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게시물ID : humorstory_473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1등★
추천 : 5
조회수 : 606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04/01/28 09:33:55
처음으로 조짐이 발견된건 화장실이였다...
다량의 털들이 수채구멍에 막힌걸 보고...
밤마다 누군가 뻘짓을 하는게 아니냐는 엄마의 추측은.....
아빠: "......-_-......"
언니: "......-_-......"
나: "......-_-......(난 아냐..)"
그럴만한 인물이 없다고 판단한 가족들에 의해 일축됐다.
털들의 굵기 및 길이를 보아하면... 그건 필시 머리카락이었고..
수채구멍을 장악하던 그 의문의 털들은 서서히 집안 곳곳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하루...
이틀...
시간이 흐를수록...
털의 갯수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대기를 유영하며 흩날리던 털들이 늘어갈수록...
아빠의 이마역시... 점점 뒤로 후퇴하고 있다는걸 문뜩 알아차리게 된건...
그로부터 수일후였다... -_-
두둥 ♬...
<<아빠의 이마는 언제까지 후퇴할것인가?.....
......대머리 아빠의 처절한 몸부림.....>>
---------------------------------------------------------------------
엄마: "........"
언니: "........"
나: "........"
아빤 의외로 무감감하셨다.
이마의 모양이 불과 일주일 전보다 더욱 이주일틱 해졌음에도...
아무런 반응조차 보이지 않으신 아빠...
아빠: "에헴......"
오히려... 조급해 하신쪽은 엄마였다.
어느날 조용히 저녁식사를 하던중...
아빠: "(쩝쩝)...."
언니: "(냠냠)...."
나: "(질겅 질겅)...."
엄마: "(숟가락은 뒤로 미룬체 아빠의 후퇴중인 이마를 보며) ...... (걱정)..."
조용히 밥상위에 올려져 있는 김한장을 집어 들더니...
느닷없이 아빠의 머리에 갖다대보시는 엄마...
엄마: "......."
아빠: "뭐 하는 짓이야...?"
엄만 말없이 김한장을 더 집어들고 두개를 대보신뒤...
엄마: "........"
예전 정상이었을때를 잠시 회상하시며....
이젠 2장으로도 부족하다는걸 깨달으시고... 가만히 고개를 떨구셨다.
아빠: "....."
엄마: "(한숨)..."
아빠 나이 금년 42세...
애써 태연한척 하셨지만....
몇일전 느닷없이 하수구가 막혀.....
동네 수리공을 불렀을때.... 하수구에서 나온 한뭉치의 배신자 머리카락들을 보며
조용히 창에 기대 먼산을 응시하시는 모습에서....
엄청난 맘고생을 하고 계시다는걸.... 알게됐다.
몇일뒤...
절대 흔들리는 모습을 가족들에게 보이지 않았던 아빤...
점점 약한 모습을 들어내기 시작하셨다.
매일같이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어김없이...
밤새 장렬히 임종한 머리카락들의 유해를 한올 한올 세어 보셨다....
아빠: "하나.. 둘... 셋..."
그후 일주일 평균 탈모수를 계산기로 두들이신뒤.....
곳바로 전화기를 부여잡고 한 여성과의 간단한 통화를 나누는것으로...
..하루를 시작하셨다.
아빠: "거기.. 병원이죠... 머리카락이 일주일 기준으로..
하루에 평균 117.8개씩 빠지는데... 탈몬가요?"
간호사: "-_- 예... (철커덕)... (뚜~~~~~~~~~~)"
부정하고 싶으셨을까?
후퇴로 모잘라... 이젠 뒤로달리기를 하고있는 이마를 만지작 거리시며
전화기를 움켜쥐고... 다시한번 계산기를 눌러보시며 재차 확인하는 모습이...
아빠: "C...발... 117.6갠데.... (수화기를 다시 들고) 다시 말해야겠네..."
-_- 나에겐 너무 안타깝게 비춰졌다.
그로부터 3일뒤...
이마의 패전 소식을 전해들은걸까...?
..... 얌전하던 소갈머리까지... 반란을 일으켰다.
언니의 증언에 따르면 화장실에서
소갈머릴 움켜잡고 오열하는 아빠를 목격했다고 한다.
나: "......"
일생에 남자는 3번운다던데... 태어났을때... 어머니가 돌아가셨을때..
그리고 소갈머리가 빠졌을때...
아빠: "T _ T"
엄마: "........"
언니: "........"
나: "........"
가족중 누구 하나도 아빠의 상처를 건드릴까...
머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가끔가다 싸가지 없는 동네꼬마들이 생각없은 말들을 툭툭 던질뿐이었다.
아빠: "(길을 지나가고 있다..) (저벅저벅)..."
옆집 철수: "(아빨 문뜩 쳐다보며) 야... 나 아무래도 투시력이 생기려나봐..."
영수:" ..........?"
철수는 말없이 아빠의 소갈머리를 가리킨다.
영수: "-_-..... (앗!...투명 머리카락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머리의 밀도는 위험수위까지 치달았고...
그나마 뒷머리를 이용해... 교묘히 정상인인척 위장하던 것도...
복병인 소갈머리의 등장으로 영원히 채워지지않는 빈자리가 있음에...
모든것이 무용지물되었다.
아빠: "음..."
엄마: "오셨어요........"
다음날 퇴근한 아빠의 손엔 야구모자 하나가 들려있었고.... 그것에 의해
이젠... 그 대쪽같던 줏대마져... 처참이 무너지고 있다는걸 보여줬다....
엄마: "...."
언니: "...."
나: "...."
단지 소갈머리 하나로.... 아빠가 무너지다니...
우리가족은.. 적지않은 충격에 휩쌓였다.
-----------------------------------------------------------------------
아빠의 털들이 해방을 외치며... 자유의 세계로 뛰어들때부터......
왠지모를... 삭막함이 집안가득 번져 갔다.
엄마: "(쩝쩝)...."
언니: "(냠냠)...."
나: "(질겅 질겅)...."
아빠: ".... 앞으로.. 밥먹으면서 소리를 내는 녀석은....
....혓바닥을 뽑아 버리겠다..."
엄마: "-_-;;"
나: "-_-;;"
언니: "-_-;;"
텔레비에서... 문뜩 나온 반지의 제왕 3탄 광고...
순간 난... 집안의 행복을 재건시키고 싶은 마음에...
식사도중 슬그머니 말을 던졌다.
나: "어... 반지의 제왕 쓰리다... 저거 되게 잼있다던데.."
가족들: "(시큰둥..) ...."
나: "(밥을 슬쩍슬쩍 먹으며...) 가족...끼리 극장 한번가는 것도
나쁘진 않을꺼 같지 않아 언니...? "
내말을 듣고있던 언닌... 그제서야...
언니: "괘.. 괜찮지....
저건... 그리고.. 야한것도 안나오잖아.."
엄마: "....니들 보고싶니?
언니: "...예"
나: "...예"
아빠: "음......"
조용히 밥을먹고있던 아빤... 가만히 고개를 들어 그 광고를 봤다.
아빠: "......"
스팍태클한 반지의 제왕 3탄 광고는 아빠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했고...
아빠: "(에헴..) (밥을 먹으며 슬쩍...) 얼만데...?"
나: "^^ 7000원이요...!"
아빠: "가서 팝콘인가 뭔가.... 그런거 사먹으면 돈 더들꺼 아냐?"
나: "괜찮아요... 슈퍼에서 강냉이 사가면 돼요 ^^"
가볍게 고개를 끄덕거리며 간만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아빠....
엄마: "^^..."
언니: "^^.."
나: "^^.."
아빠: "그럼... 내일쯤 해서... 예매한번........"
그렇게 모든것이 순조롭게 마무리 되나 안심하고있을때....
순간.............................
아빠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화면가득... 나오지 말아야 할것이 낮짝을 내밀었다...
스미골....
아빤 잠시... 스미골의 몰골을 보시며... 할말을 잊지 못하셨다.
그리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아빠: "반찬이 왜이렇게 다들 짜?!
소금을 들이 부었어?!"
이유 모를 짜증을 부리시고 밖으로 나가신 아빠...
스미골의 헤어스타일이 마음에 걸리신걸까...
나: "T _ T c.... 언니 스미골도 탈모야?"
언니: ".... 걔네집안은 원래 그래..."
----------------------------------------------------------------------
어느날 아침... 문뜩...
화장실을 들어가려는데...
아빠가 머리를 감고 계셨다.
아빠: "......"
더이상의 희생자를 보기 싫어서 였는지...
세숫대야.. 한가득 담긴 물에... 샴푸를 풀어놓고...
대가리 박아를 하고 계신 아빠...
엄마: "-_- 여보 늦었어요... 그만 나오세요..."
어림짐작.....
저자세로... 10분은 넘게 계셨으리라...
아빠: "... 슬슬 허리가 아파오는군... (몸을 일으킨다.)"
단 한번의 문댐도 없이 머리를 감으신.... 아니..
머리를 담그신 아빠...
그렇게 처절한 몸부림을 쳤음에도...
세수대야 안은..... 물반.. 털반이니.....
아빠: "(뜨아~~~)....."
나: "......"
그날이후....
어떤 방식 택하더라도... 머리를 감으면 대량살상될 가능성이..
높다는걸 깨달으신 아빤... 다음부턴....
아빠: "....후...."
보름단위로 머리를 감으셨다.
엄마: "-_-..."
언니: "-_-..."
나: "-_-..."
매일 배추장사를 하시며 땀을 흘리시는 아빠...
샤워를 하셔도 머리에... 비닐봉지를 뒤집어 쓰신체
단 가닥의 희생도 치루지 않으려는 진념을 보이셨다.
엄마: "-_-... 여보... 저..저기... 당..당신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요........ 하지만.... (한숨....)
보는건 어떻게... 참겠는데.........."
언니: "...."
나: "....."
아빠: "-_-...? 뭐?"
그렇다.. 엄마의 소심한 외침의 의미는...
떡진머리는 시각적으로 거슬릴뿐...
그저 밖에서 마주쳤을때... 리얼하게 모르는척 하면 된다지만...
아빠: "왜.. 밥먹는데... 헛구역질들이야?"
머리에서 발냄새를 풍기는건...... 생활 자체에 커다란 지장인것을...
아빠: "-_-?"
그래도 언니와 난.... 그나마 다행이다..
-_- 잠은 편안히 잘수 있으니깐.
문뜩 밤에 화장실을 가려 밖으로 나왔을때였다...
겨울임에도 방문과 창문을 모두 열어놓고...
가스실안의 유태인 마냥...
고통스런 표정으로 밤새 들척이며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시는... 엄마...
그러다 가끔 아빠가 접근하기라도 하면...
몸을 움찔 거리며... 고개를 돌리시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럼에도 단 한번도... 언니와 나에게 투정부리지 않은신 엄마..
...................
어머닌 여자보다 위대하다.. -_-
그날밤....
어디서 줏어들으셨는지..... 야한생각을 많이하면... 머리숱이 많아진다는
속설을 그대로 믿으시고...
밤새 컴퓨터가 있는 작은방에 들어가 문을 잠근뒤 나오지 않으신 아빠...
언니: "....."
나: "....."
아빠가 컴퓨터가 있는 자식들 방에서
홀로 호환마마를 즐기고 있다는건 둘째치고.....
방안에 발냄새가 배기면 어쩌냐는 언니의 걱정에.....
난... 슈퍼에 페브리지가 있다는 걸로... 위로해 줬다.
몇시간뒤... 초췌한 모습으로 업무를 다마친 아빤...
슬며시 나와 우리들을 보며 썩은 미소로 반겨줬다.
비틀거리며 안방으로 들어가는 아빠를 뒤로하고....
작은방에 들어갔을땐....
거사를 치룬 흔적들만이 낭자했다.....
농도짙은 발냄새와...
바탕화면 가득... 허물없는 두 남녀의
심도있는 쎄쎄쎄.... 혹은..
한 남자와 두 여자의 솔직 담백한 태그매치.....
언니: "-_-..."
나: "-_-..."
머리털 하나에 사람이 이만큼 까지 변한다는것에...
새삼... 두려워 졌다.
언니: "(컴퓨터를 만지며) 아.. 아빠.. 진짜..... 뭐야 이게....
뭘 이렇게 많이 다운 받아놨어?..."
언닌 그러면서... '취업정보'란 폴더를 따로 제작...
어딘지 모를 저~~ 깊숙한 데이터 속으로 숨겨놓았다.
나: "-_- 언니... 휴지통은... 바탕화면에 있어..."
언니: "*-_-* 시끄러..."
아빠의 작은방 출입이 있는날이면....
이상하게 다음날 아침.... 엄마의 아드레날린이 업그레이드 되셨다.
엄마: "(3옥타브를 넘나드는 고음으로)
애들아~~~ 오늘 엄마가 맛있는거 해줄까?
뭐 먹을래?~~~ 응?"
언니 : "아침부터 왜그렇게 신났어요?
지난 밤새 무슨일이라도 있었어요?"
엄마: "*-_-*...."
---------------------------------------------------------------------
몇일전.... 보름..
문뜩 화장실 앞을 지나치다...
아빠가 거울앞에서 잘 알지 못하는 생소한 이름을 부르는
모습을 목격했다.
아빠: "혁필이 잘있고... 철수 잘있고... 지영도.. 잘있고..."
나: "-_-?"
아빠: "민석이는..... 잠깐만.. 이녀석이 민석이였나?"
핵심 쎅타 지역인 소갈머리를 하나씩 뒤적이며..
거울앞에서... 한올 한올...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는 머리카락들에게...
이젠.... 각각의 고유명사까지 붙혀준 아빠...
나: "-_-..."
아빠: "(흐믓) 제이쓴 이자식은 금방 떨어질줄 알았는데...
의외로 잘버티는군......"
아... 과연 인간의 머리카락이란 무엇일까?...
한 사람의 정서를 저만큼이나 황폐하게 만들수 있는것인가...?
잠시... 아빠를 통해 철학적인 물음에 빠졌을때.... 순간!!!!!!!!!!!!!!!!
아빠: "춘식아!!!!!!!!!!!!!!!!"
화장실에서 아빠의 절규스런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서둘러.. 화장실안을 들여다 봤다....
아빤 춘식이란 이름의 머리카락을 찾기위해 소갈머리를 샅샅히 뒤지고 있었다.
아빠: "미영이... 숙자... 지혜.. 제이쓴... (당황,, 다급)
부....분명... 제이쓴 옆이 춘식이었는데...
춘식아!!!!!!!!! (주위를 두리번) 춘식아!!!!!!!!!!!!!!!!!!!!!!!!!"
나: "-_-..."
..........
화장실에서 춘식의 시신을 찾기위해... 30분째 나오시지 않는 아빠...
가장 뚜껍고 길었던 믿을만한 에이스 춘식의 탈모는 아빠에게...
엄청난 충격이었을까?
30여분의 수색끝에 화장실 수채구멍에서 잔뜩 젖은 몰골의
축쳐진 춘식일 발견했다...
아빤... 가만히 두손으로 춘식일 조심스럽게 집어들고.....
아직 모근이 살아있는거 같다시며...
옆서 서있던 날 불러.... 소갈머리에 구멍이 있는지 찾아보라셨다.
나: "........"
-_- 내눈이 무슨 현미경인가...?
아빠: "(간절히) 대충 의심나는 부분에 쑤셔넣봐!!"
난 춘식일 집어들고 무조건 쑤셔넣다....
나: "........ 푹..푹.... 푹푹..."
아빠: "........(따끔.. 따끔...)"
하지만... 춘식의 척추만 접힐뿐....
도킹은 쉽지 않았다.
아빠: "후~~~~~ (깊은 한숨).."
너무 늦어버린 춘식이.....
아빤 그저..........
춘식이의 시신을 움켜잡고 조용히 고개를 떨구셨다.
춘식의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아빠....
아빠: "......"
그날 이후...
......보름의 사이클을 한달로 늦추는 살인행위를 감행 하셨다.
엄마: "우웩..."
아빠: "갑자기 왜그래?..
(우리의 눈치를 보며 슬며시) 혹시... 임신아냐?"
엄마: "T _ T"
이젠 머리에서 X(덩)냄새를 풍기며... 가족들의 낮빛을 노르스름하게 만드신 아빤...
언니: "-_-"
나: "-_-"
아빠: "-_-? 왜 그런 눈으로 쳐다봐?
불만 있으면 말을해.. 말을..."
그날밤도 어김없이....
X(덩)냄새 나는 머리로 작은방에 들어가서 나오시지 않는 아빠...
새로운 사이트를 찾으신걸까?.... 오늘따라 유난히 장기레이스를 뛰신다... -_-
아빠의 작은방 방문 다음날 아침이면... 엄마의 3옥타브 음성이 유난히 총명했었는데...
그날따라....
낮빛만 노랄뿐...... 한마디 말씀도 안하셨다.
10년 단골..... 이발소 아저씬... 아빠의 최근 탈모증상에... 매우 안타까우신듯....
많은 위로와 동정의 말을 아끼지 않으셨다.
(마스크를 쓴)이발소 아저씨: "춘식이가 안보이네?!"
아빠: "........"
(마스크를 쓴)이발소 아저씨: "(한숨) 뭐라고 위로의 말을..."
아빠: "으....음... (애써... 참으며) 철수랑... 제이쓴이 많이 컸거든...
좀 다듬어줘..."
(마스크를 쓴)이발소 아저씨: "그래... (콧털 깍는 가위로 조심스럽게 자르며)
이녀석들... 아빠 속썩이지마~~"
----------------------------------------------------------------------
유난히 한파가 몰아치던 어느날....
집안에 드디어 파리가 꼬이기 시작했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아빠의 머리 주위를 비행하던 2쌍의 파리부부는
그렇게 아빠의 모발에다 자신의 새끼들을 낳고 싶어했다.
아빠: "버섯아! 가서 에프킬라 좀 사와라...
한겨울에 웬 파리가 집에 있는거야?"
나: "-_-...."
순간 울컥하는 심정에...
누군가 바리캉만 내손에 쥐어준다면...
달려가 삭발시키고 싶은 충동이 느껴졌다.
엄마: "....."
언니: "....."
나: "....."
가족들의 불만은 서서히 극에 달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몇일을 버티던 엄만... 서서히 혈색에서 황달끼를 보이는
우리 두자매를 보며....
더이상의 방치는 위험하다고 판단...
결국 음모를 꾸미게 된다.
소갈머리 지역에서 선전하며 아빠에게 한가닥의 희망의 빛을 쏘아주고 있던
철수와 영희... 영수.. 제이쓴... (그외 다수)를
야밤에....
쪽집개로 무참히 살해하는....
평생... 가족들의 입에 오르내릴... 엄청난 음모를....
엄마: "(뚜뚝.... 뚜뚝... 뚜뚝...) 흐흐흐... 죽어라 이새끼들..."
다음날 아침... 화장실...
아빠: "(조용히 말없이 거울만 쳐다보고 있다.) ........"
엄마: "식..식사 하세요.."
아빠: ".................."
엄마: "..................여보.. 식사..."
아빠: "(이젠... 공터로 남은 소갈머리를 노려보시며...
서서히 빨개지는 눈시울...) ...."
엄마: "........"
아빠: "(글썽이는 눈물을 뒤로 한체... 가벼운 조소가
입안에서 번진다.) ..... 씨..익..."
엄마: "(오싹~) ......"
윤리시간에 선생님께서... 사람이 너무 큰 충격을 받으면...
어이없는 웃음이 나온다던데...
아빠: "(씨익~~~) ...... ^^ "
엄마: "(오싹...)"
언니: "(오싹...)"
나: "(오싹...)"
----------------------------------------------------------------------
하지만.... 엄마의 음모로 인해... 아빠는 정상인으로 서서히 돌아오셨다.
제이쓴과 그의 친구들이 없기에...
...하루에 한번씩 머리를 감으시고...
밤마다 허물없는 남녀의 쎄쎄쎄도 관람하지 않으시며...
지내딘 지단의 플레이를 좋아하시고...
스미골을 보고 웃을수있는...
그런... 정상인이 되셨다.
가끔 일나가실땐 야구모자를 깜빡하실정도로...
아빤 서서히 대머리로써의 삶에..
한발.. 한발 내딛고 계신것이다.
(마스크를 벗은)이발소 아저씨: "잘생각했어... 피할수 없으면 즐겨라란
말도 있잖아... 그냥 운명이니 생각하고 받아들여.."
아빠: "그래... 내가 그동안 잠시 미쳤나봐...
(머리를 쓱 만지며) 대충 다듬어줘.."
(마스크를 벗은)이발소 아저씨: "알았어...
(이발도구를 준비하다 문뜩 허허벌판... 소갈머리를 쳐다본다.)
그래도...
제이쓴 그녀석이랑은 정이 좀 들었는데.. 섭섭하네.."
아빠: "^^..."
그렇게 모든것이 끝이난줄 알았다...
대머리를 스스로 인정하기까지 그토록 힘겨운 전쟁을 벌여야만
했는데... 이제서야 겨우겨우 자신이 대머리란 사실을 인지한
아빠에게......
또다른 엄청난 폭풍우가 밀려왔다....
아빠: ".... T _ T 신이시여!!!!"
우리 가족은 그로 인해... 한번더 고통에... 쓰러지게 된다...
두둥 ♬...
<<2부.... 과연.. 아빠의 털은 어디까지 빠질것인가...?>>
-----------------------------------------------------------------
평화가 찾아온지 불과 3일후......
3일간의 달콤한 평온의 시절이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는...
엄마의 부름에서 부터 시작됐다.
엄마: "(잔뜩 화가나서) 버섯이 너 일루와봐!"
나: "?"
느닷없이 머리끝까지 화가난 엄마가 날 안방으로 부르셨다.
안방에 들어갔을땐...
초등학교때 사용했던 리코더 하나가 놓여있었고..
리코더 바로옆엔 하얀 티슈하나가 있었다.
엄마: "너 이게 뭐야?"
나: "응..? 뭐... (리코더를 보며) ......"
엄마: "엄마가 이거 하지 말랬지!!!"
나: "...?"
난 잠시... 엄마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하고
어리둥절 하고있는때....
순간..!
리코더 바로옆... 그 하얀색 티슈위에
수십개에 달하는 짧은 털들이 올려져 있는걸 발견했다.
필시 그건... 머리카락은 아니였다..
..................
-_- 그래.. 그렇다..
그털이다.
엄마: "(잔뜩 흥분한채로) 엄마가 어제 니방 청소하다가..
발견한것들이야...
너 도대체! 어쩔려구 계속 이따위 짓거릴 하는거야?!
시집 안갈꺼야?!!"
나: "*-_-* 엄마... 내꺼 아냐..."
엄마: "웃기지마!! 너말고 이런짓 할사람이 누가있어?!
피리는 또 어디서 샀어?...
니 소집품중에 30센치 미만.., 굵기 4~5cm되는 물건은..
엄마한테 허락 맡으라고 그랬어 안그랬어?!!!"
나: "......."
엄마: "또 그래놓고서 가슴 줄어든다.. 어쩐다! 그럴꺼지!!
아주 챙피해서.. 그 병원앞을 못지나가겠어!!"
나: "......"
난 너무 억울했다...
정말.. 그날 이후로 끊었는데...
엄마: "너 앞으로 컴퓨터 사용 금지야!! 알았어?!"
하지만.... 나의 결백을 증명할만한 이렇다할.. 증거들이없었다...
나: "T _ T (억울해...)"
그때였다.
슬그머니 안방으로 들어온 아빤....
리코더와 그 티슈위의 털들을 쓱~ 살펴보시더니..
아빠: "걘 아냐..."
엄마: "....?"
아빠: "버섯이 니방가서 그만 자라... 늦었는데..."
난 억울함에 울먹이며 내방으로 들어갔고..
내털이라고 확신한 엄마앞에서 아빤 조용히 겨드랑이를 들어보이셨다.
아빠: "-_-...."
엄마: "......."
아빠와 엄만 잠시동안 아무말도 못하시고 멍하니 계셨다..
엄마: "여.. 여보... 거..거기가..."
아빠: "(후~~~ 깊은 한숨) 여긴... 그나마 양호한 곳이야..."
말없이...
그저 아랫도리만 쳐다보시고 계신 아빠...
엄마: "........"
아빠가 무모증일까?...
그런데 왜 지금 하필이면 마흔살이 넘어서 증상이 나타나는거지?
우리가족은 순식간에 더큰 혼동에 휩싸이게 됐다...
이젠 집안에 짧고 꼬불거리며... 대단히 굵은...
가끔 털자체에 특유의 향도 내포한...
정체불명의 ..... 특수털들이 집안을 메우기 시작했다.
간간히 손님들 혹은 친구들이 집에 방문이라도 하면.....
아무리청소를 한다 해도...
구석켠에 매복했다 슬금슬금 겨나오는 공수대원들 때문에....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되기 일쑤였다.....
곳곳에 흩날리던 그 특수털들은 부엌역시 예외는 아니였으며...
식탁위마저... 서서히 점령하기 시작했다.
밥을 먹다.. 문뜩.. 뭔가가 씹혀....
입안에서 꺼내보니....
그 특수털이 였을때의 기분은...
언니: "(T _ T 죽고싶다.) ........."
민망한 표정으로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는 아빠의 뒷모습...
자신의 딸입에서... 자신의 특수부위 털이 기어나왔을때의 심정을....
누가알리...
학교에서 도시락을 열자... 그 특수털이 폭탄의 심지처럼
정중앙에 박혀있을때.....
친구들: "-_-..."
서둘러... 뽑은뒤....
나: "^^;;;... 머.먹자.."
가만히 반찬뚜껑을 열자.... 소세지의 칼집사이로 특수털이 누워있을때.....
친구들: "-_- -_- -_-"
그 심정을 누가알리.....
점심시간이 끝난지 한참지난.. 마지막 보충수업 쉬는시간...
친한 친구들끼리 함께 모여 깔깔거리며 한참을
수다를 떨고 있을때...
문뜩 한 친구가 환하게 웃고있는 날 보며....
친구: "너 요즘 남자친구 사귀니?"
나: "-_-...?"
그제서야... 그 특수털이 이빨에 낀걸 발견했을때의 심정을...
누가알리....
몇일뒤.... 안방에서 엄마의 살해사건이후로 정체를 감췄던..
춘식과 제이쓴이 다시 살아났다.
아빠: "(바지춤을 들춰보며) 춘식이.. 잘있고.. 제이쓴.. 잘있고.."
이젠 月(월)단위로 샤워를 하시는 아빠...
예전 발냄새와 X(덩)냄새 시절이 그리워진다.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향들을 하루하루.....
새롭게 제조하시는 아빠의 몸뚱이...
새로운 향이 제조될수록....
눈주위에 흑빛은 점점 짙어져갔고...
고질적으로 편두통의 통증은 더해갔다....
더이상 견디기 힘들었는지... 언니는........
아빠: "집안에서 왜 마스크를 쓰고있어?!"
언니: "(아빠를 쬐려보며 틱틱거린다.)
독감 걸려서 당분간 계속 쓸꺼니깐 그렇게 알아두세요..."
아빠: "...... (저게 죽을라고 환장을 했나..?)"
그래도 역시... 우리는 다행이다..
-_- 잠은 잘수있으니깐...
안방...
엄마: "(코를 솜으로 틀어막은체 아빠의 품에 안겨 울고있다. T _ T)"
이번에도 역시 단한마디 투정없이..... 조용히 펜잘을 드시는
어머니의 모습...
-_-
어머닌..... 암내보다 위대하다.
하지만 모든일은 원점이란 말이 있듯...
어느날 아침.... 엄청난 괴성이 안방에서 터져나왔다.
안방으로 뛰어갔을때...
아빠의 주위엔 50여개 남짓의 털들이 흩뿌러져 있었고.... 잠이든 엄마의 손엔
쪽집개가 곱게 쥐여져 있었다.
아빤 엄마를 발견하고...
문뜩 소갈머리를 만지시더니...
모든게 음모였다는걸 깨달으셨다.
그날밤... 우리가족은
결성이래로... 단한번도 일어나지 않은 부부싸움이 최초로 벌어졌다.
아빠: "당신이 어떻게 나한테 그럴수 있어?!
어떻게.. 춘식이와 제이쓴을!!!!"
엄마: "좀 씻어요!!! 몸에서 썩은내 나는거 당신은 못느끼세요?!"
아빠: "시....씻으면!!!! 씻으면!! 털들이 빠지는거
당신도 잘 알잖아!!!"
엄마: "당신은 털이 중요해요 가족이 중요해요!!..
애들 얼굴 노래진거 보세요!!!!
해도해도 너무하는거 아니예요?!
매일 땀흘리고 들어오는 양반이!!!!! 그것도 한달에 한번 샤워한다는게!!!!"
아빠: "..... 다..당신은!!!! 나이 마흔먹어서..!!!
거기에 털빠지는 심정을 알아?!!!"
엄마: "... 공짜를 좋아하니깐!!! 털이란 털은 남아나질 않지!!!!"
아빠: "........."
-----------------------------------------------------------------------
그날밤... 아빤 조용히 옥상에 올라가셔서 밤하늘을 쳐다보고 계셨다.
나: "아빠"
아빠: "......."
나: "괜찮으세요...?"
아빠: "추운데 왜올라왔냐? 들어가 있지..."
나: "........."
아빠: "...(한숨 후~~~~)"
나: "아빠 너무 괴로워 마세요...
금새 또 나겠죠..."
아빠: "(후후...) .. 그럴까?"
나: "그럼요 ^^ 털이란게.. 왜 빠지면..
나고... 나면.. 빠지는거잖아요...."
아빠: "...... 그러면 얼마나 좋겠니..."
잠시 아빠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나: "아빤.. 그래도 멋있으세요.."
아빠: "........."
그렇게 조용히 먼하늘을 쳐다보고 계시던 아빤..
흐믓하셨는지 쓱 돌아서서 날보며...
아빠: "아빠 몸에서 그렇게 냄새가 났었니?"
나: "아니요... 전 전혀 못느꼈는걸요.."
아빠: ".............후~~ 그래...? (흐믓하게 미소 지으시며)
이리 가까이 와봐라..."
(ㅡ_-) <---대략 직경 10M쯤---> (-_ㅡ)
나: "아뇨.... 그냥 여기서 얘기할께요.....
다 들리는데요 뭘..."
아빠: "우리딸 오랜만에 한번 안아보자... 이리와봐.."
서서히 다가오는 아빠..
나: "(서둘러 내려가며) 저.. 추워서 그만 들어가 볼께요...
아빠 화이팅! (후다닥)"
아빠: "-_-..."
그날 저녁 아빤... 샤워를 하셨다...
----------------------------------------------------------------------
다음날 아침...
거실 청소를 하시는 엄마에게 호기심 어린 눈빛의 언니가 슬며시 다가갔다.
언니: "(툭툭 치며) 엄마..."
엄마: ".. 왜..?"
언니: "나 뭐하나 물어볼께 있는데.."
엄마: "뭐..?"
언니: "(잠시 안방을 돌아보며 조심스럽게 속삭속삭)
아빠.. 진짜 거기 털없어?"
엄마: "........"
이때 안방에서 유유히 나오시는 아빠...
아빠: "(화장실로 들어가며) 여보! 나 목욕탕가서 때 좀 밀고
올테니깐!..... 밥은 갔다와서 차려줘.."
엄마: "예..."
화장실로 들어가시는 아빠의 손에 들린 검정색 매직을
발견한 언닌... 모든 궁금증이 해소된듯..
그저 안타까운 표정만 지었다....
다음날...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는길에
장사는 안하시고.... 동네 미용실 앞을 기웃거리는 아빠를 발견했다.
잠시뒤....
한숨을 내쉬고 이내 사라지시는 아빠...
그 미용실안엔 불법 눈썹문신 시술이 자행되고 있었고...
아빠도... 그곳에다 문신을 하고 싶어 하신듯 보였다.
대머리 와는 확연히 다른 대**.... *-_-*
인간이라면... 쉽게빠지지 않는 그부위의 털들....
혹시 병일수도 있다는 엄마의 추측에....
엄마는 아빠에게 피부과 진료를 건의하셨고...
몇일뒤 아빠와 엄만... 피부과를 함께 가시게 된다.
여기는 병원....
의사: "대머리 유전은.. 흔합니다. 어디서나 쉽게 볼수있죠...
(심각..) 문제는 음부털인데...
몇개는 사모님이 뽑았다구요...?"
아빠: "예..."
엄마: "*-_-*"
의사: "그래도 뽑기전까진 상당수가 빠진거죠?"
아빠: "....."
의사: "(잠시 생각...)
무모증은 절대 아니구.....
제생각엔...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 털들이 빠질수 있는데....."
아빠: ".....?"
의사: "동물실험에서도 지속적인 전기충격을 줬을때....
가장먼저 반응하는게
바로 털이거든요...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피부조직을 약화시키구...
약화된 피부에 붙어있는 털들도 자연스럽게 빠지게 되는거죠...
아마 스트레스때문에 그러는거 같습니다."
아빠: "예...."
엄마: "....."
그동안... 대기업 대리로 일하시다가
회사에 짤리신뒤 새롭게 시작한 배추장사...
알게모르게 자존심이 많이 상하신걸까?
아빠의 성격은 늘 당당하고 남에게 굽히지 않는 곧은 절벽같으셨는데...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