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언 아서-1-1
-무슨 소리야? 브리튼 왕국이라니? 이봐 여긴 한국이야 아가씨. 옷차림부터 내가 알아봤어. 괜히 이상한 소리하지 말고 그 말 주인이면 좀 챙겨. 사람들 위험하게 하지 말고. 이 숲에서 나가는 길이나 알려줘.
기가차서 원.... 고약한 술버릇에 대한 대가인가. 아침부터 미친년을 만났다. 아무리 예쁘다 해도 미친년은 곤란하다. 대한민국이라는 멀쩡한 나라를 브리튼 왕국이라는 동화속에 나올법한 나라로 바꾸다니.... 반국가단체인가? 신고나 할까? 이런저런 잡생각이 들던 찰나.....내 주머니속에 있어야 할 지갑이 사라진것이 느껴졌다.
-어?? 어디갔지??
이런 생각에 두리번 거리던 찰나에 그녀는 그녀의 인사에 빈정대던 나에게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그녀는 다시 내게 인사했다.
-아 지금 상황이 납득이 안되셨구나....여긴 브리튼 왕국입니다. 아서님께서는 이전에 계시던 곳과 다른 곳에 와계세요. 저는 아서님을 모시게 된 페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
성질났다. 지갑 찾고있는 사람에게 헛소리라니.
-닥쳐봐 좀!! 당신 말때문에 뛰어오다가 지갑을 잃어버렸잖아!!
그녀를 향해 소리를 지르고는 내가 뛰어온길을 다시 뛰어갔다. 아마 최소 반나절은 지난 것 같다. 계속 휴대폰을 찾으며 돌아다녔고 해는 저물어 갔으며 그 미친년은 나를 아무말 없이 쫓아다녔다. 누구에게나 지갑은 중요한 물건이다. 하지만 나에겐 일반적 의미 그 이상이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유일한 사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일찍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집에 화재가 나는 바람에 난 부모님을 지갑으로 밖에 만날 수가 없게 되었다. 어느 덧 해는 완전히 기울고 달이 떠올랐다. 난 그만 주저앉았다. 술먹고 숲에서 잠들고 말한테 쫓기고 미친년을 만나고 지갑을 잃어버렸다. 말도 안되는 이 상황속에서 눈물만 흘렀다. 부모님이 돌아가신후 그렇게 울어본건 처음이었다. 한심하고 추한 내꼴을 안타깝고 가여웠다. 그렇게 울고있자 미친년이 와서 나를 안아줬다.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장난하는것도 아니고....
-뭐하는 짓이야...
-아..이렇게 하는 거 아닌가요? 다른 세상에선 울때 이렇게 안아주며 달래주는 거라고 배워서...
-뭔 개잡소리야!! 다른세상?? 한번만더 헛소리해봐. 니가 뭔데 날 안아. 꺼져. 누구때문에 휴대폰을 잃어버렸는데!!
-죄송합니다....
미친년은 고개를 푹숙이고 있었다. 나는 아무말 없이 하늘만 올려다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