어몽구님 트위터
https://twitter.com/mediamongu/status/58788453906776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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