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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시청으로 향합니다
게시물ID : sisa_4744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날짜변경선
추천 : 3
조회수 : 28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2/28 16:14:06



어제 밤 페이스북에 아래와 같은 글 하나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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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어학연수 당시,

영국 의원들의 경비남용(經費濫用) 파문이 일어 미디어의 집중 조명을 받고,
의혹을 받던 해당 의원들의 사임했음은 물론이거니와,
당시 수상이었던 제임스 고든 브라운의 퇴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들리는 등 큰 정치적 이슈가 발생한 적이 있다.

수업이 시작하자 씩씩거리며 들어온 어학원 강사는 화를 감추지 못했고,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했던 학생들은 대체 무슨 비리이길래 그렇게 열을 내는거냐 물었다. 

강사는
"의원들이 사적인 용도로 기차를 타는데 경비를 사용했다"며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며 정신 나간 것 아니냐며 우리의 동조를 구하는 듯 했지만,
두 명의 한국인 학생과 한 명의 이탈리아인 학생들은 쓴웃음과 코웃음을 치고는 말았다.

나중에 알아본 결과, 해당 영국 의원들은 경비를 사용하여 애완동물 사료와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 등을 구입하였다고 한다.

진보든 보수든 상관없다.
최소한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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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친구가 500여명이 되니,
내 주위 사람들에게만이라도 무언가 느끼고 생각하게 하는 자극제가 되고 싶어 쓴 글입니다.

하지만 정작 겁이 많은 제 자신은,
지금껏 한번도 촛불시위조차 참여해본 적이 없습니다.
몸 상태도 좋지 않은데 나가야하나 말아야하나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하다가
지난 밤 수서발 ktx 면허발급과 요금상한제를 폐지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결국 마음을 굳혔습니다.

아래는 지난 대선이 끝난 뒤 제 페이스북에 썼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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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다른 후보를 지지한 사람을 비방하지 말라거나,
내가 뽑은 사람이 아니라고 무조건적으로 욕하지 말라거나,
어찌됐든 투표를 통해 국민들에 의해 선출된 사람 아니냐거나,
뭐 기타등등 나름 중립 혹은 옹호적 관점을 내비치시는 분들께,

SNS는 결코 개인만의 공간이 아니며,
우리 모두는 각자만의 가치관을 가질 권리가 있습니다.
그런만큼 여기서 '내가 옳고 네가 그르다'라는 논조의 글을 올리는게
다수의 사람들로 하여금 불쾌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점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허나, 도무지 답답하고 원통하고 한탄스러워서 참을 수가 없네요.

요번 대선은 분명 단순히
"각자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 각 후보의 공약에 따라"
투표할 수 있는 차원의 대선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선은 좌우 대립도 아니었고, 사회 계층간의 이권 다툼도 아니었습니다.

이번 대선은 민주주의와 반민주주의의 대립이었습니다.

여당과 그 지지자 측에서 야당 지지자들을 지칭하던 '종북/좌빨/빨갱이'라는 단어.
어딜봐서 민주당과 문 후보가 공산주의 내지는 사회주의입니까?
역으로, 야당과 박 후보가 어딜봐서 민주주의를 대표합니까?
애초에 이념 대립일 수 없는 성격을 가진 정당에서 메카시즘을 이용했을 뿐,
이번 대선은 좌우대립이 아니었습니다.

노무현/MB 정부 때 경제가 발전했느니 말아먹었느니,
부자에게 유리한 정책이니, 서민에게 유리한 정책이니, 
그런 경제적인, 돈에 관련된 것들도 다 접어둡시다.
내가 부자건 거지이건, 나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을 지지하는게 당연한겁니다.
그에 대해서는 누구도 무어라 할 수 없습니다.

이번 대선은 민주주의와 반민주주의의 대립이었습니다.

여당의 지난 날들을 보십시오.
지난 5년간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얼마나 역행했는지 못보셨습니까?
언론을 통제하고, 국민의 소리를 묵살하고, 발언의 자유를 억압하고,
사실을 은폐하고, 각종 비리가 난무하던 정권.
이건 경제적 가치에 우선하는,
"인권"과 "민주주의"의 근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문 캠프도 이번 선거활동 기간 중 깨끗하게만은 승부하지 못했습니다만,
솔직히 저도 민주당이라는 정당 자체에 대해서는 회의감이 꽤나 듭니다만은,
분명히 여당의 지난 행태는 70년대, 80년대를 방불케하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에 어떤 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을 통제합니까?
세상에 어떤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 비난했다고 경찰서에 갑니까?
세상에 어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사업을 억지로 밀어붙힙니까?
그야말로 오히려 사회주의/왕정/독재 국가 아닙니까?

이번 대선은,
'이 후보보다 저 후보의 공약이 나에게 더 이익이 남겠구나'
'이쪽 정당보다는 저쪽 정당의 복지 정책이 더 마음에 드는구나'
하는 마음가짐으로 투표해서는 안되는 대선이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보고,
'나랑은 다른 대북관을 가진 후보이지만 뽑혔으니 인정 해 줘야지'
'나에게는 경제적 손실이 오겠지만, 그게 더 많은 사람의 결정이라면야'
하고 넘길 수 있는 성격의 대선이 아니었습니다.

혹시나, 애초에
당신에게 있어서는 경제적 풍요나 이득이 민주주의보다 더 중요한 가치입니까?
그래서 결과가 이런겁니까?

저는 너무 한탄스럽습니다.
제 20대의 절반을 MB정권에서 보냈는데,
또 다시 5년간 비슷한 꼴을, 혹은 더 심한 꼴을 볼 생각에,
너무도 마음이 아프고 슬프고 답답하고 그래서 못참겠네요.

오늘은 좀 보기 싫어도 눈 감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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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설마 했는데 정말 1년만에 이렇게 될줄이야..

행동하는 양심이 되고싶습니다.
내 자신에게 떳떳하고 싶습니다.
나중에 내 자식들에게 이런 사회를 물려주고 싶지 않습니다.

친구놈 하나와 의기투합해
저는 시청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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